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_My_Objet

여행을 떠난 나에

이유진 , 조용완 , 문현지 , 박영재 지음 | 조용 그림

부귀영화 2021년 06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여기 추억을 모아둔 상자가 있습니다.
그 상자를 열어보면 온갖 잡동사니들이 가득합니다. 조개 껍데기, 팜플렛, 향수, 인형, 피규어, 외국 동전, 편지, 심지어 10년도 더 된 넷북까지.
낡고 먼지가 쌓이고 얼룩도 좀 묻은 지저분한 물건들은 사실 쓰레기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넷북은 메인보드가 나갔는지 켜지지 않고, 인형은 때가 묻어 꼬질꼬질하죠. 조개 껍데기는 빛이 바래 바스라질까 조심히 다뤄야 하고, 향수는 사용기한을 훨씬 넘어 변질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물건들을 버릴 수 없습니다.
그 물건을 어루만지다 보면, 우리는 다시 그 뿌연 기억 속으로 빨려들어가곤 하니까요.

추억 상자속 물건들은 쉼표입니다. 바쁘고 정신없을때는 고이 넣어두다가, 우연히 방을 청소하다가 한 번 열어보고는 그때의 흐린 하늘을 떠올리곤 하니까요.

스토리텔링 수업에서 만난 네명의 문치들은 오랜만에 먼지를 털어내고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세상이 있었습니다.

꼬질꼬질한 인형을 매개로 바이칼 호수의 물결을 만졌고, 롬브르 단 로를 매개로 홍콩 거리의 향을 맡습니다.
그리고 에이수스의 오래된 넷북을 매개로 소소했던 목소리들을 다시 듣기도 했죠.
지난 날, 저희가 세상과 만났던 소소한 흔적들을 당신께 띄웁니다.

-머리말

목차

9p. 이유진_ 우리가 사랑한 말들
31p. 조용완_ 살풀이; 떠나보내며 만나기까지
59p. 문현지_ Hong Kong Eau De parfume
75p. 박영재_ 쉬는 날

책 속으로

가 카메라를 들고 처음으로 나불댔던 것은 친구들과 경산으로 놀러 갔을 때였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재미없는 포즈와 표정은 찍지 않겠다고 말하고 방법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찍고 싶을까, 고민하던 중 사진 스튜디오에서 아기를 찍는 사진사가 떠올랐다. 높은 목소리로 온갖 이상한 소리를 내는 사진사의 목소리가 어떤 계시처럼 귓가에 울렸다.
“오로로롤 깍꽁! 여~기 보~쎄요~ 아이구 예쁘다 아구 활~짝! 빵~끗 웃~어볼까요~!”
내가 낼 수 있는 이상한 소리는 죄다 동원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시에 친구들이 세상 근심 다 떨쳐낸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미소를 지었다는 말보다는 동네 원숭이가 재롱을 떠는 게 재밌어서 거의 넘어갈 듯이 웃었다는 말이 더 맞긴 하다. 나 하나 희생해서 여러 명을 웃길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나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른 친구가 나를 찍은 동영상을 보고 아기 촬영 전문 사진사로 진로를 바꿔도 되겠구나 싶었다.

-23,24 PP. 우리가 사랑한 말들, 여기보세요 中

작가정보

저자(글) 이유진

울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습니다.산에 둘러싸여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글이 쓰고 싶어 문예창작학과에 왔지만 이게 맞는지 항상 고민합니다.자주 고민해도 깊게 고민하지 않아 일단 쓰는 중입니다.파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강렬하지만 일부이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일부이지만 강렬했던 이야기들을 모아글을 써봅니다.

저자(글) 조용완

기왕 책임질 일이라면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 후 책임을 지고 싶다는 마음으로갤럭시 탭 S6로 한 땀 한 땀 그림을 그립니다만,이번에는 책도 만들었습니다.

저자(글) 문현지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습니다.이유를 알 수 없지만 이름에 솥귀 현과 지혜 지를 쓰고 있습니다.대구에서 3년 동안 자취를 하다코로나로 인해 다시 창원으로 돌아왔습니다.대구에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왔으나현재는 국문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언젠가는 아이슬란드와 칠레에 가보고 싶습니다.이번 기회를 통해 홍콩에 대한 기억이 다시 살아나게 되어서 기쁩니다. 좋은 기억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자(글) 박영재

주저리주저리 소소한 일상 속 일기장을 풀어쓰는 걸즐겨하는 경상도 괴짜 대학생 입니다.9년 째 졸업도 못하고 재학 중인 덜떨어진 사람이지만 자칭 사람을 말하는 풍경사진사로미래에 포토에세이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림/만화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