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에 울다
2019년 06월 1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37.54MB)
- ISBN 9791196554712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판매가 5,85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3대 명인 바쇼, 부손, 잇사부터 근현대 하이쿠 시인의 작품까지,
그곳에서 오늘의 나를 만나다'
5.7.5의 17자로 된 하이쿠라는 짧은 시를 마음이라는 연못에 던지는 하나의 돌이라고 할 때, 그 돌이 연못에 빠져 퍼지는 동심원은 그 돌의 메시지로서의 영향력을 나타낸다.
아주 작은 티끌은 떨어져도 동심원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덩치가 크더라도 풍선은 마음의 연못에 빠지지 못할 것이다. 요는 덩치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이 연못에 빠지는 형태를 갖추었는지, 그렇다면 속으로는 어느 정도의 밀도를 가졌느냐가 파문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다.
그렇게 하이쿠가 만들어내는 동심원의 모양은 천차만별할 것이다. 작가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온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읽는 이의 입장에서 색깔이 달라지기도 하고 무게가 달라지기도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을 수도 있다. 내게는 좋게 느껴졌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일본인이 좋아하는 작품 백 구를 읽어도 한국인인 내가 감응할 수 있는 구는 몇 구밖에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여기 실은 작품은 역사적으로도 유명하되 필자 개인적으로 감응한 것을 위주로 선정하였다. 단순히 하이쿠의 번역을 올리고 계어(季語, 계절을 상징하는 단어)는 무엇이라는 정도의 소개서는 전례가 많지만 하이쿠 한 구의 의미를 깊게 파고들며 자신의 것으로 음미하는 작업은 아마 본서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5.7.5의 17자로도 이루어진 하이쿠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짧은 시의 전통은 있고 요즘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우리 짧은 시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도 본서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여는 말>에서
[冬]
가오리연이여 / 어제 하늘에 있던 / 바로 그 자리
겨울바람의 / 끝은 있다네 / 바다의 소리
겨울바람에 / 무엇으로 살아갈까 / 초가 다섯 채
말 못한 사랑 / 하얀 산에 또 눈이 / 내려 쌓이고
삭막한 들판을 / 걷는 내 마음에 / 푸르른 호수
도끼를 내려치니 / 놀랍게도 향을 뿜는 / 겨울나무여
[春]
오래된 연못 / 개구리 뛰어들어 / 나는 물소리
조선의 배가 / 지나가는 바다의 / 봄 안개여
봄날은 간다 / 찬자를 원망하는 / 와카의 작자
꽃샘추위에 / 기침을 콜록거리는 / 늙은 인형사
책을 안 읽은 / 하루는 왠지 허전해 / 봄날의 저녁
산길을 가다 / 왠지 그윽한 향기 / 제비꽃 하나
나비를 좇아 / 봄날의 깊은 산을 / 헤매이누나
내게로 와서 / 함께 놀지 않을래 / 어미 잃은 참새야
울며 지나는 / 베르테르와 마주친 / 안개 낀 밤거리
[夏]
그 옛날 보았던 / 깊은 산속의 포스트 / 안개 속에서 찾다
장터 안에는 / 온갖 냄새 가득하네 / 여름밤의 달
개미의 행렬 / 비구름 봉우리에서 / 이어져왔나
조용하구나 / 바위에 스며드는 / 매미 울음소리
거친 바다여 / 사도섬에 가로놓인 / 은하수
안녕이라고 / 비 내리는 차창에 / 손가락으로 쓰다
[秋]
깊은 가을 밤 / 이웃은 무얼 하는 / 사람일까
이 길 / 지나는 이 없는 / 가을의 저녁
감을 먹는데 / 종이 울리는구나 / 나라의 호류지
한 여관에서 / 유녀도 같이 묵었네 / 싸리꽃과 달
그리운 임의 / 먼 발걸음 소리 / 낙엽이었네
바위산의 / 바위보다 하얗다네 / 가을의 바람
무엇을 구하려는가 / 바람 속을 걸어가다
오래된 절에 / 희극 공연이라네 / 저무는 가을
여행길 몸져누워 / 꿈은 황량한 들판 / 헤매이누나
가오리연이여
어제 하늘에 있던
바로 그 자리
- 부손
하늘로 높이 뜬 지원이의 연을 바라보면서 내 어릴 적 하늘로 사라진 그 연을 생각한다. 연을 띄우는 땅은 예전의 그 땅이 아니지만, 하늘은 내 어릴 적의 하늘 그대로 바뀌지 않은 듯하다. 옛날에 본 하늘처럼 차갑게 파란 초겨울의 하늘에 지금은 지원이의 연이 떠 있다. 연줄은 쉬이 끊어지지도 않고 높은 하늘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지원이가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으면 언젠가 이 공원으로 연을 띄우러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원이도 자기 아이가 하늘에 띄운 연을 보고, 오늘 여기에서 나와 함께 띄운 연을 생각할까. 하늘에 뜬 연은, 아버지와 나를 이어주는 시간 속에 떠 있고, 먼 훗날 다시 나와 내 딸을 이어주는 시간 속으로 떠오를 것이다.
바로 그 자리, 지원이의 연.
내게로 와서
함께 놀지 않을래
어미 잃은 참새야
- 잇사
남녀의 사랑은 변하기도 하지만 부모자식의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잇사에게는 어머니의 사랑이 결핍되었다. 3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8세에 계모를 맞이하나 갈등으로 15세에 집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그의 하이쿠에는 아이에 대한 동정이 담긴 것이 많다. 어린 시절 자신이 겪은 외로움의 고통이 어미 잃은 참새에 투영된다.
어린 참새야 / 피해라 피하거라 / 말 지나간다
雀の子そこのけそこのけお馬が通る
시인과 같이 생의 한가운데를 외롭게 걸어간 사람도 죽고, 그저 생의 테두리를 마냥 겉돌며 살았던 사람도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시인은 삶의 길이로 보아 장수가 아닌 듯하지만, 그의 생의 깊이를 생각해보자. 가로를 생물학적인 나이로 보고, 세로를 생의 깊이로 볼 때, 가로 곱하기 세로로 하여 인생의 면적을 구한다면 그만큼 넓은 면적의 생을 산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더구나 그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아직도 살아 있기에 삶의 면적은 무한으로 뻗어간다.
한편 쇼하쿠라는 제자는 다음과 같은 구를 남겼는데, 나는 이 구를 바쇼를 추모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볏단 쌓인 / 넓고도 외로운 / 가을의 들판
藁積みて?く淋しき枯野かな
- 쇼하쿠
가을은 결실의 계절, 들판에 쌓인 볏단은 바쇼가 정신적으로 후세에 남긴 결실을 상징하는 풍경이 아닐까. 지금 나는 그의 정신이 열매 맺힌 들판에 서서 그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작가정보
작가이자 번역가. 중앙대 일문과를 졸업한 후 대기업 근무를 거쳐 일본무역·번역회사를 운영하는 한편, 문학을 통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역서로 《그 후》 《라쇼몽》 《산월기》 《기러기》 《무사시노 외》 《조선》 《노스승과 소년》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등이 있고, 저서로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사잇길에서 읽는 인문학》(2009년 문광부우수교양도서)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