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파이프

리처드 마쉬 지음 | 박종호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1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담배 파이프 수집가인 주인공에게, 또다른 담배 파이프 수집가이자 경쟁자인 트레스로부터 선물이 도착한다. 아주 기괴한 동물이 조각처럼 새겨진 파이프였는데, 그 동물이 살아 움직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파이프의 신비함에 이끌려 그 파이프로 담배를 피우고, 몇십 초 후 정신을 잃는다.

목차

표지
목차
1. 선물
2. 실험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37 (추정치)

책 속으로

그것은 정말 멋진 선물이었다. 아주 멋진! 트레스는 선물과 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그것이 어떤 종류의 담배 파이프인지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그것은 백단향나무 상자에 들어 있었는데, 그 상자 자체에도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조각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주목할 만하다’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비록 작품성이 의심의 여지없이 예술적이었지만 그 결과가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조각한 사람은,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추한 형상 몇 가지로 상자를 장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 형상은 내게 악마처럼 보였다. 아니면 아마도 그것들은 어떤 신화 체계에서 언급된 부수적인 신들을 나타내려고 의도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신화가 낯선 것이었기에 오히려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파이프 자체도 그 상자에 걸맞은 작품이었다. 호박색 마우스피스가 달린 해포석 (점토광물의 일종으로 고급 재료 - 역자 주) 파이프였다. 그것은 보통 흡연용으로 쓰기에는 너무 컸다. 하지만, 물론 그런 파이프로 담배를 피우지는 않는다. 내 수집품 중에는 식후의 담배에 제격인 파이프도 있다. 중국 마니아에게 그의 골동품 첼시 잔으로 차를 마시게 해 달라고 부탁하면, 당신은 인간 우정의 내구성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리라. 트레스가 말한 대로 파이프의 영광은 조각에 있었다. 나는 파이프가 아름답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자 위의 조각에 대해 그런 주장을 하는 것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트레스가 그의 편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템 (손잡이와 입이 닿는 부위)과 볼 (담뱃잎을 넣는 부위) 부위는 꽤 평범했지만, 볼 가장자리에는 어떤 종류의 도마뱀이 새겨져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문어라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에는 그것이 도마뱀 종류의 거의 독특한 일원이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었다. 그 생물은 볼의 가장자리를 타고 스템을 향해 내려가는 것으로 표현되었는데, 그 다리나 더듬이, 촉수, 혹은 그 무엇이라고 부르든, ‘사방에 널려 있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예를 들어, 그중 두세 개는 볼을 빙빙 돌았고, 그중 두세 개는 스템에 꼬여 있었고, 한 개는 특히 끔찍한 것이, 공중으로 떠오르도록 해서 파이프를 입에 넣으면 그 물건이 코를 똑바로 향하게 되어 있었다.
그 생물과 관련해서,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 특징은 그것이 숨막히게 생생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호박으로 조각된 것처럼 보였지만, 어떤 착색 물질이 주입된 것이 틀림없는데, 호박 안의 그 생물은 특이하게도 무시무시한 녹색이었기 때문이다. 파이프를 살펴볼수록 트레스의 관대함에 더욱 놀랐다. 그와 나는 라이벌 수집가다. 나는 그의 파이프 컬렉션에 쓰레기만 들어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그는 꽤 괜찮은 표본을 두세 개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수집품을 내 것과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일 것이다. 트레스도 그 점을 의식하고, 분하게 여기고 있다. 한번은 그가, 자신의 파이프 하나가 내 파이프 컬렉션 전체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레스는 그 파이프가 월터 롤리 경의 것이었다고 넌지시 암시했지만, 터무니없는 가짜에 불과했다. 나는 그 말을 용서했는데, 질투심이 우리의 고귀한 본성을 압도할 때 한 말은, 심지어 조셉 트레스라도 용서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신비한 힘 또는 이상한 작용을 하는 담배 파이프. 피는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세 주인공이 동원하는 방법, 또는 실험이 장난스럽기도 하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이었다는 데 동의할 수 밖에 없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리처드 마쉬

리처드 마쉬 (Richard Marsh, 1857 - 1915) 는 영국 작가 리처드 버나드 헬드만의 필명이다. 19세기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문인이었던 마쉬는 '딱정벌레 The Beetle'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약 80종이 넘는 장편 소설과 많은 수의 단편을 공포, 범죄, 로맨스 분야에서 발표했다. 많은 작품이 현재까지도 재인쇄되어 판매되고 있고, 많은 단편선 등에 재수록되고 있다. 23살의 어린 나이에 소년 잡지 등에서 소설을 발표하면서 데뷰했고, 2년 후 잡지 부편집장이 되었다. 그러나 1년 후 갑작스럽게 잡지사를 퇴직하고, '리처드 마쉬'라는 필명으로 대중 소설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기의 작품들이 당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 박종호

번역가. 번역 작품으로는 '요재지이'를 비롯한 여러 편의 고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