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의 수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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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2.51MB)
- ISBN 9791159095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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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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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 이미 영상화 계약이 완료된 SF 기대작
대체현실 수리 기사 지석은 어느 날 뉴랜드 서버에 들어갔다가 이해할 수 없는 오류를 발견한다. 세상을 떠나 뉴랜드로 간 연인 희진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던 것. 정부와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거대한 사후세계 시스템에 모종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직감이 든 지석은 죽은 연인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작전에 나선다.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인 《연옥의 수리공》은 출간 전에 이미 영상화 계약이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탁월한 상상력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 작품은 새롭게 주목할 작가의 탄생을 알린다.
2. 야간 심부름센터
3. 뉴랜드
4. 의심의 씨
5. 연합전선
6. 열목어
7. 월요일의 조문객
8. 베아트리체의 증발
9. 코드북
9. 코드북
10. 교수 오성학
11. 뉴랜드 최초의 인간
12. 공범들
13. 인쇄소 아지트
14. 테스트
15. 삼위일체
16. 감각의 거래
17. 죽음이여 만세
18. 선수의 피로
19. 이스터에그
20. 임시저장소
21. 잠든 자와 깨어난 자
22. 랭크 1
23. 망자의 부패
24. 세상은 무엇으로 무너지는가
25. 불타는 영혼의 연대기
26. 자유와 장미
현실 속 서울에서는 방 두 칸짜리 허름한 집을 사려면 인생을 바쳐야 하지만 대체현실 속 서울에서는 10만 원만 결제하면 정원 딸린 집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니 사람들은 집 곰팡이를 제거할 돈으로 대체현실 공간을 꾸미게 되었다. ‘사람은 감각함으로써 존재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오감을 구현하는 감각 센서 기술은 이미 사람의 눈, 코, 입, 귀와 피부를 거의 따라잡아 버렸다.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은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니었다. 기술은 세상을 보잘것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 본문 16쪽
그래서 지석은 결과적으로 세 명분의 의료보험을 짊어지게 됐다. 엄마, 지석 본인, 그리고 희진.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은행 계좌가 블랙홀 위에 얹혀 있는 밑 빠진 독이 된다는 뜻이었고, 대책 없는 빚쟁이의 인생을 선택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생명이 꺼져가는 연인의 귀에 대고 나는 돈이 없으니 너를 다시 못 본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가족처럼 여긴 이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먼저 죽은 이의 남은 의료보험을 떠안고 빈곤층으로 전락한 사람들을 부르는 사회학적 용어가 생겨났다.
‘부양 유령.’
- 본문 22쪽
상황을 파악한 지석은 눈앞을 손으로 가렸다. 열목어와 지석 사이의 거리는 대략 15미터. 빨리 벽을 만들어서 시간을 벌어야 했다. 셋을 채 세지도 못하고 가렸던 손을 치우는 순간, 콰광! 굉음과 함께 눈앞에 세운 벽이 무너지는 것이 보였다. 열목어는 벽이 만들어지기 무섭게 쌍검의 손잡이로 벽을 뚫고 날아들었다.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열목어의 오른쪽 검이 지석의 옆구리를 파고들었고, 갈비뼈에 강한 타격감과 함께 붕 뜬 몸이 옆쪽 벽에 처박혔다. 인간의 속도가 아니었다. 100대 1의 싸움에서도 밀린 적이 없다던 열목어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옆에 있던 배창준은 자신의 복장을 검은 잠수복으로 바꿔 어둠 속에 숨으려 했으나 헛짓이었다. 열목어의 칼질에 목이 뎅겅 썰렸으니 말이다. 열목어는 아직 의식이 남은 지석을 마무리하려는 듯 다가와 칼을 겨눴다. 놈은 흥미롭다는 듯 지석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넌 공간 체커야? 이놈은 변신 기술자고?”
- 본문 29쪽
생일파티로 보이는 어린 시절 사진,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 A.L 컴퍼니에 처음 입사했을 때 찍은 사진. 그런데… 지석이 가만 보고 있자니 사진의 구도가 이상했다. 사진 속 안태규의 몸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마치 둘이서 찍은 사진인데 인물 하나를 지워버린 것처럼 어색한 구도였다. 벽 구석에 걸린 마지막 사진을 보고서야 지석은 확신이 들었다. 케이크가 찍힌 사진이었다. 생일 케이크 위에는 불붙은 초가 있었고, 테이블 아래쪽으로 의자가 나와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케이크만 덩그러니 찍은 사진을 벽에 걸어두는 멍청이는 없다. 분명 이 사진에는 어떤 사람이 앉아 있었을 텐데 그 인물이 지워져 버린 것이다.
