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감 보호구역

로그 필립스 지음 | TR 클럽 옮김

위즈덤커넥트 2019년 11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강대국 간의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폐허가 된 도시 위에 숲이 자라는 것과 더불어 인류 안에서도 지적 능력이 결여된 종이 등장한다. 며칠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이 어울리는 무리의 사람들 조차 금방 잊고, 맹목적으로 물건을 수집하면서, 본능에 따라서 사는 새로운 종의 사람들. 그러나 그들 중에는, 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언어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할 줄 아는 소년 하나가 살고 있다. 잠시 무리와 떨어져 한가한 휴식을 즐기던 소년이 뭔가 이상한 물건들을 들고 있는 생명체들을 목격한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추정 페이지수: 37

책 속으로

"하이, 하이, 하이." 빅원이 소리쳤다. 그리고 '그것'의 앞쪽 끝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이, 하이, 하이." 팻원과 다른 여러 명이 조금 더 부드러운 소리로 메아리치듯 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선 곳에서 '그것'의 잡을 수 있는 부분을 잡고 일어났다.
'그것'이 완전히 들리고, 기어서 이동하는 속도로 나아갔다.
"하이, 하이, 하이, 하이, 하이." 엘프가 노래 부르며, 숨을 헐떡이는 사람들과 그들이 든 물체 좌우로 앞뒤로 뛰어다녔다.
'그것'이 웃자란 풀 사이로 15미터 정도 앞으로 운반되었다.
"아, 아, 아." 빅원이 크게 한숨을 쉬면서 '그것'의 앞을 천천히 아래로 내려서 검은 부드러운 흙 사이로 묻히도록 만들었다.
"아." 팻원과 다른 사람들이 한숨을 쉬고, 그것을 내리고 똑바로 서서, 통증이 느껴지는 근육을 풀고, 쥐가 난 손을 어루만졌다.
"아, 아, 아, 아, 아." 엘프가 노래 부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와 주위를 뛰어다녔다. 엘프가 빅원 근처로 왔다가, 재빠르지만 적대적이지 않은 손짓에 뒤로 물러났다.
모두가 웃었다. 빅원이 가장 크게 웃었다. 빅원이 엘프를 집어 들어 발치로 끌고 와 등을 다정하게 두드렸다. 그의 거친 검정 턱수염 위쪽으로 이가 반짝이고 커다란 미소가 나타났다.
엘프가 그 미소에 미소로 화답했다. 그 순간 더욱 강하고 크게 자라서 빅원처럼 되고 싶다는 그의 영원한 소망이 몸을 꿰뚫으며 새로운 힘을 부여하는 듯 했다.
갑자기 빅원이 '그것'의 앞쪽으로 뛰어가더니 소리쳤다.
"하이, 하이, 하이."
"하이, 하이, 하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뛰어오르며 외쳤다. 그리고 다시 '그것'이 15미터 앞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넓은 풀밭을 가로질렀다.
방대한 블랙베리 덤불숲이 한쪽에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빅원이 진행 경로를 그쪽으로 틀었다. 이제 앞은 경사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는 길이었고, 한 번에 앞으로 가는 것이 12미터로, 10미터로, 다시 9미터로 줄어들었다. 그들이 블랙베리 숲에 다다랐을 즈음, 그들은 모두 땀에 젖어 번들거렸다.
커다랗게 익은 블랙베리들이 가득 찬 넓고 풍성한 덤불숲이었다. 사람들이 게걸스럽게 열매를 먹다가, 시간이 흐르자 여유를 부리며, 과일 진물이 묻은 턱수염을 서로 가리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지역 과일을 모두 따먹자, 그들이 다시 '그것'을 향해서 뛰어가더니, 다시 3미터를 운반했다. 그리고 또다른 지역의 과일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거기에서부터는 몇 미터 이상을 움직이지 않았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지적 능력을 결여한 인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시점. 이 작품은, 지적 능력이 결여된 조상을 가졌으나, 향상된 기억력과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소년의 시점에서 줄거리가 진행된다. 야만과 비야만 혹은 문명의 경계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로그 필립스

로저 필립 그레이험 (Roger Phillip Graham, 1909 - 1966)은 미국의 SF 및 미스터리 등 대중소설 작가이다. 로그 필립스, 크레이그 브라우닝 등의 필명으로 주로 '놀라운 이야기들 Amazing Stories"에서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워싱턴 주에서 태어나 대공황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그레이험은 가난한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 곳곳에서 생활을 했으나, 비교적 지속적이고 충실한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워싱턴 주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후, 그레이험은 전기 발전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는, 조선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 시기인 1943년 그레이험은 첫 작품 '살인 노트 Murder Note'를 '복면의 탐정 The Masked Detective' 잡지에 투고하면서 작가로서 데뷰했다. 세계대전이 끝나자, 그는 전업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즉 1945년 '자유의 종을 울려라 Let Freedom Ring'을 500달러의 선인세를 받고 출간하면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후 미스터리 쟝르에서 판매가 부진하자, 그레이험은 SF 쟝르로 관심을 돌렸고, 1948년 '놀라운 이야기들 Amazing Stories' 잡지에 일련의 편집자 노트와 함께 단편 소설들을 '클럽하우스'라는 이름의 연작 및 시리즈 형태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SF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클럽하우스는 금세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시기 그레이험의 대표작들에는 '핵전쟁 Atom War' (1946), 'M봉-아 M'Bong-Ah' (1949), '사이버린 The Cyberene' (1953) 등이 유명하다. 특히 1946년 발간된 '시간의 덫 Time Trap' 은 최초의 대중소설 시장을 겨냥하고 제작된 최초의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52년 장편 소설 출간 기획의 실패, 클럽 하우스의 기반 역할을 한 '놀라운 이야기들'의 방향 선회 등이 이어지면서, 그레이험의 영향력과 인기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그레이험은 SF 컨벤션 조직가 및 편집자, 작가 등으로 활동을 이어갔으나, 40년대 말의 인기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1966년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기 전 몇 년 동안, 그레이험은 SF 뿐만 아니라 탐정소설, 미스터리 쟝르의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번역 TR 클럽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