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아 살인 사건

최류범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0년 01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20세기 초반 대중 잡지에 실린 단편 추리 소설.
압록강변의 한가로운 시골 주재소로 동네 농부 한 명이 허겁지겁 뛰어온다. 그의 밭 근처 짚 더미 안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주재소의 경찰관은 보기 드문 사건에 허둥대면 현장으로 달려가고, 정말로 짚 더미 속에 참혹하게 살해된 여자의 시신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수사 결과 그 여자는 며칠 전 친구 집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실종된 순아 라는 사람임이 밝혀진다.
* 현대적인 표기법과 표현 등으로 수정된 윤문판과 발간 당시의 원문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발간 원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34 (추정치, 발간 원문 포함)

책 속으로

"나-나리 큰일났습니다. 얼른 오십시오."
아직도 이른 봄의 쌀쌀한 바람이 길 가는 사람의 걸음을 빨리 하게 하는 어느 날 저녁 때였다. K군과 C군이 있는 접경 지대 P 주재소에 얼굴빛이 변해서 뛰어온 농부 한 사람이 있었다.
"왜 그래? 또 원삼이네 내외가 싸움을 시작하였느냐?" 일지에 뭔가를 기입하고 있던 주재소 순사는 몹시 침착한 태도로 농부의 허둥대는 것을 꾸짖는 듯이 말하였다.
"아니에요, 원삼이네 싸움이 아닙니다. 저 양잠전습소(養蠶專習所) 동편에 있은 저희 보리밭 아시죠? 제가 그곳서 일을 하다가 집으로 들어가다가 밤에 새끼를 꼬려고 짚 더미를 쌓아둔 곳에 가서 짚을 몇 단 빼냈는데 그때 힐끗 보니까요, 나리! 짚 더미 속에서 여자의 시체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어떻게나 놀랐는지 허리가 부러질 뻔 한 것을 간신히 참고 이곳까지 뛰어왔습니다, 나리! 벌서 저녁 잡수실 때가 되셨겠지만 저하고 한번 안 가보시렵니까?"
"무엇? 네 보리밭 짚 더미 속에서 여자의 시체가?"
"네! 여자인데 아주 나 젊은 처녀 같아요. 그리고 그 죽은 꼴이란..."
"자! 나하고 함께 가자" 순사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 등불을 챙겨 들었다. 이 비교적 궁벽한 외로운 장소에 있는 주재소에서 십 년에 한 번도 있을까 말까 한 큰 사건이다. 주재소 순사는 극도로 긴장해서 각반을 차고 나섰다.
맑게 개인 하늘에는 벌서 이른 별들이 이곳 저곳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저녁에 부는 바람은 몹시 차지는 않았다. 벌서 봄이 멀지 안았다는 것을 생각케 하는 저녁 때였다. 이른 봄의 밭둑길을 농부 한 사람과 순사 한 사람의 발길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구경이라면 십 리 이십 리라도 쫓아가는 이 마을 사람들이다. 장에 가서 일을 보고 돌아가는 젊은 사람 두 사람이 그들 뒤를 따라갔다.
"응! 이것은 큰일이다" 농부 김 선달이 가리킨 짚 더미 속을 한번 보고 순사는 깜작 놀라면서 말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이래서는 안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짚 더미 앞으로 가까이 가서 참혹한 변사체를 자세히 보았다.
"살인, 살인 하더니 이러한 끔찍한 살인이 또 어디 있단 말이냐?"
김 선달이 헤쳐 놓은 짚 더미 속에서 나온 것은 틀림없는 젊은 여자의 시체였다. 벌서 오래전부터 이 짚 더미 속에 이렇게 파묻혀 있었던 듯 하지만, 때가 겨울인 관계로 시체는 그다지 부패하지 않은 상태였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황량한 들판 한 구석 참혹하게 살해된 젊은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며칠 전 친구 집에 놀라갔다가 실종된 그 여성의 살인범을 찾기 위한 수사가 전개된다. 몇 가지 우연이 겹쳐서 이뤄진 살인 수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아주 짧은 미스터리."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최류범

최류범은 1930년대 활동한 한국의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