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재지이 - 원수 갚은 동생 외
2019년 06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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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114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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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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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에 40여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담은, 위즈덤커넥트판 "요재지이"는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매달 1권씩 간행될 예정이다.
목차
염라 <閻羅>
거인 <大人>
원수 갚은 동생 <向?>
동 공자와 관우 <董公子>
여우 잡는 여우 <周三>
개발에 편자 <?異>
폭군과 귀신 <?政>
냉 생 <冷生>
여우가 음란 서생을 징계하다. <狐懲淫>
산중 도시 <山市>
매 맞는 남편 <江城>
손 생 <孫生>
자라 왕의 보물 <八大王>
목매는 시늉 <?縊>
나조 <羅祖>
죽음을 면한 선행 <劉姓>
소구랑 <邵九娘>
공 신선 <鞏仙>
상씨 형제 <二商>
기수 수재 <沂水秀才>
매화의 여자 <梅女>
곽 수재 <郭秀才>
스님 귀신 <死僧>
앵무새 부인 <阿英>
귤나무 <橘樹>
하늘에 나타난 글자 <赤字>
우성장 <牛成章>
청아 <?娥>
거울 점 <鏡聽>
날아간 소 <牛>
귀신이 반한 남자 <金姑夫>
임지를 예언한 꿈 <梓潼令>
귀신의 침 <鬼津>
선인도 <仙人島>
염라대왕이 훙거(薨去)하다 <閻羅薨>
미친 도사 <?道人>
호사낭 <胡四娘>
스님의 술법 <僧朮>
정해진 수명 <祿數>
유 생 <柳生>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225 (추정치)
임도에 풍 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원래 부귀한 집안의 후손이었으나, 후에 집안이 쇠락하였다. 자라를 잡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없어서, 자라를 잡아 그에게 주는 것으로 빚을 갚았다. 하루는 머리가 아주 큰 자라 한 마리를 바치는데 이마에 흰 점이 있었다. 풍 생은 자라의 모양이 평범한 자라와는 다르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놓아주었다. 나중에 사위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항하 기슭으로 지나갔는데, 날이 저물어 어둑했다. 멀리 술 취한 사람이 보였는데, 두세 명의 종을 거느리고 비틀거리며 걸었다. 멀리서 풍 생을 본 그가 물었다.
"게 누구요?"
풍 생은 무심코 대답했다.
"길 가던 사람이오."
술 취한 사람이 화를 내며 말했다.
"길 가는 사람은 이름도 없는 건가?"
풍 생은 길을 재촉하는 마음이 매우 간절하여 그의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걸어갔다. 술 취한 사람은 더욱 화가 나서 풍 생의 소매를 붙잡고 걷지 못하게 하였는데,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 풍 생은 더 짜증이 났지만, 힘껏 잡아당겨도 풀리지 않자 물었다.
"그러는 당신 이름은 뭔가?"
그는 잠꼬대하듯 말했다.
"난 남도의 구 현령인데, 그래서 뭐 어쩔 거냐?"
풍 생이 말했다.
"세상에는 이런 현령이 있구나. 구 현령이기에 망정이지 신 현령이었으면 길 가는 사람을 다 죽였겠구나!"
술 취한 사람은 분노하여 무력을 쓰려고 했다. 그러자 풍 생도 화가 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이 풍 모가 남이 때린다고 맞아줄 것 같으냐!"
술 취한 사람은 이를 듣고서 기뻐하더니 비틀거리며 절을 하고 말했다.
"내 생명의 은인이셨구려. 몰라 뵙고 죄를 지을 뻔했소."
그는 일어나서 수행원들을 부르고 먼저 돌아가서 술과 안주를 준비하라고 했고, 풍 생에게 자기 집으로 가자고 권했다. 풍 생은 사양했으나, 그가 거듭 권하며 풍 생의 손을 잡고 몇 리를 걸어 작은 마을에 이르렀다. 뜰 안으로 들어서니 사랑채가 모두 화려하여 마치 귀인의 집 같았다. 술 취한 주인이 좀 깨어난 뒤에야 풍 생이 이름을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말씀드릴 테니, 그대는 절대 놀라지 마시오. 나는 도수의 팔대왕이오. 방금 서산청동에서 술을 마셨는데, 술이 과해서, 은인에게 결례를 범하고 말았소. 참으로 부끄럽구려."
풍 생은 그 말을 듣고서, 그가 요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의 태도가 은근하여 무섭지는 않았다.
잠시 후 푸짐한 연회석을 차리고 팔대왕과 풍 생이 다정하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팔대왕은 술을 호방하게 마시며 연거푸 여러 잔을 마셨다. 풍 생은 그가 또 취해서 술주정을 부리며 그를 때리려 할까 봐 술에 취한 척 자리를 뜨려고 했다. 팔대왕은 그의 뜻을 깨닫고 웃으며 말했다.
"선생은 내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릴까 두려워하지 마시오. 술에 취한 사람은 행실이 단정치 못하며, 전날 밤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오. 술을 마신 사람은 덕이 없어 고의로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이 10명 중 9명꼴이오. 당신과 친구로 지내기에는 부족하지만, 아직 당신에게 무례하게 대할 엄두를 내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저를 거부하시오?"
풍 생은 다시 앉아 정중하게 충고했다.
"자신이 아는 이상, 왜 자신의 행위를 고치지 않소?"
<추천평>
"포송령이 작품을 선정한 괴이소설집이며 건륭기에 나왔다. 이 작품에는 사람과 여우의 요괴와 꽃의 요정이 많이 등장하지만 인간과의 교정(交情)으로 그들은 재화(災禍)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게 힘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으로 묘사하였다. 독자는 음침감보다는 친근감을 느낀다. 사회적 모순에 민감한 작자가 민중의 기분을 대변했다고 하겠다."
- 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
"당 시대의 전기나 전등신화 계통의 이야기이지만, 민간의 이야기를 그대로 수록하지 않고, 특이한 이야기를 그려내려는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집필하였다. 그 결과, 교묘한 구성과 전거가 있는 용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한 간결하고 세밀한 묘사가 전개되어 있으며, 순서도 정연하다. 거기에는 괴이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교착한 새로운 세계가 아름답게 전개되어, 현실을 그린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의 참다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며, 중국의 괴이문학 중에서 예술적 향기가 가장 높은 걸작으로 되어 있다.
- 두산백과
"기묘한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문헌상에 쓰인 용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한 독자적이고 간결한 표현으로 섬세하게 묘사하였고 순서도 정연하다. 거기에는 괴물 세계와 인간 세계의 교착이 아름답게 전개되고 에로티시즘의 매력도 더해져서 현실을 묘사한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의 진실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중국 괴이문학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 세계백과사전
작가정보
저자(글) 포송령
포송령 (蒲松齡, 1640~1715) 청나라 초기의 학자로,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글재주를 자랑하였으나, 연달아 과거에 낙방하여 불운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생계를 위해서 가정교사와 임시 관료 등의 직업을 전전하다가, 지방 명문가에서 고정적인 가정교사 자리를 얻어서 30년을 일했다. 72세가 되어서야 겨우 과거 시험에 합격하였고, 이후 저작 활동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요재지이", "성세인연" (醒世姻緣) 등의 작품을 남겼다.
번역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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