고대 그리스 시간 여행

김덕영 지음

다큐스토리 2022년 05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고대 그리스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색깔로 구분될 수 있다. 터키 땅에 남아 있는 고대 이오니아 문명, 에게 해 섬들의 크레타 미노아 문명과 키클라데스 문명, 그리스 본토의 미케네 문명과 델피의 신탁까지, 이 시간 여행을 통해 서로 다른 공간에 흩어져 있지만 비슷한, 비슷하지만 또 다른 세 개의 그리스를 발견한다. 세 개의 그리스는 별개의 세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라는 하나의 세계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들 세 그리스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신화다. 이오니아 지방으로 대표되는 터키 땅에 남아 있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흔적들, 그리고 에개 해 바다 한가운데 3천 개의 섬들 속에 간직되어 있는 신비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학과 역사, 신화가 공존했던 찬란했던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본토 문화가 자리를 잡는다. 이 세 가지 서로 다른 시기와 공간으로 구분되는 고대 그리스 문화는 다양성을 통해 경쟁하며 자신들의 꿈과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그것이 바로 고대 그리스 문화가 찬란이 발전했던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흔한 관광지는 제외하고 이 세 가지 고대 그리스의 신화가 남아 있는 현장들을 두 발로 직접 탐험한 뒤 이 책을 썼다. 그래서 이 책 속에는 단순히 책에서 느끼는 그리스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신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 상상력을 부르는 신화의 돌(stone)

제1부 터키 땅, 고대 그리스의 시간들
1. 금각만(Golden Horn)에서 이스탄불을 바라보다
2. 트로이! 트로이!
3. 고대의 박물관, '에페소스
4. 디디마의 울보 메두사와 아폴론 신전
5. 신들에게 물어봐…
6. 밀레투스, 철학의 시작은 어떻게 시작됐나?
7. 미토스, 파토스, 그리고 로고스 Mythos, Pathos, Logos
8. 파피루스에서 양피지로…책의 역사가 바뀌다
9. 고대 그리스의 종합병원, 아스클레피온
10. 1만명의 병사를 살린 위대한 토론
11. 고대 그리스인, 그들은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12. 고대 그리스인들의 개념학습법
13. 때로는 아미고, 때로는 프렌드, 레자미
14. 바다를 향한 관문, 성전의 현장 보드룸을 가다

제2부 에게 해 바다에 뿌려진 고대 그리스
1. 이제 그리스의 섬들로…
2. 기사의 섬, 로도스
3. 승리를 부르는 린도스 아테나 신전
4. 비운의 섬 크레테, ‘페드라’에서 ‘그리스인 조르바’까지
5. 유럽 문명의 첫번째 연결 고리, 크레테 미노아 문명
6. 산토리니 섬은 아틀란티스였을까?
7. 비극의 탄생
8. 산토리니를 품은 고대 그리스 유적지, 티라
9. 지중해가 아름답게 물드는 시간
10. 키클라데스의 돌조각 예술품들
11. 꽃보다 아름다운 섬, 미코노스
12.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제3부 그리스 본토에 새겨진 고대의 흔적들
1. ’바람의 노래’를 듣다
2. 신화의 어머니, 아테네
3. 창조의 영감, 낡고 오래된 돌덩이
4. 델피의 신탁에서 운명을 묻다
5. 고대 그리스를 통해 운명이 바뀐 사람들
6. 황금의 도시, 미케네
7. 아테네의 아침
8. 다시 이스탄불로

책 속으로

이번 나의 여행은 ‘시간 여행’이었다. 물론 공간적으로도 결코 짧지 않은 긴 이동이다.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에게 해에 인접한 서부 해안 도시들을 훑고, 다시 그리스 섬들로 이동, 결국엔 아테네, 미케네, 델피를 거쳐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지도 상으로 보자면, 아시아 땅과 유럽 땅을 넘나드는 셈이다. 그런 긴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여행’이라는고 표현한 건, 어디까지나 돌덩이들 때문이었다. 다름 아닌 고대 그리스를 기억하고 있을 돌덩이들 말이다. 난 그것을 신화의 돌(stone)이라 이름붙였다. 보통 2,3천 년은 족히 지난 것들이니, 거의 건물 잔해나 폐허 속을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쓰러져 있는 돌기둥 모양새도 비슷비슷하다. 당연히 지루할 수밖에 없다. 순간적으로 하루 종일 돌덩이들만 보고 허탈해 했을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지루하고 낯선 돌덩이들을 찾는 이들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다. 자료를 더 찾아봤다. 그리스 경제만 놓고 본다면, 이런 돌무더기 유적지들에서 국민총생산(GDP)의 20%가 생산되고 있다. 유럽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정신문명이 시작된 성소와도 같은 곳이다. 그런데 역사란 묘하다. 고대 그리스 유적지들 중 상당 수가 이슬람의 나라 터키에 존재하고 있다. 묘한 긴장감을 자극한다. 그래서 그들은 황량한 벌판에 덜렁 남겨진 돌기둥 몇 개, 흔적만 남은 성벽의 폐허라도 기어이 올라가려 한다.

출판사 서평

믿음이 있는 자에게는 보이지 않아도 믿음을 주는 것들이 있다. 겉으로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들이었다. 그걸 언젠가부터 잃어버렸다. 기둥이 무너져가는 위태로운 지붕 아래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스의 오래된 돌덩이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한 날, 차라리 그 지붕을 던져 버리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붕 없이 그냥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며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아둥바둥 거리며 살기 보다, 내 믿음을 믿어보기로 했다.

여행의 과정 속에서 확인한 것이 있다. 그것은 돌덩이를 찾는 이들이 이 세상에는 참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에게 돌덩이는 더이상 돌덩이가 아니다. 그 안에는 죽지 않고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돌덩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야기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돌덩이가 바람에 씻겨 사라진다해도 이야기는 남아 세상에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그것이 돌덩이의 운명이고, 돌덩이들의 힘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덕영

저자: 김덕영 (영화감독, 작가)저자는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동유럽에서 생활했던 북한 전쟁고아들의 행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감독했다. 저작으로는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들의 이야기〉, 〈하루키에겐 피터캣, 나에겐 통의동 스토리가 있다〉, 〈세상은 모두 다큐멘터리였다〉, 〈내가 그리고 갈게〉 (장편소설), 〈유레일 루트 디자인〉,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 투〉 등의 작품이 있다. 2012년 발표한 〈그리스의 시간을 걷다〉는 2012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책과 영화를 인생의 도구 삼아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며 세상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있다. 2009년 처음 글을 쓰면서 저자는 1년에 1권의 책을 쓰겠다고 결심을 했다. 현재까지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