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계획 살인 - 닥터 손다이크

오스틴 프리먼 지음 | 박종호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2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과학 수사와 역방향 진행 방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처음으로 소개한 닥터 손다이크의 탐정 소설.
런던 근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펨버리에게는 숨겨야만 하는 과거가 존재한다. 바로 그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탈옥한 죄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 살던 펨버리는 런던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예전의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과 마주친다. 바로 과거 교도소에서 간수로 일했던 프랫이라는 사람이 그를 알아보고 접근해 와서 돈을 주지 않으면 그의 정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다. 잔인한 범죄자의 기질을 지닌 펨버리는 프랫을 제거하고, 그 살인 혐의를 엉뚱한 사람에게 씌우기 위한 교묘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목차

표지
목차
I. 프랫 씨 제거
II. 사냥개의 라이벌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81 (추정치)

책 속으로

빈티지 와인을 주문하고 값을 지불한 고객에게 싸구려 포도주를 제공한 와인 상인은 좋지 못한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그는 특정한 법적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철도 회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철도 회사는 일등석 요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피하려고 비싼 요금을 지급한, 그런 종류의 동행을 승객에게 강요했다. 그러나 허버트 스펜서 (영국의 사회학자, 철학자. - 역자 주)가 설명하려 했던 것처럼 기업의 양심은 개인의 양심에 비하면 훨씬 열등한 법이다.
기차가 메이드스톤(서)역에서 막 떠나려 할 때, 거칠고 건장한 남자 - 분명히 제3등 칸에 어울릴 법한 행색이었다 - 를 승무원이 그의 객실로 안내했을 때, 루퍼스 펨버리 씨가 느꼈던 감상은 그러했다. 그가 비싼 요금을 지불한 이유는 쿠션이 있는 좌석을 원해서가 아니라, 혼자서 가거나 최소한 상대할 만한 동행과 함께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 남자가 들어온 것에 매우 분개했다.
그러나 만약 그 낯선 사람의 존재가 철도회사의 계약 위반이었다면, 그의 행동은 적극적인 모욕이었다. 그는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무례한 시선을 펨버리 씨에게 던졌고, 그 후에도 폴리네시아의 우상처럼 눈도 깜박이지 않고 멍하니 그를 계속 응시했기 때문이다.
펨버리 씨는 그 시선에 어느 정도는 불쾌했고, 매우 당황스러웠다. 펨버리 씨는 점점 불편해지며 화가 치밀어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주머니를 들여다보고 한두 통의 편지를 읽고 명함을 모은 것을 분류했다. 그는 우산을 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마침내 인내심이 고갈되고 분노가 끓어오른 그는 서릿발 같은 냉담한 심정으로 낯선 사람에게로 눈을 돌렸다.
“선생님, 내 생각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를 알아보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전 10만 명 중에서도 당신을 알아볼 겁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그 대답은 펨버리 씨의 말문이 막힐 정도로 뜻밖이었다.
그 낯선 이는 엄숙하게 말을 이었다.
“아무튼, 전 얼굴을 알아보는 데 재능이 있어요. 전 절대 잊지 않으니까.”
“그것참 큰 위안이 되는군요.” 펨버리가 말했다.
“제겐 매우 유용하지요.” 그 낯선 사람이 말했다.
“적어도, 제가 포틀랜드 교도소의 간수였을 때는 그랬었지요. 당신도 절 기억할 겁니다. 장담하지요. 제 이름은 프랫입니다. 난 당신이 그 신이 버린 구렁텅이, 포틀랜드 교도소에 복역할 때 보조 교도관이었지요. 그리고 업무차 런던에 가곤 했는데, 그럴 때면 정말 기뻤지요. 그 당시엔 할로우웨이에 유치장이 있었고, 브릭스턴으로 옮기기 전이었습니다.”
프랫은 추억 속에서 잠시 이야기를 멈췄고, 펨버리는 놀라 창백해지더니 숨을 헐떡이다가 몸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당신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틀림없소.”프랫이 대답했다.
“천만에, 넌 프란시스 돕스야, 그게 너야. 12년 전 어느 날 저녁 포틀랜드에서 탈출했지. 다음날 해안에 밀려온 죄수복이 발견되었지. 도망친 흔적은 없었어.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주 깔끔했지. 그러나 상습 범죄자 등록소에는 두어 장의 사진과 지문 세트가 있어. 어때, 와서 확인해보고 싶지 않나?”
“왜 내가 상습 범죄자 등록소에 가야 하지?” 펨버리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닥터 손다이크는 21편의 장편소설과 40여개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의사이자 탐정이다. 의학박사였지만, 범죄 사건에 관여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최초의 범죄 과학자가 되었다. 그의 수사법은 범죄와 관련된 모든 물리적 자료들을 모아 분석하고, 그 이후에 범인과 동기 등에 대한 추론을 진행한다. 역방향 진행 방식의 탐정 소설의 전형으로, 먼저 범죄 상황이 묘사되고, 이후 손다이크가 그 과정을 재구성하는 줄거리이다."
- 위키피디아

"과학 수사 기법이 빛나는 소설. 생생한 묘사를 통해서 독자들이 상황을 상상하고, 손다이크의 행동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Lafley, Goodreads 독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탐정 소설을 쓰는 방법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의 작품들은 익숙한 구성에 수수께끼가 중심에 놓인 이야기이다. 물론 그 속에는 의학이나 과학적인 소재들이 뒤섞여 있다. 매우 즐거운 독서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손다이크 주연의 작품들을 읽고자 한다."
- Ruavere, Goodreads 독자

"셜록 홈즈와 같은 혈통에서 태어난 탐정이지만, 훨씬 더 법정에 친화적인 태도를 가졌다. 어떤 점에서는 건조하고 복잡한 구성이 매력적이다."
- Donia, Goodreads 독자

"과학 수사의 기법과 셜록 홈즈의 세부 사항에 대한 예민함을 모두 갖춘 흥미로운 탐정의 이야기이다."
- Maguel dolseca, Goodreads 독자

작가정보

저자(글) 오스틴 프리먼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Richard Austin Freeman, 1862 - 1943)은 의사 출신의 작가이다. 대학 졸업 후 정식 외과 의사가 된 그는 1887년 결혼을 하고, 서아프리카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고, 오히려 과도한 업무로 병에 걸렸고, 7년 근무 끝에 귀국했다. 1891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행집 "아샨티와 자만에서의 여행과 삶 Travels and Life in Ashanti and Jaman"을 발표했다. 평단으로부터는 좋은 평가는 받았으나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영국으로 귀국 후 그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개업했지만, 아프리카에서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서 불규칙적으로만 진료 활동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세계대전에는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사실 그는 의학 지식을 겸비한 탐정 손 다이크 시리즈로 유명한 추리 소설가라고 할 수 있다. "붉은 엄지 자국 The Red Thumb Mark" (1907)에서 처음 등장한 손 다이크는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몇 년 후, 그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1912년 발표한 "노래하는 뼈 The Singing Bone"은 전도된 탐정 소설의 구조를 처음으로 시도한 작품이다. 즉 소설 첫부분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범죄가 어떻게 벌어졌는지를 자세하게 묘사한 후, 소설이 전개됨에 따라서 탐정이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구조이다. 손 다이크 작품 내에는 열대 병리학, 재료공학, 독극물학 등의 다양한 과학 분야의 실제적인 지식이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번역 박종호

번역가. 번역 작품으로는 '요재지이'를 비롯한 여러 편의 고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