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너머

안나 킹스포드 지음

위즈덤커넥트 2019년 05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영혼에 대한 탐구를 중시하는 영성주의적 주제 의식을 동화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 단편.
전설 속에만 존재한다고 전해지는 저녁놀 너머의 나라에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공주가 살고 있다. 세 젊은이가 그녀를 찾아가고, 며칠을 보낸 후, 공주는 자신과 진정한 영혼의 배필이 되기 위해서는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땅을 지나서 자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 젊은이에게 새 한 마리를 안내인으로 선물한다.

목차

표지
목차
1. 공주
2. 즐기는 자
3. 과학자
4. 시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37 (추정치)

책 속으로

옛날 옛적, 한 명의 공주님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공주님은 저녁놀 너머의 아름다운 나라에 살며 영원한 젊음과 조상에게 물려받은 고귀한 이름을 갖고 있었지요. 공주님은 정말 부유하였고, 그녀가 살았던 궁궐은 구석구석까지 대리석이나 설화 석고, 그리고 그 외에도 소중하고 멋진 물건들로 지어졌지요. 하지만, 그 공주님에 대해 가장 멋진 것은 그녀 자신의 아름다움이었어요. 저녁놀의 이쪽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이었어요. 공주님의 아름다움은 빛나는 마음의 아름다움에 있었습니다. 몸은 영혼을 덮는 베일에 불과했고, 공주님의 완벽한 마음의 빚을 그대로 드러냈지요. 마치 빛나는 햇빛이 맑은 물을 통과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공주님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난 묘사할 수가 없어요. 머리카락이나 눈 색깔도, 얼굴 모양도. 왕녀를 만난 적이 있는 남자는 너무 많아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었지만, 그 설명이 사람마다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공주님의 연인들이 남긴 기록에서 공주님의 외모를 재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것은, 공주님에 관한 글을 쓴 모든 남자가 공주님을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물론 공주님의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남자는 없었지만요. 어떤 사람들에겐 새벽처럼 아름다웠고, 어떤 사람들에겐 밤처럼 어둡게 보였으며, 알레그로처럼 밝고 즐겁다는 사람도, 펜세로소(존 밀턴의 시.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 - 역자 주)처럼 슬프고 조용하며 상냥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연인에게 똑같이, 그녀는 모든 미의 본질이자 핵심으로 보였답니다. 가장 순수하고, 고귀하고, 도도하고, 휘황찬란한 존재. 공주님을 사랑했던 모든 이들의 묘사를 쓰려면 책이 몇 권 있어도 부족하니까 세 명의 이야기만 해보겠어요. 왜냐하면, 이 세 사람은 전형적인 인물로, 대단히 눈에 띄는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공주님의 연인들 모두가 그랬듯이, 이 세 남자도 여행자였습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들려준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기 위해 먼 나라로부터 이 저녁놀 너머의 나라로 찾아왔지요. 그 공주님은 고대의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불멸의 신으로부터 혈통을 이어받았으므로 언제까지나 젊음을 잃지 않았어요.
세 남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공주님의 나라에 머물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공주님을 많이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세 사람이 마침내 그 나라를 떠나야 할 때가 되었어요. ‘망자’가 아닌 한 누구도 저녁놀 너머의 나라에 오래 머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공주님은 그들 각자에게 아름다운 새를 한 마리씩 주었답니다. 귀여운 작은 새들로, 더없이 달콤한 노래를 불렀어요. 태양신 아폴론께서 직접 노래를 가르치셨지요. 공주님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듯이 이 노래의 감미로움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었답니다.
그러고 나서 공주님은 여행자들에게 모든 기량을 요구하는 시련이 그들 앞에 놓여 있으며, 그 후에는 큰 보상이 있을 것이었으므로, 용감한 마음과 씩씩한 희망을 품으라고 말했어요. 공주님이 말했답니다.
“자, 당신들은 날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나와 함께 이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니 당신들은 기사 작위를 증명하러 나아가야 해요. 나는 접근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랍니다. 하지만 먼저 고귀한 임무를 수행해서 자신의 명예를 획득해야 합니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영성주의, 기독교적 영혼관이 주제의식에 절묘하게 결합된 단편 소설이다. 저녁놀 너머에서 사는 공주를 찾아 나서는 세 청년이라는 우화적 동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 자연과 사물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와 다양한 인간의 욕망에 흔들리는 영혼에 대한 묘사가 독특하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안나 킹스포드

안나 킹스포드 (Anna Kingsford, 1846 - 1888) 는 영국의 작가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이다.
영국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킹스포드는 글쓰기에 놀라운 재능을 보여, 13살의 나이에 기독교 관련 소설인 "베아트리스"를 출간했다. 21살에 결혼한 후, 그녀는 여성 인권 관련 잡지인 "여성의 잡지 The Lady's Own Paper"를 편집하면서, 기혼 여성의 재산권과 관련된 사회 운동을 주도했다. 또한 영성주의자들과 교류를 계속하면서 기독교 사상이 재해석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1882년에는 "완벽한 길 혹은 그리스도를 찾는 법 The Perfect Way, or the Finding of Christ" 이라는 종교 서적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서적을 통해서 기존의 고루한 성경 해석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영국 신학 협회를 창립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킹스포드 자신이 초대 회장이 되었다. 이로써 그녀는 여성 영성주의의 창시자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