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그려지는 소설

한호택 지음

북펀딩 2020년 04월 2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소설을 쓸 때 많이 듣는 말이 ‘그림이 그려지게 쓰라’는 말이다. 처음 [연서]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을 때 독자들에게 ‘그림이 그려진다’ ‘색이 느껴진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책을 내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소설]로 제목을 바꿨다.
필자는 영화 시나리오 학원에서 글쓰기를 배웠다. 시나리오는 소설과 달리 ‘보여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그렇기에 독자들에게 그런 평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린 다음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이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 ‘서동요’에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멋진 로맨스로 엮었다.
● 고대 무술과 전략, 삼국과 일본의 관계를 설명했다.
● 화려했던 백제 예술이 일본에 전파되는 과정을 드러냈다.

일본어에 ‘구다라나이’라는 말이 있다. ‘하잖다’ ‘시시하다’라는 뜻인데 일본어로 ‘구다라’는 백제를 뜻하고 ‘나이’는 없다는 말이니 직역하면 ‘백제에 없다’이다. 이 단어만 보더라도 당시 선진 문물이 백제에서 전래됐음을 알 수 있다. 또 고대 일본을 통치한 ‘소가 가문’은 백제에서 건너간 사람들이었고 유명한 성덕태자 또한 이 가문 사람이다. 그러한 역사 관계 역시 충실히 설명했다.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멋진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

목차

1. 여자
2. 어머니 수련
3. 출생의 비밀
4. 단련
5. 소서노검의 행방
6. 스승 왕평
7. 그림 장사
8. 왕비 해진
9. 왜의 백제
10. 아좌태자
11. 선화공주
12.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13. 성덕태자
14. 아좌의 죽음
15. 서동요
16. 아버지와의 만남

책 속으로

장은 탱자나무 뒤를 떠나지 않았다. 마당에서 큰 솥 가득 물을 끓여 부엌으로 들이는 어머니 모습이 보였다. 여자가 목욕을 할 때 어머니는 물을 끓였다. 해가 지자 꽃님의 방에 붉은 홍시 같은 불빛이 번졌다. 어머니와 함께 악기와 음식상을 든 기녀 몇이 꽃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비단옷을 차려 입은 남자가 따랐다. 악기 소리와 혼인축하 노래가 들렸다. 왁자한 웃음소리도 들렸다. 어머니와 기녀들이 꽃님의 방을 나오고 불이 꺼졌다. 장은 별 하나 없는 하늘을 보며 맹세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다시는 여자를 사랑하지도 않겠다고. - 본문 중에서

장은 봉을 고쳐 잡고 휘두르기로 공격해 들어갔다. 봉과 목검이 부딪히자 박달나무로 만든 악기 박을 칠 때처럼 빠르고 경쾌한 소리가 났다. 소나기처럼 뿌려지는 봉이 지명의 좌우를 막았다. 발길이 막혀도 지명은 당황하지 않았다. 가볍게 봉을 응수하다 검으로 목을 찔렀다. 장은 움찔 움찔 뒤로 물러섰다. - 본문 중에서

해가 나온 후에도 비질하듯 몇 번 비가 쏟아졌다. 강변을 흩은 비는 여세를 몰아 바다를 쓸며 나아갔다. 모가지가 꺾인 꽃과 가지가 부러진 이파리들이 산발한 채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장도 날리는 것들에 섞여 검불처럼 날아가고 싶었다. 지명을 이기기 위해 한 올의 힘도 남기지 않고 전심전력을 다 했다. 물레가 돌아가던 어느 날은 왕자의 길을 의식했다. 왕자의 길을 가려고도 했다. 사나운 돌개바람 부는 이 강변에서 장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왕자의 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길이면서도 길이 아닌 바다처럼 그 길은 분명한 길이 아니었다. 꺾이더라도 천 번의 인내로 세우고 부러지더라도 만 번의 의지로 일으켜 나아가야 하는 길이었다. - 본문 중에서

귀족은 자기 일을 좋아하네. 그 일이 자기에게 돈과 명예를 가져다주기 때문이지. 겉으로는 자기 일을 싫어하는 듯 보이는 귀족도 마음속까지 그 일을 싫어하지는 않아. 백성을 위한다 하지만 백성처럼 농사를 지으려는 귀족을 보지 못했네. 백이숙제도 고사리를 캐먹다 굶어죽을지언정 산을 일구지는 않았네. 입만 열면 백성을 위하는 시인, 문사들도 손끝에 흙을 묻히려 하지 않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역사적 사실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되살려낸 백제 무왕의 성장기!

백제 무왕의 성장기를 그려낸 한호택의 역사소설『연서』. 향가 <서동요>의 모티프를 바탕으로, 백제 무왕의 등극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오락성을 충실하게 갖춘 팩션이다.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삶을 통해 백제와 일본과 신라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백제 위덕왕의 서자라는 출생의 비밀을 안고 태어난 장은 스승 왕평을 만나 영웅이 되기 위한 수련을 거친다. 장은 국내외의 상황으로 위기에 빠져있던 백제의 돌파구를 열어줄 영웅으로 성장해간다. 그리고 신라의 선화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한편, 형 아좌태자와 스승 왕평의 죽음으로 인해 장은 백제를 다시 일으킬 영웅이 될 것을 다짐하는데….

이 소설은 백제를 다시 일으키고 찬란했던 제국의 불꽃을 되살리려 했던 무왕의 투쟁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여러 문헌과 자료를 바탕으로 백제의 유물들이 가득한 일본의 아스카시대를 재조명하며 역사학적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간결한 문체와 문단 사이의 철학적 사유, 고대 백제와 일본을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로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호택

글 쓰고 싶어 삼성을 퇴사하고 열 가지 책을 냈다. 영화 시나리오학원에 다니며 소설을 썼고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도 출간했다. 한국경제신문 등에 칼럼을, 여행 잡지에 에세이를 게재했다. 장르 불문 글 자체에 관심이 커 여러 글쓰기 책을 연구하고 그 동안의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글쓰기》를 썼다. <문예사조> 시 부문으로 등단했고 글쓰기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주요 저서소 설 : 《연서》 《2019 한반도 묵시록》자기계발서 :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경제경영서 : 《하루만에 배우는 6시그마》 《팍스하나 스토리》 《트리즈, 천재들의 생각패턴을 훔치다》글쓰기 노트 : 《모든 글쓰기》 《나도 작가 노트》 《삶꿈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