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혹적인 친구

윌리엄 아처 지음 | TR 클럽 옮김

위즈덤커넥트 2020년 09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추리 소설과 미스터리가 조화된 단편.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은 지중해 연안 휴양지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적한 시골길 주변에서 신문을 읽으며 경치를 감상하던 주인공 앞에 다급하게 누군가를 쫓아가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 사람이 발걸음을 서두르던 중 뭔가를 떨어뜨리고 주인공은 그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화를 시작하게 되는데, 소극적인 주인공조차도 그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즐겁게 느껴진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를 정도의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주인공은 갑자기 그곳을 떠나게 되고, 새로운 친구에게 다시 만나자는 간략한 쪽지만을 남긴다. 그러나 기차 안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치게 되는데, 주인공을 바라보는 그 친구의 시선에서 작은 짜증이 느껴진다.

목차

표지
목차
I. 우정의 시작
II. 깊어지는 우정
III. 사라진 친구
IV. 우정의 종말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41 (추정치)

책 속으로

나는 태생적으로 내성적이고 소심한 기질을 가졌다. 나는 세상을 살면서 단 하나의 친구도 만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그들만의 껍질로부터 이끌어내는 것 만큼이나 나 자신이 껍질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다. 어떤 사람들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진실을 이끌어내면서 삶을 살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바늘을 이용해서 소라의 속을 빼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주변 사람들은 굴과 같고, 나는 굴을 빼먹는 칼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게 유일한 위안이 되는 점은, 그나마 다른 사람들이 가진 굴을 빼먹는 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에 능숙하다는 것이다. 평생동안 두세 명의 사람만이 내 보물과 진심에 '열려라, 참깨'를 외칠 수 있었고, 그에 따라서 내 마음이 활짝 열린 적 있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매혹적인 나의 친구'는 희귀하게도 나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나는 모나코에서 여유를 부리며 며칠을 보낸 적이 있었다. 며칠 후 지인들이 이탈리아에서 모일 예정이었고, 나는 그들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어느 오후 나는 목적지 없이 여유롭게 테테 두치앙 지역의 낮은 경사로 주변 올리브 정원들 사이를 산책하고 있었다. 평평한 땅 위로 반원 모양의 공간이 형성되었고, 거기 위로 비비꼬인 나무 뿌리들이 있었는데 그 사이로 특출나고 화려한 모퉁이 돌이 보였다. 나는 그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책을 읽고 백일몽에 잠겼다. 내 아래쪽, 오른쪽 방향으로 모나코가 보라색 바다 위에 떠있는 듯 펼쳐져 있었다. 항만과 몬테카를로 사이 긴 둑 위로 마차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 어떤 소리가 들리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 왼쪽 멀리 해안이 웅장한 반원을 그렸고, 그 뒤로 로카브루나 지역에 모인 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망통 지역이 자리 잡은 거대한 산맥 뒤로는 이탈리아와의 국경선이 지나쳤다. 벤티밀리아 시의 굽은 해안 너머로 카포 디 보르디게헤라가 희미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는 윤곽선이 하늘과 바다 사이로 보였다. 드넓은 지중해의 바다 위로 돛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긴 하얀색의 곡선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로 박자에 맞춘 듯 모래밭 해변이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었다. 그 곡선에 부딪치는 작은 포말 덕분에 부드러운 물결이 흐르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전체적인 바다의 표면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세상에서 그곳보다 아름다운 광경은 없을 것이기에,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신문을 꺼내서 성경 구절의 해석에 대한 에세이를 읽고 있었다.
몰입감으로부터 내가 벗어나게된 것은 가파른 산길을 따라서 작은 돌이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는 소리 때문이었다. 그 산길은 절반은 흙길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계단이었고, 내가 거기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이용했던 통로였다.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의 발걸음 때문에 흙이 무너져 내리며 먼지가 이는 것이 보였다.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은 중년의 독일 사람이었는데 - 물론 그의 국적에 대한 것은 나의 짐작이었다. - 며칠 전 카지노의 룰렛 테이블 앞에서 부지런히 도박을 즐기던 남자였다. 그의 옷차림과 안경 낀 눈, 육중한 코, 살랑거리며 움직이는 네모나게 다듬어진 수염에 있어서 특이한 것은 없었다. 그의 국적과 계층의 관점에서 평범한 외모였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지중해의 바닷가 휴양지를 배경으로 한 유머 넘치는 작품으로, 겉으로는 한가하고 여유로운 휴양지의 풍경과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리지만, 그 내면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공포, 음모 등이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보통의 독자라면 읽는 내내 주인공의 '매혹적인 친구'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 하다가, 중간 부분에 이르러 어느 정도 그의 정체를 짐작하게 된다. 그러나 결말의 반전, 즉 친구의 정체가 상당히 충격적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윌리엄 아처

윌리엄 아처는 (William Archer, 1856 - 1924)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연극 비평가이자 작가이다. 당대에 혹평을 받았던 헨리크 입센의 희곡들의 열렬한 옹호자였고, 버나드 쇼의 문학을 높이 평가했다. 생전에는 연극 평론가로서 명성을 쌓았다.

번역 TR 클럽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