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이야기

이무경 수석 에세이집

이무경 지음

도서출판 오린 2021년 11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지난 1978년 대한항공 조종사로 입사해 20여 년 간 B-727, B-747 점보 여객기를 몰고 세계 곳곳을 날아다니며 저자가 직접 탐석한 30여 점의 수석 사진과 희귀한 수석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 에피소드를 글로 표현한 수석 관련 에세이 65편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돌과 속물
해룡海龍
고수석高手石
세리석
남근석男根石
일석日石
선재도
공돌球石
대물大物
도통바위道通岩
구봉도九峯島
사계석四季石
부정탄 날
연인석
애석愛石
석복石福
탁족濯足
전사들
먹번짐
망측한 날


제2부

김 나타샤
취담醉談
강아지 왈츠
원년의 변元年의 辯
돌 도둑
석별 / 94
연생귀자도連生貴子圖
오우, 해피!Oh, happy!
달마상
석기石器
석사石士님들 망돌 시석기始石記
포도석 / 115
불인견지처석不忍見之處石
깨돌 보살상菩薩像
백로석 / 124
광개토태왕비廣開土太王碑
장육석藏六石
진달래석
달맞이꽃


제3부

그걸 뭣에 쓰요!
오, 지옷!
진작 그럴 것이지
이사 가는 날
견금녀석見金如石
어형전魚兄前
요양소
어르신 욕보이기
따로돌
당구풍월堂拘風月
태종대의 아침
현빈지문玄牝之門
007 호도탐석
석감법石瞰法
문인석文人石
군무群舞
어느 탐석날 하루
탐석여행


제4부

명품名品
뛸탕들의 합창
귀향
산채 도사
배 멀미
돌 새김 유감
손 안대고 코풀기
자연석 달마도
총 대리점 애환
바이러스
고수도업高修道業
숙제
전시회 유감
미친녀美親女
땡벌

책 속으로

돌과 속물


온갖 흥미진진한 사연들이 담겨 있는 탐석기를 읽다보면 10여 년 전 내가 겪었던 낭패의 기억이 새로워진다.
‘괌’은 산호섬으로, 섬 전체가 산호의 퇴적물로 형성되어 있다.
내가 묵게 된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해변에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돌섬 하나가 떠 있었고, 그 주변에는 제법 그럴싸한 돌밭이 형성되어 있는 게 보였다. 산호석은 허연 색감에 대체로 석질이 무른 편이기는 하지만 그 대신 갖가지 다양한 형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는 희귀성에도 생각이 미쳤다.
일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내려갔지만 섬에 닿을 수단이 마땅치가 않았다. 수영을 해서 건너 다닐만한 거리도 아니었고, 그 섬에서 맞춤한 돌을 만났을 경우를 가정해서라도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해변 근처에서 시간당 얼마씩을 받고 대여해 주고 있는 ‘카누’ 비슷한 플라스틱제 보트 한 대를 빌리기로 했지만, 이것 또한 처음 타보는 사람에게는 다루기가 그리 수월한 것만은 아니었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뒤집히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 시간 가량, 얕은 해변에서의 연습과정을 거친 다음,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생기자 조심스레 노를 저어 돌섬으로 향했다.
과연, 그곳에는 갖가지 형상의 돌들이 널려 있었다. 아직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태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만 같은 정적이 감돌기도 했다. 잠깐 둘러보았는데도 석질이 단단한 투(透), 준(？), 수(秀), 수(？)의 요소를 두루 갖춘 괴석이나 경석, 그리고 별난 형상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쩌랴, 나의 좁고 부실한 보트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겨우 규격석 한두 점이 고작일 뿐이다. 고심 끝에 나는 그 중에서 제법 석질이 강하면서 언뜻 유럽의 고성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 울릉도 촛대바위를 닮기도 한, 구멍이 시원스레 뚫린 입석 하나를 골라 실었다.
올 때처럼 조심스레 중심을 잡고 귀로에 오른 나의 항해는 순조로운 듯했고, 해변이 가까워 올수록 흐뭇한 성취감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미답(未踏)의 처녀지를 범한 데 대한 해신의 노여움이었을까? 그쯤에서 묘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수영복으로 인해 생긴 자국을 지우려고 커다란 공기 침대 위에 반듯이 누워 인적 없는 외진 바다의 물결 따라 흐느적거리고 있는 젊은 여인의 나신.
그리고 좀더 자세히 보려고 고개를 쭉 내밀던 속물.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영상이 둘 있다.
그때 천길 바다 속으로 되돌아가서 오늘도 인어들의 노래 소리를 듣고 있을 그날의 나의 명석과, 한 바가지 쓴 바닷물을 들이킨 나의 허우적거림에 놀라 황급히 수영복을 챙겨 입고 구조의 손길을 내밀던 그 일본 여인이다.
이제 살았다 싶을 때쯤, “땡큐”를 연발하고 있는 나를 향해 의미심장한 고소를 흘리던 그 여인은 분명 영원히 잊지 못할 내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게 글쎄, 병 주고 약 준 꼴이기는 하지만…….

