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 살인

박상화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0년 01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20세기 초반 대중 잡지에 실린 단편 추리 소설.
중국 북경 한가운데에 위치한 커다란 저택. 좋은 위치에 화려한 장식의 집이지만, 몇 해째 그 집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귀신이 나오는 흉가라는 소문 때문이다. 그 집 한쪽 구석에 음습하고 서늘한 방이 하나 있는데, 그 방에서 마작판이 벌어질 때마다 사람이 죽어나가기 때문에 생겨난 소문인 것이다.
* 현대적인 표기법과 표현 등으로 수정된 윤문판과 발간 당시의 원문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발간 원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35 (추정치, 발간 원문 포함)

책 속으로

북경에 가면 '내시체허텅' 이라는 곳이 있이다. 누구든지 이곳을 지나가 본 사람은 우뚝 솟아 있는 한 큰 훌륭한 집 하나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이 집에 대한 내력을 모르는 사람은 문을 딱 걸어 잠근 이 집의 외관을 보고 어떤 유복한 중국인 가족이 소유했지만, 잠시 비워놓은 집으로 짐작할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케 훌륭하게 큰 집이, 사람들이 이 집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눈을 뜨고 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기겁을 하여 달아나게 하는 유명한 흉가인 줄을 누가 알 수 있으랴!
다섯 해 동안이나 사람의 발길 하나 들여놓지 않은 이 집의 마루에는 먼지가 쌓이고 쌓여 발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 집이 흉가라는 소문이 한 입 두 입 건너서 근방 사람은 - 어린아이들까지도 다 알도록 유명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이 집에서 들리는 기괴한 소리, 그리고 이 집에 나타나는 두려운, 사람인지 귀신인지 알 수 업는 괴물 - 이것만으로도 독자의 가슴을 섬뜩하게 하기에 족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과학자나 회의(懷疑)주의자들이 코웃음 칠, 항상 돌아다니는 그러한 막연한 도깨비 집 이야기가 아니다. 이 집에서 발생하였든 기괴한 사건의 진상을 - 두 번이나 똑같은 - 셜록 홈즈인들 어떠케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냐. 이 집에 맨 처음 들었던 사람은 퍽 단란한 가족이었는데 이 집에 든 지 3년 되는 해에 한 기괴한 사건이 발생하여 혼비백산해서 이 집을 떠나가고 3년 동안이나 비워 두었다가 다시 다른 사람이 들게 되였는데 그 사람이 들자 얼마 가지 않아서 또 3년 전과 똑같은 기괴한 사건이 발생하여 기겁을 해서 이 집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
그러면 이 흉가를 싸고도는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어찌하야 이 집은 빈 채로 내버려두었는지, 한 지붕 아래 그리고 똑같은 시간에 2년 동안에 두 죽음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아무리 과학 만능 시대인 오늘이라고 할지라도 한 개의 커다란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기괴한 사실이 마작을 하든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 하지만 마작광들은 이러한 마작 때문에 일어난 비극을 알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일까?
이 집의 구조를 잠간 말하여 보자. 번쩍이는 큰 구리 고리 - 방문객을 위한 것 - 와 묵직한 빗장이 달린 붉은 칠한 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다란 뜰이 있고, 검은 벽돌담이 높다랗게 집을 둘러싸고 있다. 아침이면 밝은 햇빛을 받아, 이 집은 한 훌륭한 별장 같이 보이나 해가 저물어 밤이 되면 어둠의 장막이 둘러싸인 이 집의 모양은 아주 무시무시하여, 이 집 앞으로는 사람은커녕 어린 강아지 하나 지나다니지 않는다. 이 집 주인은 이 무시무시하게 두려운 집에다 불을 질러 없애버리려고 하였으나 무슨 후환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미신으로 인해 감히 손을 대지 못한 것이다.
이 집은 그러케 오래된 집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퇴락하지도 않았다.
30년 전에 보통 건축의 형식으로 신비로운 전설이 많은 옛날 서울 북경에다 지었기 때문에, 이 집은 수천 평의 터전을 가졌고 사방으로 방들이 - 마치 한 지붕 밑에 모인 조그만 집들과 같이 - 열을 지어 나란히 둘러싸고 있다. 큰 문을 들어가면 좌우 쪽으로는 문지기의 집들이 있다. 정원사의 집들은 대청을 바라보면 서쪽으로 보이는 뒷문 왼편에 놓인 조그만 뜰 한쪽 구석에 놓여 있다. 이 집은 번화한 거리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집 주위는 죽은 듯이 고요하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흉가와 마작판, 커다란 저택 안을 돌아다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흥미로운 단편 '실화' 소설이다.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는 서사 구조가 특이함을 더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박상화

박상화는 1930년대 활동한 한국의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