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인 마음산책

맹동영 지음

피닉스앤컴퍼니 2019년 04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작가는 잔잔한 드라마를 만들듯이 하나의 스토리를 자아낸다.
그는 시간순서상은 아니지만 의식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사고의
흐름대로 글을 써내려간다. 그가 본 지하철의 세계, 재수시절,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나고 홀로 남겨진 그의 고향, 부산의
겨울 바다 등. 이 모든 개념들은 그의 머리 속에 존재하는 거다.
그걸 옷장에서 헌 옷을 차곡 차곡 펴서 다리미질을 하듯이 우리의
감성 속에 유입시킨다.

목차

차례
1 산소 10
2 지하철 노인 20
3 흑석동 재수 30
4 신덕에서의 이야기꽃 41
5 그녀와 함께 있으면..52
6 겨울에 부산에서 동생과 함께 64
7 중학교 때 도시락과 급식 75
8 나의 외숙의 변화 87
9 꼭 연락해야 되나 99
10 낙엽이 지면서 나의 어린 시절 특
성들도 변성해간다 111
11 앉아서 다시 붓을 잡는다 122

책 속으로

나에게는 한 외숙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다. 그가 살아 계시기
때문에. 그는 되게 특별하다. 나에게.
그리고 내 동생에게도.
우리는 미국에서 한 시절에서
같이 보냈다. 외숙은 유학생으로, 우
리는 그냥 어린 학생으로서.
“삼촌이랑 영화나 보러 가자!”
“삼촌 너무 좋아! 우리 공포
영화 보러 가자!”
그 시절에는 삼촌이 자유로웠
고 개방적이었다. 쓸데없고 비실용적
인 규칙 같은 것들은 그의 인생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
는 알고 있었다.
“삼촌! 우리 이거 끝나고 뭐
먹으로 가요!”
“당연하지! 우리의 모험이 여
기서 끝나면 섭섭하지!”
나의 동생과 나는 완전 그의
팬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그와 드라
이브를 가고 잠도 같은 침실에서 잤
다.
저녁만 되면 그는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주 먼 옛날에 한 공주가
살고 있었어. 근데 그 공주는 한 마법
성에 갇혀 있었어. 그 공주는 그녀를
마법에서 풀어줄 유일한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건 바로 그녀의
왕자님!”
“아우! 창피해! 여자가 남자와
만나는 거야??”

출판사 서평

누군가가 그랬다. 좀 있으면 이제 다 클
거라고. 어느새 나도 어른이 되어서 아이를
가질 거라고. 그리고 잠에서 깨어보면 내 옆
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들이 누
워있을 거라고. 나는 그걸 믿지 않았다. 어렸
을 때는 마징가 제트와 우뢰매를 너무나 좋
아했고 나는 영원히 피터팬으로 살 줄만 알
았다.
“내가 언제 저렇게 커? 나와는 상관 없는
얘기인 거야. 얼른 이거 먹고 나서 장난감 가
지고 놀아야지!”
근데 내가 말로만 듣던 그 어른이 되고
만 것이다. 이제는 누가 줘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장난감은. 그건 우리 조카들이나 가
지고 노는 것들이다. 나를 위한 것들은 아닌
거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사회에 물들여 버
렸다. 누구는 어디 회사를 다니고 연봉을 얼
마 버네. 그리고 누구는 이번에 과장 승진했
네 하고 말이다. 근데 그렇게 살다 보면 우리가
빠트린 게 하나씩 생각나고 만다. ‘그 때 내가
늘 보던 그 다리는 잘 있을까?’
‘고등학교 시절 나랑 같이 도시락 까먹던 그
친구는 잘 살고 있는가?’

작가정보

저자(글) 맹동영

맹동영은우리와 같은 소소한 시민이다. 그는 사소하지 않는 일상을 사소하게 사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다.책을 쓰는 것 못지않게 많은 책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