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브라이스 월튼 지음 | TR 클럽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2월 1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극도로 통제된 사회에서의 과학 기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통찰력이 빛나는 단편.
샘 루이스는 사막 한가운데 정부에 의해 조성된 거대한 연구 단지에서 원자력 공학과 로봇 공학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이다. 그가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살게된 것은, 전세계에 걸친 대규모 전쟁이 발발하고, 정부가 과학 기술을 보호하겠다는 정책을 펼치면서이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샘 루이스. 그러나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과학 지식과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금지되고, 그들은 연구 단지 밖으로 나가거나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없다. 그 결과, 연구 성과가 매우 저조하게 되고, 사람들은 연구와 개발을 포기한 채 흥청망청거리는 쾌락을 탐닉한다. 샘 루이스는 그런 상황에 염증을 느끼고 뭔가를 모색해 보기로 결심한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31

책 속으로

어둠 속에서 정신을 차려보려고 노력하면서 샘 루이스가 생각했다. 우리는 죽은 채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전혀 명예롭지 않는 죽음이었다. 먼지에 뒤덮인 쓸모없는 멍청한 죽음이었다. 형편없고, 수치스러우며, 쓰레기 같은 죽음이었다. 더이상 견디기에는 우스울 정도였다.
빌어먹을 전쟁. 빌어먹을 정부. X 캠프, Y 캠프, Z 캠프, D 캠프, 아니면 유치한 한 글자 이름을 붙인 캠프 모두 빌어먹을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샘과 다른 사람들이 너무 오랜 시간 갇혀 있는 무덤에 법률적인 이름을 붙인 것들에 불과했다.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에 못 이겨 샘이 어둠 속에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여자 가슴의 부드러운 윤곽에 닿았다. 그녀의 따듯한 몸이 움직였다. 그가 시선을 돌려서 베티 셋턴의 동그란 얼굴이 달콤하면서 여유로운 잠에 빠진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 여유롭고..... 자유로운..... 그가 생각했다.
세상에나. 그가 손을 떼고, 침대에서 빠져나와, 마루 한가운데로 가서, 나일론 작업복과 샌들을 찾아, 조용히 입었다. 베티의 아파트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문을 열었다. 아주 재빠른 동작으로.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은 씁쓸함으로 붉어졌고, 그의 입은 역겨움에 뒤틀려 있었다. 그녀가 조금 움직였다. 그는, 그녀가 잠에서 깨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야." 그녀가 쉰 소리로 말했다.
"가지 마."
그녀는 깨어 있었지만, 여전히 Vat 69가 선사한 행복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는 슬픔과 심술궂은 생각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그가 등뒤로 문을 거세게 닫고, 황량한 밤 공기 속으로 내달렸다. 한쪽으로 위장을 한 막사들이 보였고, 다른 쪽으로 실험실 건물을 포함한 넓은 부지가 보였다. 별빛 아래 모든 건물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그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밖으로 나가서, 그들에게 모든 것들을 말하고, 내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을까?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 다른 누구도 그를 이해하거나 그의 말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너무 멍청했고 순종적이었다. 절대로 철조망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경비병들이 그를 병동으로 데리고 가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 머릿속에 남은 모든 것을 조사하고, 그 남은 모든 것들이 다음날 아침 쓰레기가 되어 소각로에서 태워질 가치조차 잃을 때까지 조사를 계속할 것이다. 세뇌를 당하고 깨끗하게 처리되어서, 그의 머리는 정신의 가장 아래까지 가라앉고 위아래조차 구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해서 무감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의사를 표현할 정도의 용기는 있지 않은가? 그들이 황폐한 두뇌세포들을 멍청하게 만들어서 영구적인 멍함의 상태로 만들기 전에 온전한 정신의 일부라도 구하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은가?
베티와 그는 온전한 정신에 집착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서로 가까워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타락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저항하고 도전하려 했다. 그런데 자존감이라는 측면에서 지금 남은 것은 무엇인가?

출판사 서평

<추천평>
"대규모 강대국 사이의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정부는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을 모아 사막 한가운데 특수한 지역에서 살도록 만든다. 그러나 강력한 보안 조치들 때문에 실험과 연구 성과가 나오지 않자, 과학자들은 작업을 중단한 채 정부에서 지급하는 술과 마약, 각성제 등을 탐닉하며 살고 있다. 보안과 애국, 안보 우선주의 등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결과가 얼마나 역설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소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브라이스 월튼

브라이스 월튼(Bryce Walton, 1918 - 1988)은 미국의 대중 소설 작가이다. 유명한 TV 시리즈인 "비디오 선장과 특공대 Captain Video and His Video Rangers"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1961년 알프레드 히치콕 단편상을 수상했다.

번역 TR 클럽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