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범재 - 최서해 에세이집

최서해 지음

을궁 2021년 05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내일 社[사]에 가서 무어라고 하누? 하면 이건 거짓말 두통이 참말 두통이 되었다.

그렇거든 원고나 끝이 났으면 그 때문이라고 호언장담이라도 하겠는데 그것도 인제는 글렀다. 이것 저것 못 하고 땀만 흘리고 들어 앉아서 하루 해를 다 보낸 것을 생각하니 가슴 속에서 슬그머니 화가 치밀었다. 나는 그만 쓰던 원고를 찍찍 찢어서 버리고 翠雲亭[취운정]으로 올라갔다.

맑은 하늘 흰 구름 푸른 그늘 서늘한 松風[송풍]! 이런 것도 자유로 못찾고 더운 방에 들어앉아서 애쓰는 내 그림자를 생각하니 가긍스러웠다.


- 최서해 , 面會謝絶[면회사절] 中

목차

1. 天才[천재]와 凡才[범재]
2. 여름과 물
3. 新綠[신록]과 나
4. 破約[파약]의 悲哀[비애]
5. 連珠瘡[연주창]과 毒蛇[독사]
6. 梅花[매화] 옛등걸
7. 疑問[의문]의 그 여자
8. 呻吟聲[신음성]
9. 海雲臺[해운대]
10. 城東途[성동도]
11. 흐르는 이의 군소리
12. 그리운 어린 때
13. 여름과 나
14. 血痕[혈흔]
15. 어느 곳 風景[풍경]
16. 수박
17. 조선을 안 뒤라야
18. 가을의 마음
19. 달리소
20. 蕭然[소연]한 雨聲[우성]
21. 봄을 맞는다
22. 미덥지 못한 마음
23. 孤寂[고적]
24. 雜談[잡담]
25. 病友[병우] 曹雲[조운]
26. 雙浦遊記[쌍포유기]
27. 面會謝絶[면회사절]

책 속으로

차디찬 새벽달에 기러기 소리가 어찌 처량한지 잠을 못 이루었다. 더구나 그 기러기가 군이 있는 북방으로 오는 것을 생각하니 형의 가슴은 공연히 뿌지지하였다.

군의 창에도 그 달과 그 소리가 응당 있었으리니 형을 얼마나 그렸느냐? 둘이 함께 있을 제는 어머니 아버지가 그립더니 오늘날 와서는 군이 몹시 그립구나! 그리운 생각을 끊으려 하나 끊을수록 더 치밀어서 더 괴롭다. 그대로 버려 두어 그릴 대로 그려 보려 한다.



최서해 에세이집 '天才[천재]와 凡才[범재]'

출판사 서평

최서해 에세이집 '天才[천재]와 凡才[범재]'

작가정보

저자(글) 최서해

- 최 서 해 [본 명 : 최 학 송 (崔學松)]- 출생-사망 1901. 1. 21. ~ 1932. 7. 9.가난으로 소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그는,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하고 주류 잡지에 투고도 하는 등의 습작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작품 주인공들은 대체적으로 모순된 환경에 대해 조건 반사적으로 저항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현실 대응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신경향파 작품들이 일반적으로 빠져들었던 이데올로기 과잉의 관념적 경향과는 달리, 작가의 생활 체험이 풍부하게 반영된 구체적 현실이 드러난다 점에서, 근대 리얼리즘 소설의 한 전기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학 외의 생애로, 1918년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가 방랑과 노동을 하였고, 1923년 당시 국경 지방인 회령에서 잡역부 일을 하기도 하였습니다.1924년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이광수를 찾았고, 그의 주선으로 양주 봉선사(奉先寺)에서 승려 생활까지 하였으나, 두어 달 있다 다시 상경하여 조선문단사(朝鮮文壇社)에 입사하였습니다. 1927년현대평론사(現代評論社)의 기자로 일하기도 했고, 기생들의 잡지인 ≪장한 長恨≫을 편집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소설들은 빈궁을 소재로 하여 가난 속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고, 1931년 매일신보(每日申報) 학예부장으로 일하다 사망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