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 있는 일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류봄 옮김

봄밤 2020년 11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단편으로 즐기는 영문학 시리즈 2권. 영문학 거장들의 완성도 높은 단편소설과 에세이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원문의 본래 뜻을 왜곡하지 않는 동시에 우리말의 맛을 살리는 번역을 지향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 원문도 함께 제공한다.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분별 있는 일’」과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그리고 「기나긴 외출」이다. 이 세 단편소설은 사랑에 대한 강한 열망과 집착, 그리고 이후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상실을 공통적인 주제로 삼고 있다.

줄거리 - 조지 오켈리는 사랑하는 연인 존퀼 캐리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어느 날 존퀼은 조지에게 이별을 암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온다. 뉴욕에서 보험사 직원으로 일하며 쥐꼬리만 한 월급을 버는 그에게 더는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탓이다. 불안해진 조지는 편지를 받자마자 당장 존퀼이 있는 테네시로 내려가 한 번 더 청혼을 한다. 하지만 그녀가 청혼을 거절하면서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진다. 훗날 조지는 페루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마음속에 내내 품고 있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테네시로 다시 향하는데……

목차

작가 소개
‘분별 있는 일’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기나긴 외출
작품 해설
“The Sensible Thing”
Three Hours Between Planes
The Long Way Out
단편으로 즐기는 영문학 시리즈
판권

책 속으로

「분별 있는 일」 중에서
세상에 시간은 얼마든지 널려 있었다. 그와 그녀의 인생에 흐르는 시간. 허나 그녀에게 입을 맞춘 순간, 그는 아무리 영원 속을 찾아 헤매더라도 잃어버린 4월의 시간은 절대 되찾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중에서
공항으로 가는 동안 도널드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시점에서 제정신을 차렸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납득하진 못했다.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어두운 하늘 속으로 솟아오르고 승객들이 아래 세상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는 그러한 비행의 속성과 유사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판단력을 잃어버린 그 5분 동안, 그는 미친 사람처럼 두 가지 세상을 동시에 살았던 셈이다. 어찌할 도리 없이 열두 살짜리 소년과 서른둘 성인남자를 떼어놓을 수 없는 동일체로 뒤섞어버린 것이다.

「기나긴 외출」 중에서
“이것과 꼭 같은 모자를 열두 개 사야겠어요. 지금의 행복을 언제나 잊지 않도록 말이죠.”

출판사 서평

작품 해설 중에서

「‘분별 있는 일’」은 1924년 『리버티』지에 발표되었고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과 「기나긴 외출」은 각각 1941년과 1937년, 『에스콰이어』지에 처음 발표되었다. 세 작품 모두 사랑에 대한 강한 열망과 집착, 그리고 이후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상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닌다. 피츠제럴드는 이러한 주제를 『위대한 개츠비』뿐만 아니라 다른 소설에서도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스콧 피츠제럴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1896~1940)


미국 재즈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20세기 대문호.
1896년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명문 사립학교인 세인트폴아카데미와 뉴먼스쿨을 거쳐 동부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프린스턴대학교에 입학하는 등, 어릴 때부터 부유층 자제들과 어울리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나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며 자랐다.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제를 한 데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애인에게 퇴짜까지 맞자 학교를 그만두고 군에 입대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버리면서 군인으로서 빛나는 공을 세우겠다는 뜻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숱한 잡지사와 출판사에 자신이 쓴 소설을 보내지만 계속 거절을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결혼을 약속한 젤다 세이어에게 파혼을 당했다. 거듭된 거절과 실연에도 불구하고 피츠제럴드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1920년, 프린스턴대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쓴 첫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 경제부흥기인 1920년대 재즈시대를 대표하는 인기작가로 단숨에 등극하면서 헤어졌던 젤다와의 결혼에도 성공했다. 그때 그의 나이는 불과 스물셋이었다.
1925년에는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세기의 걸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그 작품으로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살아생전의 피츠제럴드는 『낙원의 이쪽』으로 데뷔한 소설가이자 160여 편의 단편소설을 대중잡지에 기고한 인기작가로 훨씬 더 유명했다. 전성기에는 단편소설 하나에 4천 달러를 받을 정도로 잘나갔는데, 그 덕분에 피츠제럴드 부부는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사교계의 명사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다.
1929년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무너지면서 피츠제럴드의 인생도 하락세를 탔다. 사치스러운 생활로 가세가 기울고 젤다의 정신병에 피츠제럴드까지 알코올중독에 걸린 것이다. 1934년, 피츠제럴드는 재기를 노리며 네 번째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를 선보이지만 실패를 맛보았다. 결국 말년에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할리우드로 건너가 시나리오작가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940년, 오랫동안 술독에 빠져 산 영향 탓인지 미완성 유작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에 심장마비로 삶을 마감했다.
사후 10여 년이 지나 『위대한 개츠비』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군부대 비치도서로 선정됨으로써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피츠제럴드는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며 생전에 바라마지 않던 꿈을 이루게 되었다

번역 류봄

미국 로체스터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좋은 책을 발굴하고 번역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첫날의 설렘을 기억하라』, 『이안 감독의 영화 세계』, 『디자이너의 스케치북』, 『예언자』, 『화가가 사랑한 그림』,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