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쓰다 걷다, 어느 새

마음 부자의 세 가지 재산

시우 안미정 지음

아미가 2021년 03월 0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내가 쓴 문장이 모여 책이 되어 나오고, 사람들에게 읽힌다. 그것만큼 멋진 일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칠흑 같은 어둠이 계속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쉽게 길을 잃고, 헤매기 마련이다. 한때 돈 만 원이 없어 절절 맬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저자도 ‘내가 과연 빛나는 세상 속에 합류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고 한다. 그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 바로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매일 만보를 걷는 것이었다.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이 세 가지야말로 나의 보물이라고. 이 세 가지 재산만 있으면 ‘나는 부자’라고. 이 책은 아직도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수많은 독자들을 위해 건네는 따뜻한 토닥임이기도 하다.

목차

목차
여는 글 “망각의 맞은편에는 기록이 있다”


1장 읽다
사전적 의미
읽다, ？雨의 마음사전


1.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2.쌩떽쥐베리 <어린왕자>
3.박완서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4.김훈 <자전거여행>
5.리사아피나네시 <카바레>
6.에드몽자베스 <예상밖의전복의서>
7.장자 <도덕경>
8.수잔와이즈바우어 <세계역사이야기1~5>
9.이화경 <버지니아울프와밤을새다>
10.전경린 <붉은리본>


2장 쓰다
사전적 의미
쓰다, ？雨의 마음사전

1. 피안화
피안화,작가노트
2. 남자이야기
3. 낡음
4. 탈피
5. 無
6. 같은 곳 같은 시간
7. 완경
8. 날아오르다
9. 체코 프라하
10.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11. 저는 작가예요


3장 걷다
사전적 의미
걷다, ？雨의 마음사전

1. 혼자 걷기
2. 둘이 걷기
3. 여럿이 걷기
4. 걷기의 고비
5. 겨울 무등산 서석대
6. 영암 월출산
7. 대구 팔공산 갓바위 1,365계단
8. 네 번의 지리산
9. 걷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닫는 글 “나보다 더 오래 살 책을 내는 일”

책 속으로

책 속 글귀



멋진 책을 선물하기 위해 책을 찾았다. 절판이라는 빨간 글자가 마음 아팠고, 한 편으로 웃었다. 나만 이 책을 알고 있다는 것에 마음 아팠고, 나만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좋아서였다.
왜 감정은 똑 부러지게 하나만 있지 않을까?

공기처럼 살자. 알지 못하는 사이 우리를 살리는 공기처럼.
공기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 이유는, 우리가 그 무게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바닷속 해파리가 바닷물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나는 몸을 일으켜 새롭게 만난 이 단어를 바라보았다. 너무 속도를 낸 채 살았다. 어느 순간 그 속도조차도 익숙해져 더 빨리 더 세게 더,더,더를 쫓고 있었다. 그러자, 저 밑바닥부터 멀미가 올라왔다. 그러다 멀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을 때에야 비.로.소. 브레이크를 밟았다.

내가 앞으로 나오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생들을 기억한다. 아직도 계속하고 있는 나만의 질주 또한 맨 앞에 서기 위한 몸부림들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필사를 한참 하다 보면 오른손에 경련이 일고 더 이상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지경이 되곤 했다. 하지만 필사를 멈출 수 없었다. 아직 옮겨 써야 할 문장은 산더미였다. 나는 자연스레 왼손으로 연필을 거머쥐었다. 왼손은 파르르 떨며 낯선 필사를 시작한다. 머리로 한 문장을 열 번쯤 읽었을 때에야 왼손은 한 문장을 겨우 쓸 수 있었다. 그 순간, 왼손은 더디고 느렸지만, 쓰는 동안 문장을 통째로 외울 수 있었다.

저는 작가예요. 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것이다. 평생, 문장을 짓고 끌어안고 끙끙거릴 것이 분명하기에. 하고 싶은 것까지 타인이 명명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타인은 내가 뭘 하든 관심이 없다. 그걸 알면서도 혼자서 전전긍긍 나를 깎아 내렸다. 시월, 자연은 겨울을 준비하며 잎을 떨어뜨리듯 나 또한 주렁주렁 걸쳤던 것들을 떨어뜨려야겠다. 너무 많은 세상을 껴입어서 내 자신이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누군가와 말을 주고받다 뭐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띠며 말할 것이다. “저는 작가예요.”

작가정보

저자(글) 시우 안미정

“선선한 바람 시(？), 비 우(雨). 저의 말이 선선한 바람이 되길 바라고, 저의 글이 촉촉한 단비가 되길 바랍니다.”평생 문장을 짓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십 년, 이제는 마음껏 ‘나는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기로 한, 내가 쓴 문장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날을 고대하는 작가 시우(？雨). 저서로 <두려운 건 당연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