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신동주 지음

디자인동인 2020년 05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소설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슬란드와 헷갈려 하는, 침탈의 역사로 상처가 깊지만 영국을 인정하는, 아픈 역사와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 부국으로 성장한, 총인구의 88%가 가톨릭 신자인, 그리고 다수의 세계적 대문호를 배출한 나라 아일랜드의 더블린이 배경이다. 거기에 더해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 작품 <살로메>를 현대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 책에 담긴 비극적인 빈곤과 가족의 배신, 근친상간, 애증의 이야기는 한 가족의 가정사만이 아니며, 과거의 유물도 아니다. 이 비극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일어나며 당사자들에게 끔찍한 비극을 새기고 있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론 사건의 해결과 복수, 실현 불가능한 남녀의 사랑이 허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 욕망으로 인한 타락,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성의 본질, 절망으로 나약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그려내고 있다.
‘어쩌면 태호와 서하는 잘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긴 더블린이었으니까.’

목차

1. 이방인 _13
2. 블랙홀 _17
3. 버티기 _27
4. 다람쥐길 _34
5. 모멘텀 _47
6. 그의 집 _58
7. 카오스 _66
8. 초대 _76
Day 1, Day 2 | [Mail 1]
9. 단서 _95
10. 동행 _99
Day 3, Day 4, Day 5 | [Mail 2]
11. 라스트 바 _132
12. 쇼나 _147
13. 긴 하루 _157
Day 6 | [Mail 3] , Day 7
14. 드럼 콘드라 로드 _172
15. 첫 데이트 _191
16. 광화문 _215
17. 살로메와의 정사 _223
18. 오로라 헌팅 _245
19. 블랙크리스마스 _249
20. 만남 후 _260
[Mail 4], [Mail 5], [Mail 6]
23. 악몽 _268
[마지막 메일]
24. 선善으로의 회귀 _277
25. 카나프 _280
26. 온설溫雪의 꿈 _283

작가의 말 _286

출판사 서평

이국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선과 악의 이중 구조를 변주한 현대판 <살로메> 이야기

소설 『더블린』은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젊은 연인들의 러브스토리처럼 시작된다. 그러나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의 단서가 하나씩 벗겨지다가 단숨에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스토리 전개가 심리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를 안겨준다.

또 하나의 장치로 더블린을 배경으로 삼아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전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도시 곳곳의 풍경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여 갓 볶은 커피 향기가 물씬 풍기는 더블린 거리에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한 체험을 하게 해준다. 아일랜드의 더블린 시내 전경과 쏘즈의 카네기 코트 호텔과 바, 오스카 와일드 동상 등의 삽화도 운치를 더해준다.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는 성서의 인물인 ‘세례 요한’과 그에 얽힌 사건인 ‘헤롯왕의 연희’에 영감을 받아 쓰여진 작품이다. 성서에는 살로메란 이름의 여인이 두 명 등장하는데, 한 여인은 예수의 제자인 사도 요한의 어머니이고 다른 여인은 근친상간을 범한 헤롯왕의 부인 헤로디아의 딸이다. 한 여인은 끝까지 예수를 따른 신심 두터운 성녀이고, 또 다른 여인은 자신의 사랑을 외면한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 달라고 요구한 정념에 사로잡힌 악녀다.

고결함과 욕망의 상징인 이 두 여인은 소설 『더블린』에서 여주인공 서하를 통해 한 몸에서 되살아난다. 내밀하게 감춰진 이중 구조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와 과거를 가로지르는 현실과 회상의 스토리 흐름, 서울과 더블린을 넘나드는 시공의 이중 구조, 몽글몽글 피어나는 애틋한 사랑의 밀담과 함께 숨겨진 행악자를 처단하려는 증오에 찬 저주가 교차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맹렬하게 불타오르는 증오에 눈이 먼 남자는 고결하고 순수한 영혼을 알아보지 못하고 창기의 욕정이라며 단죄한다. 그러나 여자는 지옥의 고통에서 몸부림치는 남자를 사랑으로 감싸 안은 채 모든 죄와 아픔을 오롯이 짊어지고 죽음으로 속죄할 결심을 한다. 그리스도가 모든 죄악을 떠안고 십자가의 피로써 인류를 정결케 하듯이.

눈물로 호소하는 그녀의 마지막 기도, 그리고 그녀가 품었던 온설(溫雪)의 꿈…

나의 사랑이여!
행여 죄책감에 괴로워하지 마세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당신의 죄를 대속하신 것처럼
제가 그의 씻을 수 없는 죄를 대속하여 죽으니
당신은 이제 다 잊고 죄의 고통에서 벗어나 오직 기쁨만을 누리시길.
오직, 오직 기쁨만을요.
약속해 주세요. 오직 기쁨만을요.

정의를 내세우며 죄악을 응징하는 남자와 죄악의 씨앗으로 태어난 여자의 최후의 선택으로 마무리 지어지는 대반전의 대목에서 긴 감동과 여운이 남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동주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