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

한치종 시집

한치종 지음

타임비 2020년 03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내 영혼의 집 무너질 때
가끔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다가 내 영혼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서러움을 절감한다. 그것은 더 용기 있게 살지 못하고 이제 영혼을 담은 낡은 집이 허물어질 때 그 사실을 깨닫고 후회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나눔의 미학만 이해하고 좀 더 넓고 높은 세상을 꿈꾸었더라면 가슴 뛰는 나만의 세상을 쟁취할 수도 있었는데, 눈을 감고 생각하면 그 영원한 지혜의 세상을 가꾸지 못한 아쉬움이 미련으로 남는다.
누구나 자기만의 세상을 가꾸고 산다. 누구나 자기의 허물과 실수와 과오를 겪으며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그 크기와 너비만의 차이만 있을 뿐 결코 세상이 다르거나 차별하는 세상은 없다.
마음의 감옥은 내가 만드는 세상이다. 마음에 비가 내려 검은 때를 모두 씻겨내고 촛불 맑은 빛으로 장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정갈한 밥상을 스스로 차려놓고 우선 우리 가족부터 다정히 불러놓고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
이승에서 다시 이루지 못할 꿈이라 하더라도 아버지는 이런 세상을 꿈꾸었다는 사실만이라도 보여주고 이해시키고 싶다.
빵 가게를 지나며 저 부풀어 오른 신선한 우유 빵 한 개와 토스트가 곁들인 식탁에 아내와 아이들이 자리한 모습을 나는 그리지 않았을까? 난제도 꿈꾸는 가장의 외로움은 그래서 한이 많다.
아이가 아프다. 결혼 후 발병한 작은 세포의 망가짐으로 시작한 상처가 부모의 성긴 마음의 상처로 남아 가슴을 치게 한다. 이제 와 해야 할 일과 하지 못한 도움의 손길 무엇으로 설명해도 앞으로 살아갈 희망이라도 있을 텐데 마음만 하늘에 기대어 기도로 아침을 시작한다.
끝이 없는 삶의 욕망이 꺼지고 내 영혼이 삼각산 능선의 구름으로 잠시 머물더라도 아이의 아픔을 보듬어줄 온기 어린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아침에도 안개속을 헤매다가 저 멀리 병실의 불빛만 희망으로 만난다.

목차

제1부. 나리, 나리 개나리

개나리

어둠이 엷을 때

냉이 꽃

흙1

꽃 잔디

맹꽁이

샤프란 꽃무늬 스카프

맷돌을 돌리며

덕산에 가면

돌담길

산 고양이

한련초

흙2

문(門)을 바르는 날

민애의 어머니

섬진강 벚꽃길

섬진강 벚꽃길

중국의 황토지에서



제2부. 덕산에 가면

천사의나팔꽃

찔레꽃

덕산에 가면

무지개

연평도 해안 언덕에 서면

불씨

호박씨를 묻고

개미 이사

도시광산 개발하기

사유의 십자가

프리즘 세상

발 마사지 봉사

현충원 士兵묘역에서

편지

마음

바다의 맛

칼(刀)



제3부. 내 영혼의 방랑자

장마

도리깨

새우

자연인(自然人)

꿈

해바라기

종묘

흑산도 홍어

토끼의 귀

흙3

운산(雲山) 선생의 구름 사진

너구리 부부

색소폰을 부는 남자

귀뚜라미

시계

개망초꽃



제4부. 산에 구름이 머물 때

일출

자벌레 한 마리

죽비(竹？)를 세우고

내 영혼의 집

원두막의 꿈

가을 해님

빨래집게

모자(帽子)

개구리 반찬

안동 참마

산에 구름이 머물 때

잡지 ‘민주통일’

가출(家出)

마음에 비 내리면

12월의 감나무

주산지에 봄 다시 오면

책 속으로

어둠이 엷을 때


밤과 낮 그 사이의 경계

가장 어둡듯이

밤이 계속되는 그 중간의 조각 사이가

가장 엷다.


그때 영혼이 다시 깨어

여행을 시작하고

꿈이 서툰 발길을 옮긴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치종

한치종;51년 전북 진안에서 출생*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원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원*’97대한교육신문에 ‘유월의 장미’로 등단*격월간 ‘민주통일’ 전무이사 역임*제21회 한민족 예술대전 운문부 최우수상수상*시집 ‘바람이 그린 십자가’외 다수*현재 (사) 한마음복지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