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현대시문학 커피문학상

양태철 지음

현대시문학 2021년 06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현대시문학에서 공모하는 <제2회 현대시문학 커피문학상> 공모를 통해 수상한 작가들의 귀한 시와 시작노트 등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목차

006 심사평

대상>
010 예가체프* 하나 주세요-아프리카에서는 여자와 노새로 태어나지 말라. 정강영

금상>
018 커피 하나 있다 이현진
022 아버지의 커피 이병현(아미산)
026 술 구경모
029 검은 물 밑에서 허진혁
032 커피 이명순(안성123)
034 알람 시계 장철호(푸른새미)
037 닮은 듯 다른 정희영(수채화)
039 커피 자판기 황규석(참외배꼽)
044 지구가 태양을 도는 동안 김환의(김류하)


은상>

048 장미 카페 김윤덕(난이)
051 엄마의 시간 임승건(시장장이)
054 내 커피 취향은 나윤경(은서)
057 부친상 황지훈(？황도)
060 밤을 담은 잔 심청연
062 가을 커피 최병석(고야)
064 그리움을 마시다가 권미경(그리고)
067 이런 날도 더러 있다 소정선(소나무)
070 한 잔의 커피 김성수(kimss3176)



동상>

076 애틋하다 서울단비
078 커피꽃 강민창(방지거)
080 한 밤의 커피 강지혜？(강산들꽃)
083 모카커피를 마시며 윤서주(김혜선)(starbox77)
085 커피 한 잔과 그리운 그 사람 핑크빛 연정
087 젓가락을 만난 커피콩 박소영(초록이네)
089 비 오는 날 최문희(ccc9716)
092 커피 한 잔의 여유 김현태
095 커피를 마시며 김상수(행복한 집0)
098 아버지와 커피 소정선(꽃마리)
101 새내기 직장인 신승남(사람아)

책 속으로

예가체프* 하나 주세요
-아프리카에서는 여자와 노새로 태어나지 말라.
-정강영(강냉이)



이따 거기서 봐
데이트가 늦어진다 해도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는 지점의 카페
누구든 먼저 오면 혼자라도 커피를 주문했다
그가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처음 말을 꺼냈을 때부터 여덟 번째,
씁쓸함 끝에 살짝 스치는 달큼함을 붙잡고 온
시간들이 커피 향에 희석되어 조금씩 사라졌다
부옇게 번지다 결국 흩어지면서도
산화의 의미를 갖가지로 미화시키던 커피
에티오피아 커피는
이국 수십 억 인구에게 쉼을 주었지만
여자의 노동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노새의 목줄을 말아 쥔 손으로 머릿짐을 잡고
업은 아이가 허리춤에 내려와도
추스를 수 없어서 걸음만 재촉하는 여인,
피콩과 그녀의 일상이 따갑게 볶아졌다
하마터면, 그렇게 아이를 낳아 기를 뻔 했다
？
그때 나에게
노새는 없어도 시간은 있었다
？
무기한의 보류도 가능했지만,
옮겨간 일터에서 달려온 그에게서
처음부터 내가 좋아했던 풋풋함을 다시 보았다
끊어질 듯 이어온 만남은 서로를 타래삼아
제법 두툼한 필연으로 이미 감겨있었고
가시를 다듬은 하얀 장미부케와
어깨가 드러난 하얀 망사드레스와
하얀 면사포 속 신부는 이듬해 오월,
예가체프의 최면에 걸렸다


*예가체프-커피의 귀부인이라 불린다.

출판사 서평

봄의 향유를 지나 흐드러지게 피는 장미의 계절인 6월이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통해 피리를 부는 듯 하고 간간히 느끼는 커피의 향기가 마치 구름이 푸른 바다를 보듯 취한다. 제2회 현대시문학 커피문학상을 통해 수많은 분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시는 비유를 통해 빗는 후경화라는 사실을 더욱 실감한다. 선하는 데 어려움은 읽는 심사위원들에게는 영광스러움과 신비로움으로 전이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끼는 개개인마다의 심상이 그저 일차원적인 ‘A는 B이다’라는 단순한 공식을 넘어서 이면의 세계를 다룬 역작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특히 이번에 정강영(강냉이) 님의 <예가체프 하나 주세요>라는 시를 통해 후경화를 먼 몽환의 세계를 다루기보다는 구체적인 실체를 다루면서 경험과 체험을 통한 후경화를 이루어 독자들에게 다가 섰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또한 이직량 님의 <커피 하나 있다>와 같은 직관적 사유를 통해 대중성을 갖춤으로서 시의 간결성을 높인 면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하지만 최종심에서 사물하나하나의 구체적 상세성을 강조한 정강영(강냉이) 님의 작품을 선한다. 왜냐하면 시심에 앞서서 최종 시인이 주장하고 있는 사상이나 혼 그리고 철학이 내재되 있다는 면에서 더욱 부각되어 대상작으로 선한다. 이번 제2회 현대시문학 커피문학상에 도전한 많은 분들이 선정된 작품을 통해 더욱 마음에서 일어나는 시심의 원동력을 갖기를 원하며 수상한 모든 분들의 문운을 축하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양태철

양태철(필명: 양하)은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이다. 또한 그는 영문학자로서 시집으로『바람의 말』과『거제, 바람이 머무는 곳』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이솝우화 영어로 읽어라’를 비롯하여 ‘노인과 바다/어린왕자/예언자(칼릴지브란)/톨스토이 단편선/리어왕/맥베스/햄릿/오셀로/베니스의 상인/로미오와 줄리엣/말괄량이 길들이기’등이 있으며 모두 한글본/영한본/한영본)으로 되어 선택하여 읽을 수 있다. 또한 명심보감 영어로 읽어라(영한본/한영본/한글본)과 채근담 영어로 읽어라(영한본/한영본/한글본)이 있다. 그는 현대시문학상, 랭보문학상, 임화문학상, JC문학상, 서울시문학상(청계천공모) 등을 수상하였다. -표지일러스트: 양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