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평 기독교 성가 작품집 주여 인도하소서

교회용 성가집

전인평 지음

아시아음악학회 2022년 03월 0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음악대학 진학 전에는 충남 서산에서 초등학교 선생으로 지냈다. 대학을 다니면서 교회를 가게 되었다. 당시 장위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교회에 가자마자 가는 첫날 성가대 대원이 되었다. 예배를 보는 인원이 30여명 되는 작은 교회였는데, 워낙 사람이 귀하다보니 교회가는 첫날 성가대석에 앉은 것이다. 친구가 지휘를 하고 나는 대원으로 성가를 불렀다.

이렇게 교회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1년 쯤 지나니 친구가 군 입대를 하게 되었다. 갑자기 성가대 지휘자가 공석이 된 것이다. 그래서 다음 지휘자를 구할 때까지 지휘하기로 하고 시작하였는데, 이러다가 그냥 지휘자로 임명받았다. 지휘를 하게 되니 많지는 않지만 교회에서 약간의 사례금을 받았는데, 적은 금액이었지만 버스비를 아껴야 할 만큼 궁하던 때라 도움이 되었다. 이 지휘자를 하면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성가대가 워낙 약하니 기존 성가곡집에 있는 성가를 부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가 지휘하는 성가대 수준에 알맞도록 성가를 만들기도 하고 새로 편곡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성가대 생활 중에 여러 곡의 성가를 썼다. 특히 합창곡 <주여 인도하소서, 엄혜숙 작시), <어머니 노래>(김정준 작시), <찬송하라>(엄혜숙 작시)는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작곡한 음악이다. 교회 합창곡을 쓰면서 느낀 것은 국악적인 분위기의 성가에 대한 교회의 거부 반응이었다. 서양 선교사들이 우리 나라에 처음 왔을 때, 이들은 국악적인 성가를 만들고 부르도록 하였다. 그것은 당시 서양 음악에 접하지 못한 민중들이 쉽게 부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외국 선교사들이 배출한 한국 목사는 국악적인 성가를 성스럽지 못하여 교회에 쓸 수 없다고 배격하였다.

<찬양 가락>는 안준배 목사의 시에 붙인 곡이다. 이 곡을 쓸 때에는 안목사를 모르는 상태였다. 그 후 안준배 목사는 나와 일면식도 없었는데, 문성모 목사의 소개로 나에게 기독교 문화대상을 받도록 하신 분이다. 거금의 상금도 받았는데, 당시는 워낙 바쁘기도 하고 철이 없어서 상을 받고도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지나갔다. 정년을 하고 찬찬히 생각해 보니 죄송한 마음 가득하다.

목차

주여 인도하소서
머리말/ 03
차례/ 05
하나님이 인도한 나의 음악 생활/ 06

1. 내 마음 답답하여 외로와지고(민속풍 찬양, 전인평 작곡)/ 028
2. 용서하소서(민속풍 찬양, 안준배 작시, 전인평 작곡)/ 029
3. 새해 밝아 온 누리에(민속풍 찬양, 정치근 작시, 전인평 작곡)/ 031
4. 아멘 주 에수여 오시옵소서(오병수 작시, 전인평 작곡)/ 032
5. 나라 찬송가(민속풍 찬양, 김경선 작시, 전인평 작곡)/ 033
6. 오라(전인평 작곡)/ 034
7. 목자의 노래(전인평 작곡)/ 035
8. 충성스런 일군(민속풍 찬양, 홍만의 작시, 전인평 작곡)/ 036
9. 예수님 음성(민속풍 독창곡, 전인평 작곡)/ 037
10. 주여 들으소서(민속풍 독창곡, 이재왕 작시, 전인평 작곡)/ 039
11. 십자가 앞에서(전인평 작곡)/ 043
12. 찬양가락(민속풍 찬양, 안준배 작시, 전인평 작곡)/ 046
13. 알이랑(민속풍 찬양, 유석근 작시, 전인평 작곡)/ 047
14. 주여 인도하소서(성가대용 합창곡, 엄혜숙 작시, 전인평 작곡)/ 050
15. 어머니 노래(성가대용 합창곡, 김정준 작시, 전인평 작곡)/ 055
16. 찬송하라(성가대용 합창곡, 엄혜숙 작시, 전인평 작곡)/ 070

