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명령

이선희 지음

윙기북 2022년 02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여인명령』은 1937년 12월 18일부터 1938년 4월 5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중편소설이다.
본 작품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작품과 대조작업을 마쳤으며 일부 ？춤법및 띄어쓰기를 제외하고는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실었다.

주인공 숙채는 전문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었으나 부모님의 죽음으로 몰락하여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거기에 더해 애인이었던 유원이가 감옥에 가게 되며 숙채는 생활을 위해 백화점 점원으로 들어가게 되나 주임의 유혹으로 그만두게 된다. 그후 백화점에서 손님으로 만났던 바를 운영하는 안나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곳에서 병으로 힘들어 하는 안나의 일을 도와주며 김의사와 친하게 된다. 안나의 죽음 이후 숙채는 김의사와 결혼하게 되어 아들까지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던 중......

목차

여인 명령
난도
별리
여인출범
거리의 등불
결혼
외쪽길

책 속으로

숙채가 이 섬으로 온 내력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처음 여기 왔을 땐 이 섬의 짖궂은 사내 녀석들이 놀려대기도 하고 여편네들은 까닭 없이 적의와 조롱을 가지고 숙채를 흘끔흘끔 피하기도 하더니 지금에야 저들과 한 집안 식구처럼 친해지니 다시 숙채의 본색을 의심하거나 캐물을 까다롭고 못된 인간은 이 섬에 없었다. 숙채도 아무 일 없는 듯이 처음에 들었던 조앙돌네 사랑방에 있어서 조밥과 된장을 넣고 끓인 미역국을 잘 먹었다. 다만 지금 숙채가 유하고 있는 방이 구년 전 ‘유원’이가 병치료 하느라고 와 있던 방이여서 때로 숙채를 슬프게 했다. 더구나 이런 섬인 까닭에 있음직도 한 구년 전 유원이가 유원이의 필적이 있는 종이 부스레기로 헤어진 천정을 기운 것이 이날 입때까지 남아 있어서 이제 숙채의 눈에 다시 띄이게 되는 것 등 마음 얹짢은 일이 많았으나 이것은 숙채가 더 말할 것 없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선희

1911년 12월 17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이선희는 193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이다. 1933년 개벽사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아 정식 등단 없이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이선희는「가등」(『중앙』. 1943. 12), 「오후 11시」(『신가정』. 1936. 6)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문단생활을 하게 된다. 이선희의 작품은 식민치하와 가부장제의 억압이라는 이중의 억압을 받는 여성들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나 그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부과된 가정과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도장」(『여성』. 193. 1), 「계산서」(『조광』. 1937. 3), 「여인도」(『조선일보』. 1937. 6. 22~24), 「연지」(『조선일보』. 1938. 7. 24~ 8. 11), 「탕자」(『문장』 1940. 1) 등 다수의 중 단편소설과 수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