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오키나와 여행

이문원 지음

누벨끌레 2016년 06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프롤로그

1년 중 직장인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은 황금연휴가 제격이다. 그러나 문제는 너도나도 그 시간을 원하는 데 있다. 그 때문에 항공료는 최고가에 이르고, 그것도 없어서 저가항공사 비행기라도 감지덕지 하며 타게 된다. 또한 호텔방 잡기도 쉽지 않다. 아예 다른 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오지로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모를까, 가는 곳도 비슷비슷하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엔화의 약세로 2015년 한 해 동안에만도 기하급수적으로 여행객이 늘었다.

우리 팀원 중에도 직장 다니는 이들이 있어 6월 황금연휴인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오키나와를 가자며 1년 전부터 날짜를 잡아놨다. 항공권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한 여행사와 ‘맞춤여행’을 계획했다. 기존 패키지 여행으로는 우리의 만족도를 채우기 부족할 것 같아서였다. 그렇다고 자유여행을 하기에는 인원이 9명으로 많았다. 짧은 기간 동안 원하는 곳을 보고 오려면 무엇보다 정확히 우리의 뜻을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 서너 권의 책을 사서 읽고, 인터넷에 떠도는 잡다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여행사와 조율해 최종적으로 일정을 짰다. 여행사 직원도 직접 해보지 않은 것이 많아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중간에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진행이 부드럽지 못했던 점도 아쉬웠다.

그러나 여행은 2월에 선금을 입금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마음이 초조했다. 염려와 괜한 걱정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이 늘 묵직했다. 모두에게는 건강검진도 여행 다녀와서 받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중요한 날 받아놓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것이려니 싶었다. 더군다나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오키나와의 장마철이라는 말을 들으니 걱정은 더욱 깊어갔다. 여행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는 어렸을 적 소풍날을 떠올리면 생생히 느낄 것이다. 누구든지 소풍날 비가 올까봐 마음 졸였던 기억이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다 결국 비가 와서 교실에 앉아서 김밥을 먹었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기를 쓰기도 하는데, 그가 1988년에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온 후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라는 책을 썼다. 제목에서부터 얼마나 험난했을지 짐작이 간다. 실제로 그는 21일 일정으로 다녔는데, 길은 끝없이 험하고, 날씨는 끝없이 짖궂고, 식사는 끝없이 형편없었다고 기록했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여행은 럭셔리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했던 것을 95% 이상 이뤘고, 사고 없이 다녀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음식도 맛있었고....

우리 모임이 시작된 지도 벌써 9년이 넘어간다. 아이들 학부형으로 만나 이제는 아이들보다 더 돈독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제는 아버지들도 모임을 결성해 등산도 가고, 낚시도 가고 운동도 한다. 2014년 5월, 말레이시아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났을 때는 한 사람만 직장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고, 25명이 시간을 맞춰 3박 4일간 다녀왔다.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기적적으로 시간이 맞춰졌다. 그래서일까. 정말 여행 내내 즐거웠다. 서로 배려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여자끼리 떠나는 여행이다. 그것도 황금연휴에 남편을 집에 남겨둔 채 혼자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에 젖게 한다. 명절 때 시어머니 허락받고 외출한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목차

목차 생략

작가정보

저자(글) 이문원

저자 이문원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시간 없는 직장인들이 짧고 실속있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현지 정보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