책 속으로

하나님이 인도한 나의 음악 생활
전인평(全仁平, 중앙대 명예교수)


여기에 수록한 성가는 필자가 한 평생 지내며 작곡한 긱독교 성가곡을 모은 것이다. 필자가 작곡가로서 한 평생 지낸 것, 이렇게 성가를 작곡한 것, 그리고 음악대학 교수로서 지나고 보니 하나님 덕택이다.
내가 그동안 작곡한 음악을 모아보니 100여 곡이 넘었다. 앞으로 100년 쯤 지나 후세의 학자들이 21세기의 작곡 형편을 알아보기 위하여 자료를 찾을 것이다. 이 책은 100년 후의 학자를 위하여 만든 책이다.

필자는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 아암리에서 음력 1944년 12월 22일(1945년 2월 4일) 태어났다. 내가 태어난 당시에는 영아 사망률이 높아서 출생 직후 호적에 올리지 않고 얼마동안 지켜보다가 등록하는 관행에 따라 1945년 5월 23일생으로 되어 있다. 당시에는 신고 날자가 생일이 되는 그런 때였다.

옛날에는 다 가난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극빈 생활이다. 아침에는 보리밥이나 무우밥을 먹고 점심에는 김치와 고구마를 먹고 저녁에는 죽을 쑤어 먹었다. 그런데도 이런 생활이 가난하다고 생각되지 않고 중류층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왜냐하면 모두가 이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1. 대전사범학교 졸업 그리고 초등학교 총각 선생님

고등학교는 수업료가 저렴하고 졸업 후 바로 초등학교 교사로 취직할 수 있는 대전사범학교로 진학하였다.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취직하였다. 이렇게 필자는 20살도 되기 전에 충남 서산의 원북초등학교 선생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철없던 어린 시절에 선생이 되어 학생을 가르친 것이다. 대전사범학교에서 만난 음악 교사 안일승(安一承) 은사 안일승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1회 졸업생이었다.
선생님은 어찌나 열심히 가르치셨는지,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화성법’을 배왔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 개인지도로 배운 것이 아니고 음악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이다. 물론 기초적인 것이었지만, 어지간히 극성스런 선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음대를 다니기 전에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만든 것은 특별히 따로 배운 것이 아니고, 바로 안일승 선생님에게서 묻어나온 실력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은 이제 작고하시고 안 계시지만, 살아계실 적에 선생님을 뵙게 될 때, “제가 음악가랍시고 활동하는 것은 모두 선생님 덕택입니다.”하고 말씀드리면 "나는 가르친 것이 없는데---”하고 빙그레 웃으신다. 고등학교 시절은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 나는 이 시기를 “참으로 훌륭한 선생님 아래서 지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참으로 복 받은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이야 고속도로와 고속철 KTX로 펑 뚫려 있어서 서울에서 부산도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그런데 당시 1964년에 충남 서산군 원북국민학교에 발령을 받고 대전에서 서산을 가는데 새벽에 떠났는데 도착하고 보니 밤 10시였다. 대전에서 홍성까지 기차를 타고 홍성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서산을 가고, 하루에 두 번만 다니는 버스를 갈아타고 원북면에 도착해 보니 밤 10시였다.
내가 처음 취직한 원북면은 바닷가여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바다가 나오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바닷가라고는 하지만 고기잡이하는 어부는 별로 없고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사는 지역이었다.

