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인(愛人 艾人)

E , Crystal 지음

시코 2019년 04월 1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세상에서 혼자라고 믿는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E, Crystal의 신작으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의 소설이 삽화와 어우러져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당연하지만 사실은 기적 같은 그런 일이 모두에게 벌어지면 좋겠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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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ver
chapter 1-24
epilogue

책 속으로

그녀는 다소 짧은 머리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흰 리넨(linen) 블라우스, 짙은 회색 플란넬(flannel) 바지 차림이다. 나이를 쉽게 가늠할 수 없지만, 아마도 많으리라 짐작한다. 내 시선이 편의점 안의 그녀를 따라간다. 그녀는 어느 편의점이나 다 갖춰 놓은 브랜드 커피 티백이 들어있는 일회용 컵을 집어 들어 내게로 걸어온다. 그리고 내 앞에 올려놓는다. 돈을 낸다. 아무런 말 없이.
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큰 창가로 간다. 높은 테이블 앞에 서서 커피를 마시며 어두운 창가를 내다본다. 언제나처럼. 만일 그녀가 좀 더 젊다거나, 좀 더 여성스러운 인물이었다면 나는 그녀로부터 아무런 인상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짧은 머리에 섞인 부드러운 은색 머리칼, 표백된 듯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마른 어깨. 그것은 옛날 잡지의 흑백화보가 보여주는 나른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을 연상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그림처럼 완벽한 장면이다.
-<나의 애인(愛人:艾人)> 중에서

집으로 걷는다. 거꾸로. 밤하늘을 본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다. 나는 읊조린다. 심장이 터질 듯이 아프다.
-<나의 애인(愛人:艾人)> 중에서

뒤로 걸으면서 밤하늘을 본다. 하늘은 하염없이 멀어지고 별들은 나를 따라온다. 밤하늘에 송송 빛나는 별을 보면서 비 오는 날의 당신을 생각한다. 반짝이는 별들이 물방울이 되어 당신과 내가 함께 쓰고 있는 우산 위로 주르륵 떨어진다. 당신은 나를 보며 물었다. ‘당신이 뭐야.’ 당신과 내 눈이 아주 가까이에서 잠시 서로를 보고 있었다. 당신이 ‘당신’이죠. 당신이 바로 나의 ‘당신’이에요.
비현실적인 당신만이 내가 세상에서 바라는 유일한 현실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당신의 집으로 걷게 될까 봐 두렵다. 당신의 집이 내 집이라면 나는 언제나 한달음에 달려갈 텐데. 집을 향해서.
-<나의 애인(愛人:艾人)> 중에서

출판사 서평

누구나 때때로 외톨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무리에도 낄 수 없는 자신을 두려워한다. 자신을 제외한 모두를 격심하게 증오하기도 한다. 또는 자신이 겪는 불행의 결정적인 원인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온갖 비틀린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조롱한다. 비참한 자신에게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 주길 바라는 나약함을 혐오하는 동시에 어디선가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 줄 구세주를 기다린다. 여기 앞선 모든 것에 해당하는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이 누군가를 만난다.

2년여 만에 발표한 E, Crystal의 신작으로 고단한 삶의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의 애인(愛人:艾人)>을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E

E, Crystal2010년 단편소설 '길 잃은 도로시'를 출간한 이래 스무여 편의 소설을 썼다.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젊은 남녀의 현대적 사랑이야기를 다룬 첫 단편 '길 잃은 도로시'는 앱스토어 출간과 동시에 북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카테고리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20만 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했다. 이후 발표한 소설들 역시 수차례 앱스토어 북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iPad TV 광고영상에 '외계 은하 공주', '우슬라의 꿈' 두 편이 사용된 바 있다.현재, 출판·디자인 전문회사 의 대표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잡지 <메종(Maison)>, <시리즈(SERIES;)>의 아트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저자(글) Crys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