- 본문 46쪽
지석은 히죽히죽 웃음이 나왔다. 오성학의 잔인해 보이는 사각턱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도지석 군, 인공 사후세계에 들어가는 게 소멸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오성학은 지석이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을 던졌다. 오성학의 입술이 떨렸고, 마른침을 삼키느라 목젖이 한 번 오르내렸다. 이제 막 이야기가 시작될 분위기였다.
- 본문 116쪽
“영감님.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일이 다 잘못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징역을 받고 돈도 못 벌고 뉴랜드엔 영영 못 들어간 채로 결국엔 사라지겠지. 사라지는 게 무섭나?”
“무섭겠죠.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일부러 그런 생각은 피하고 있어요. 진짜로 사라질 때가 오면 그 직전에 걱정하면 되겠죠.”
“나도 무서워. 근데 우리 부모님도, 그 부모님의 부모님도 겪은 일이고, 공자와 부처와 예수도 겪은 일이야. 여기 살다 간 수천억 생물들이 다.”
지석은 지하 윤전기 옆으로 돌아와 웅크렸다. 그날 밤은 편히 잘 수 있었다.
- 본문 181쪽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이 만들어낸 사후세계
그곳에서 망자가 실종되기 시작한다!
근미래, 대체현실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대체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인간은 마침내 죽음마저 극복할 방법을 찾게 된다. 뇌에 담긴 기억과 감각을 데이터화해 인공 사후세계에 연결하는 것이다. 죽음은 더 이상 끝이 아니고, 사람들은 대체현실로 구현된 사후세계 ‘뉴랜드’를 기대하며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살아간다.
지석은 1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나 뉴랜드로 간 연인 희진이 완납하지 못한 보험료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보험료까지 내기 위해 낮에는 대체현실 출장 수리 기사로, 밤에는 불법 체커로 일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체커는 돈을 받고 대체현실 세계로 들어가 불법적인 일을 해주는 사람으로, 대체현실 속에서 초능력과 같은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상한 남자에게서 의뢰가 온다.
“사후세계에 들어가서 이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주세요.”
평소의 몇 배나 되는 사례금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지석은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사후세계 서버 내부에 침투한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간 그곳에서는 의뢰인이 찾는 사람은 물론 희진의 행방도 찾을 수 없었다. 뉴랜드에 엄청난 문제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석. 다시 한번 뉴랜드에 들어갈 방법을 찾고 있던 그의 앞에 대학 시절 은사 오성학이 나타난다. 뉴랜드 초기 개발자인 오상학의 도움으로 지석은 뉴랜드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고, 팀을 꾸려 인공 사후세계 침투에 나선다. 산 사람의 몸으로 죽은 사람의 세계에 들어간 지석은 과연 뉴랜드의 비밀을 밝히고 희진을 구할 수 있을까?
다양한 매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독보적인 스토리
다수의 출판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영화와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다재다능한 스토리텔러 경민선. 그의 첫 장편소설 《연옥의 수리공》은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고 출간 전 이미 영상화 계약까지 마치며 이야기로서의 힘을 입증했다.
작가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인 대체현실을 통해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 즉 죽음을 극복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 인공 사후세계가 서울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점은 한국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현실감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삶과 죽음 사이의 세계, 뉴랜드. 그곳은 천국일까? 아니면 지옥 혹은 연옥일까? 소설 속 사람들은 아마도 눈물 없는 세상을 기대하며 이승에서의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모은 돈으로 뉴랜드에 들어갔을 테지만, 사람의 손으로 만들고 사람이 사는 공간이 과연 천국일 수 있을까? 《연옥의 수리공》은 인간이 만든 공간에는 완전한 행복도 완전한 불행도 없다는 사실, 어쩌면 인간은 그 두 가지 존재 모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흥미로운 과학기술과 시원한 액션으로 읽는 이를 금세 빠져들게 하는 이 작품은 그 안에 담긴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무겁지 않게 녹여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머지않은 우리의 미래를 한 번쯤 생각해보며 소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꿈꾸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첫 전공은 영화였으나 이후 진로를 바꿔 환경공학과 생태학을 공부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작가 일을 시작했고, 영화뿐 아니라 소설,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써왔다.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연옥의 수리공》으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제1회 K-스토리 공모전에서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로 미스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7회 ZA 문학 공모전에서 단편소설 〈화촌〉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단편소설 〈편의점의 운영원칙〉으로 2021 메가박스플러스엠x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앤솔로지 《호러》에 〈편의점의 운영원칙〉이, 《지구 종말 세 시간 전》에 〈강신〉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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