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 반란의 기억 - 닥터 손다이크

오스틴 프리먼 지음 | 박종호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2월 1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과학 수사와 역방향 진행 방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처음으로 소개한 닥터 손다이크의 탐정 소설.
영국 해안 근처 외딴 섬에 설치된 등대. 2명의 근무자들이 오랜 시간 갇혀 일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던 중 한 명이 부상을 당하고, 그를 대체할 인력이 작은 나룻배를 저어 해안을 떠난다. 원양 선박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일하기도 한 그 사람은 짙은 안개 속에서도 나룻배를 저어 짧은 거리를 항해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라고 큰소리를 치지만, 며칠 후 그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등대로부터 전해진다.

목차

표지
목차
I. 거들러 등대에서의 죽음
II. 노래하는 뼈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70 (추정치)

책 속으로

유아와 하등 동물에게는 성인의 추리 능력을 능가하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다는 대중적인 믿음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평범한 경험에서 비롯된 판단을 무시하고, 그들의 판단을 우선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믿음은 기이한 이야기에 대한 보편적 애호 이외에는 어떠한 실제적 증거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믿음은 특히 특정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여성들에게 매우 널리 퍼져있다. 그리고 토머스 솔리 부인 또한 그것을 생활신조로 삼아 충실하게 믿고 있었다. 그녀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그래요. 어린아이들과 말 못 하는 동물들이 어쩜 그런 걸 잘 아는지 정말 신기한 일이죠. 하지만 그들은 정말 안다니까요. 그들을 속일 순 없어요. 그들은 진짜 금과 가짜를 한순간에 구별할 수 있고, 또 책처럼 인간의 마음을 읽는다고요. 놀라운 일이죠. 전 그게 본능의 힘이라고 봐요.”
이런 값진 보석과 같은 철학적인 생각을 전달해 준 그녀는 두 팔을 빨래통에 푹 찔러넣었다. 그녀는 한쪽 무릎에는 18개월의 비만한 갓난아기를 받치고 다른 쪽에는 훌륭한 얼룩무늬 고양이 한 마리를 받친 채, 문간에 앉아있는 그녀의 하숙인을 감탄에 젖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제임스 브라운은 노련한 항해사로, 몸집이 작고 여위었으며, 몸놀림이 빈틈없고 조금은 교활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뱃사람답게 아이들과 동물을 아주 좋아했고, 그가 이빨 빠진 잇몸에 빈 파이프를 물고 흔들며 앉아있으면, 고양이는 솜털 공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재봉틀처럼 골골거리는 소리를 내며, 아기는 방긋 웃으며 새 장갑을 끼고 잘 맞는지 확인하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곤 했다.
솔리 부인이 다시 말했다.
“먼 등대에서 지내면 참 쓸쓸하겠죠? 남자 셋만 있고, 이웃에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말이어요. 게다가 아이고, 그들을 돌보고 깨끗하게 해줄 여자가 없으니 얼마나 엉망진창일까요? 하지만 브라운 씨, 당신은 이렇게 낮이 길 때는 일을 너무 많이 하진 않을 거예요. 9시가 넘도록 밝을 테니까요. 그럼 도대체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모르겠네요.”
브라운이 말했다.
“아, 할 일이야 많지요. 램프와 유리를 닫기도 하고, 벗겨진 페인트를 칠하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그는 시계를 둘러보며 덧붙였다.
“시간은 벌써 다 돼가는군요. 10시 반에 만조, 지금 8시가 지났어요.”
솔리 부인은 눈치를 살피며 빨래를 한 옷을 낚아채서 짧은 밧줄 모양으로 짜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떼를 쓰는 아기 브라운을 안심시켰다.
“브라운 씨, 당신의 방은 제가 준비해 놓을게요. 당신이 해안에서 지낼 차례가 오면 꼭 오세요. 저와 톰은 당신이 오시면 기쁠 거예요.” 그녀는 말했다.
“고맙습니다, 솔리 부인.” 브라운이 부드럽게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당신보다 제가 더 기쁠 겁니다.”
그는 솔리 부인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아기에게 키스하고 고양이의 턱밑을 가볍게 두드린 후 작은 옷상자를 집어 어깨에 메고 성큼성큼 오두막집을 나섰다.
그는 늪지대를 가로질러 앞바다에 떠 있는 배처럼 땅의 가장자리에 기괴하게 우뚝 선 리컬버의 쌍둥이 탑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가 푹신한 잔디밭을 거닐자, 톰 솔리의 어린 양들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작별 인사를 하듯 울었다. 제방 문 앞에 이르자,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아름다운 켄트 시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닥터 손다이크는 21편의 장편소설과 40여개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의사이자 탐정이다. 의학박사였지만, 범죄 사건에 관여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최초의 범죄 과학자가 되었다. 그의 수사법은 범죄와 관련된 모든 물리적 자료들을 모아 분석하고, 그 이후에 범인과 동기 등에 대한 추론을 진행한다. 역방향 진행 방식의 탐정 소설의 전형으로, 먼저 범죄 상황이 묘사되고, 이후 손다이크가 그 과정을 재구성하는 줄거리이다."
- 위키피디아

"과학 수사 기법이 빛나는 소설. 생생한 묘사를 통해서 독자들이 상황을 상상하고, 손다이크의 행동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Lafley, Goodreads 독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탐정 소설을 쓰는 방법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의 작품들은 익숙한 구성에 수수께끼가 중심에 놓인 이야기이다. 물론 그 속에는 의학이나 과학적인 소재들이 뒤섞여 있다. 매우 즐거운 독서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손다이크 주연의 작품들을 읽고자 한다."
- Ruavere, Goodreads 독자

"셜록 홈즈와 같은 혈통에서 태어난 탐정이지만, 훨씬 더 법정에 친화적인 태도를 가졌다. 어떤 점에서는 건조하고 복잡한 구성이 매력적이다."
- Donia, Goodreads 독자

"과학 수사의 기법과 셜록 홈즈의 세부 사항에 대한 예민함을 모두 갖춘 흥미로운 탐정의 이야기이다."
- Maguel dolseca, Goodreads 독자

작가정보

저자(글) 오스틴 프리먼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Richard Austin Freeman, 1862 - 1943)은 의사 출신의 작가이다. 대학 졸업 후 정식 외과 의사가 된 그는 1887년 결혼을 하고, 서아프리카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고, 오히려 과도한 업무로 병에 걸렸고, 7년 근무 끝에 귀국했다. 1891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행집 "아샨티와 자만에서의 여행과 삶 Travels and Life in Ashanti and Jaman"을 발표했다. 평단으로부터는 좋은 평가는 받았으나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영국으로 귀국 후 그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개업했지만, 아프리카에서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서 불규칙적으로만 진료 활동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세계대전에는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사실 그는 의학 지식을 겸비한 탐정 손 다이크 시리즈로 유명한 추리 소설가라고 할 수 있다. "붉은 엄지 자국 The Red Thumb Mark" (1907)에서 처음 등장한 손 다이크는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몇 년 후, 그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1912년 발표한 "노래하는 뼈 The Singing Bone"은 전도된 탐정 소설의 구조를 처음으로 시도한 작품이다. 즉 소설 첫부분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범죄가 어떻게 벌어졌는지를 자세하게 묘사한 후, 소설이 전개됨에 따라서 탐정이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구조이다. 손 다이크 작품 내에는 열대 병리학, 재료공학, 독극물학 등의 다양한 과학 분야의 실제적인 지식이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번역 박종호

번역가. 번역 작품으로는 '요재지이'를 비롯한 여러 편의 고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