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노쇠의 시작

버질 F. 쇼클리 지음 | TR 클럽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2월 1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가까운 미래 건강을 제일로 여기며 그를 위해서 정부가 개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사회가 온다. 그리고 그 사회에서 노쇠함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회피 대상이 된다. 이제 갓 35살이 된 주인공 척 데인은 자신이 아직도 건강하다고 믿고 있지만, 집안에 설치된 측정기는 그가 폐암과 심장마비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고음을 내뱉는다. 노쇠의 시작점으로 간주되는 35살이 된 데인은 그런 경고음에 여간 신경이 거슬리는 것이 아니지만, 그의 아내는 그런 상황에 무관심하다.

목차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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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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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17

책 속으로

척 데인은 얼굴에 면도 로션을 펴바르면서 지독하게 찌르는 통증을 즐겼다. 그가 약품 상자를 닫고 형광등이 밝히고 있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마르고 단단한 몸이, 당연히 구릿빛으로 잘 그을려져 있었다. 몇 가닥의 회색 털이 구레나룻 근처에서 펄럭였지만, 그는 자신이 35살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빌어먹을. 그는 자신이 35살이라고 느끼지도 않았다.
그가 욕실 문을 열고 잠시 망설였다. 그는 광전자 빔 사이로 걸어가다가 흉측한 원반을 건드리는 것이 두려웠다. 그는 가끔씩 무릎을 꿇고 기어서 그곳을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멍청하게 느껴지는 자세였다.
그래도, 하루 종일 거기에서 꼼짝 않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날은 월요일이었고, 그는 사무실에 출근을 해야 했다.
그가 어깨에 힘을 주고 복도 속으로 걸어 들어 갔다.
"폐암. 심장마비. 심장마비. 폐암. 경고한다, 늙은이. 경고한다."
***
그 딸랑딸랑 울리는 목소리가 그를 따라 오면서 복도를 울렸다.
"저 빌어먹을 것을 고장내겠어." 그가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하는 공공 주택 검사에서 고장난 것을 금방 발견하고 고쳐 놓겠지. 그리고 빌어먹을 경고를 다시 할 테고."
그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가 자신의 의자에 몸을 수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샐리가 부엌과 식탁을 왕복하면서 아침 식사를 차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푸른 나일론 파자마에 짙은 푸른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포니 테일 스타일로 묶여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다.
그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가 악마 같이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제는 잘 잤어요, 이쁜이? 당신의 그 작은 침대에서?"
"당신도 잘 알 텐데? 빌어먹을.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그는 담배를 피고 싶었다.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는 담배를 원했다. 담배를 향한 욕구가 언젠가 멈추기는 할까?"
"당신도 내가 어디에서 자는지 알았잖아요. 그리고 내 방문은 열려 있었다고요."
갑자기 열정적인 표정을 짓더니 그녀가 그에게 다가와서 그의 무릎에 앉았다. 그녀가 그의 머리를 자신 쪽으로 당겼다. 얼굴에 나일론의 부드러움과 그 안 탄탄한 몸이 느껴졌다. 그녀가 속삭였다.
"내 사랑, 알잖아요. 정부가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요. 나는 혼자서 자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죠."
"그리고 나는 35살이고, 망가지지 않았지."
"35살에서 89일이 지났을 뿐이에요. 내가 얼마나 잘 아는데요. 아, 토스트!"
그녀가 그의 무릎에서 뛰어내리더니 부엌으로 뛰어갔다. 그녀가 전기 토스터에서 탄 토스트를 꺼내는 방식에 그가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그녀는 토스트를 2번 굽는 것 같았다.
그는 접시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서 펼쳤다. 첫 번째 페이지에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선전 선동 관련 내용이 있었다. 머리기사에는 '당신이 무엇인지 아는 그 짓을 했기 때문에 이번 주에만 375명이 사망함.'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두 번째 기사는 '당신이 그 다음 순서일까?' 였다.
겨우 300여명의 사망자가 예측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삿거리였다. 신문의 반쪽에 걸쳐서 희생자들과 배우자들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들은 '성적 육체 관계에 의해서 40세 이상의 남자의 40%, 여자의 35% 이상이 심장마비로 사망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 행위를 계속' 했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건강 만능 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사생활이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에 대한 재치 넘치는 묘사. 굉장히 짧은 분량을 통해서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정확하게 제시한 작가의 솜씨가 놀랍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버질 F. 쇼클리

버질 F. 쇼클리 (Virgil F. Shockley)는 1950년대 미국의 SF 작가이다.

번역 TR 클럽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