출판사 서평

안준배 목사는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 원장으로 일하시는 분인데, 이곳에서 ？？한국기독교 성령 백년 인물사？？를 시리즈로 편찬하고 계신데 영광스럽게도 이 책에 나의 생애에 관한 글이 수록되었다. 처음에 글을 달라고 하시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써 보냈는데 책이 나오고 나서 깜짝 놀랐다. 이 책에 내 이야기가 수록될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 소강석 목사, 김승옥 소설가, 김병종 화백 그리고 육완순 무용가 등 정말 거물급의 인사들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성가곡집을 내면서 안준배 목사님에게 작곡할 만한 시가 있으면 보내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보내 주신 시 중에서 골라 작곡한 것이 <용서하소서>이다. 이 책의 수록한 <하나님이 인도하신 나의 음악 생활>을 안준배 목사의 부탁으로 쓴 글을 조금 손질한 것이다. 부족한 글이지만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 고백이기도 하다.

이 곡집에 수록한 곡 중에 작시자를 밝히지 못한 곡도 있다. 누군가 부탁을 받아 작곡하였는데, 필자가 덩둘하여 악보에 작시자를 적지 않는 바람에 찾지 못하게 되었다. 나중에라도 작시자를 알게 되어 적어햐 한다는 무거움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60년 교회를 다녔음에도 죽어서 간다는 천국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 하고 있다. 하늘 위 어디 쯤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인지, 상징적이고 심리적인 공간인지 아니면 우리 인간이 알 수 없는 미지의 4차원 공간일까 하는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다. 세상 떠나기 전에 확신을 갖도록 열심히 책도 일고 목사님들의 설교도 듣고 있다.
이책은 내 한 평생의 고백록이다. 오늘날까지 인도해 준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미친다.

작가정보

저자(글) 전인평

전인평(Dr. 全仁平, 1945)은 작곡가이며 또한 아시아음악 학자이다. 그의 초기 작곡 경향은 형식과 음향 구성에서 서양의 기법을 원용하였으나,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시도하면서 고문헌에서 그 뿌리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 결과 정읍에서 노피곰, 정읍후사, 머리곰 등을 만들어 냈고, 한국의 민화에서 관현악을 위한 음악 이야기 '까치와 호랑이'(1982년) 등을 만들어 냈다.한편 민속악에도 관심을 기울여 굿음악과 농악에도 관심을 보였다. 정읍후사(1984)는 진도 싯김굿을 현장 조사하고 굿음악 장단을 북으로 연주하도록 만든 작품이다. 또한 장구 연주자 김병섭에게서 설장고를 배우고 우리 나라의 농악 장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은 관현악곡 두레(1984)에 나타난다. 우리 나라 장단의 헤미올라 기법과 분할 조합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1980년대 중반부터는 인도음악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시아적 요소를 자신의 작품에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거문고 독주곡 왕산악(1984)은 인도의 라가 부빨리(Bupali)라가를 이용한 것이고, 가야고 독주곡 서경별곡(1986)은 인도의 캬？ 형식을 도입한 작품이다. 관현악곡 별주부와 토끼(1989)는 인도음악의 지속음(Drone) 기법과 서양 관현악에 사용한 팀파니 비브라폰 등을 우리나라의 관현악 기법에 이용한 것이다. 유네스코에서 주관한 실크로드 탐사에 참여한 후, 안목을 더욱 넓혔다. 거문고 합주곡 가야의 노래(1999)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우술(usul)과 마캄(makam) 이론을 도입하여 선법과 리듬을 더욱 다채롭게 구사한 작품이다. 2002년부터 아시아음악학회를 이끌며 영문학술지 Asian Musicology를 발행하고 있다.작품으로는 관현악곡 <쿠쉬나메>, 거문고 협주곡 <여섯줄 판타지> 등 80여 곡이 있고, 특히 거문고 관련곡을 많이 썼다. 또한 음악학자로서 ？？새로운 한국음악사？？ ？？동북아시아음악사？？ ？？창작음악사？？ ？？한국음악 선구자들의 삶과 음악？？ 등 30여권의 저서를 냈다. 작곡연구단체인 한국국민악회 회장, 한국평론가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중앙대 명예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