출판사 서평

이무경 수석 에세이집 ― 돌 이야기

B-747 점보 여객기를 모는 대한항공 조종사 문인으로 널리 알려진 소호(素湖) 이무경(李武慶) 씨의 수석에세이집 - 『돌 이야기』가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지난 1978년 대한항공 조종사로 입사해 20여 년 간 B-727, B-747 점보 여객기를 몰고 세계 곳곳을 날아다니며 저자가 직접 탐석한 30여 점의 수석 사진과 희귀한 수석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 에피소드를 글로 표현한 수석 관련 에세이 65편이 수록되어 있다.

순수문학 작품만을 수록한 일반 수필집과는 또 다른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함께 갖추고 있는 이 수석 에세이집에는 저자가 달마상을 닮은 돌 한 점을 탐석하기 위해 스위스의 알프스 계곡을 헤맨 이야기, 원산석 한 점을 찾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아래를 누빈 이야기, 해피석을 찾기 위해 눈 녹은 앵커리지 바닷가를 헤맨 이야기, 산호섬으로 널리 알려진 괌도의 어느 작은 돌섬에 들어가 석질이 단단한 투(透), 준(？), 수(秀), 수(？)의 요소를 두루 갖춘 괴석이나 경석, 그리고 별난 형상석들을 주워 모터보트에 싣고 나오다 보트가 뒤집어져 그 많은 돌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산호섬의 파도 자락에 묻혀 사경을 헤매다 마침 인근 바다에서 전라의 몸으로 일광욕을 즐기던 일본 여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진 탐석기들이 저자의 힘찬 문체에 실려 있어 한층 더 재미를 안겨 주고 있다.

이 책에 추천의 글을 쓴 斗然 李鍾浩 선생은 “소호의 글은 한차례 소나기가 풀밭을 흔들고 간 풀 냄새가 나는가 하면 겉절이 같은 싱그러운 맛, 이런 풋풋함 때문에 나는 소호의 글을 좋아한다”며 이 에세이집에 실린 글들은 “풋풋한 풀 냄새 나는 풍경화 같은 글”이라고 평했다.

현재 월간 『수석문화』와 인터넷 『수석사이트』에 시와 수필을 연재하고 있는 저자는 1948년 대구에서 출생해, 1973년 육군항공학교 고정익 조종사 과정을 졸업하고 현역 조종사로 복무하다 전역 후 대한항공 조종사로 입사해 20여 년 간 B-727, B-747 점보 여객기를 운항해 왔다. 항공기 조종사가 필연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연속된 긴장감에서 풀려나기 위해 문학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려 오던 저자는 지난 1993년 『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문단에 등단해 현재는 시인 겸 수필가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무경

□ 작가 약력？1948년 대구 출생.？1968년 월남전 참전.？1972년 육군 보병학교 특수간부후보생 과정 졸업.？1973년 육군 항공학교 고정익 조종사 과정 졸업.？1978년 (주)대한항공 입사.？1980년 국립항공대학 기술요원양성 과정 수료.？1980년 이후 B-727, B-747 점보기 운항.？1994년 인천 여천문학회 회장 역임. 문예지 『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 전문지 『시세계』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재등단. 한국문인협회 인천광역시회회원.？1990년 계간 『동양란』 및 수석 월간지 『수석문화』, 인터넷 ‘수석사이트’ 등에 시 및 수필 연재.？1998년 대한민국 서예대전(국전) 입선. 인천 동양란협회 회장 역임.？2003년 인천 문인화협회 부회장(역임).？2003년 인천 만월수석회 회장(역임). 2021년 현재, 수필가, 시인, 한국화 화가로 작품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