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성혜련 지음

피닉스앤컴퍼니 2019년 03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하염없이 내리는 그 비를 맞으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빗방물의 습기를 온 몸
으로 느낄 수 있기에다. 그런데도 나는 더한
갈증을 낸다. 먹거나 마실 수는 없지만 그걸
숨 쉬고 싶기 때문이다. 한 번도 그런 거를
해본적은 없지만 상상 속에서라도 여러분도
그걸 느껴보고 있는 게 있다. 공기가 오염됐
다 더럽다 해도 인간은 자연 속에서 숨 쉬
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
러분도 내 인생의 단편을 나누고자 한다. 한
겨울에 비를 맞으며..

목차

목차
1) 우산, 코스모스 그리고 감성 하나 8
2) 커피와 함께 고백 17
3) 엘렉트릭 음악과 새로운 세계 26
4) 겨울에 크루즈 여행 그리고 낭만적인 상상 36
5) 제비의 희생 47
6) 통증, 관대함 그리고 반전 59
7) 호떡과 나의 텔레파시 그녀 72
8) 여탕인 요가 수업 84
9) 새벽에 울리는 영화에 대한 내 심혈 95
10) 그 님과 함께 하는 한 끼 107
11) 같이 나가지만 다시 낯선 남자 118

책 속으로

근데 저는 말이에요. 아직 갈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아직은 아니에
요. 아직 그분이 저에 대한 존재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아직 갈 준
비가 안 되어 있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 조금이면 되
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혜화역 3번 출구. 오늘도 겨울
비가 아주 잔잔하게 제 마음을 사근
사근 흔들면서 내리고 있네요. 근데 그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늘 기대
를 하게 만들고 늘 희망을 갖게끔 하
거든요.
오늘도 저만 보는 이슬들은 저
에게 소심한 말을 걸어 보아요. 그리고
이제는 그들도 더 이상 지쳤다고 그러
니까 이제는 좀 떠나자고. 그 쯤 하면
할 만큼 한 거라고.
아무래도 이 쪽 출구에서는 그
가 제 모습을 잘 못 보는 것 같긴 해
요. 그러면 속는 셈 치고 이슬들의 말
을 들어볼까요. 저는 상큼 상큼 혜화역
4번 출구 쪽으로 제 가벼운 몸을 움직
여 봅니다.
아..이제 드디어 그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제 그의 모습이 제 눈에도
들어오네요.
그가 왠지 가을비가 내려서 그
런지 슬퍼 보이네요. 따뜻한 캔 커피
한 개를 꺼내 그의 입에 갖다 대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다시는 그가 저를
안 볼까봐 못 하겠어요.
그가 슬퍼 보이면 제 마음도
조금씩 깎여가는 느낌이네요. 이런 게
사람의 마음인가요. 저는 어느새 마음
이 복잡하네요. 곧 그가 탈 버스가 다
가오는데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다시 안 올 것 같네요. 이렇게 그의 얼
굴을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네요.
“저기요..”

출판사 서평

"겨울비가 오면 혜화역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지요. 저도 잘 알고 있
어요. 누가 저를 보고 달려와 줄 사람
이 없다는 걸. 그러나 이건 우산의 감
성. 연인을 기다리는 감성. 우산 들고
사랑들 구경하는 내 모습. 코스모스와
혜성을 생각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 내
모습이네요.
사랑과 기다림에는 이유가 없
다고 했지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혜화
역 3번 출구에서 여실히 누군가를 기
다리고 있어요.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 주지 않는다는 걸 그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겨울비를 통해 용솟음치는 그리움을 성혜련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표출해낸다. 그리고 그건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봤음직한 그런 감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혜화역'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을 사용함으로 인해 친숙함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성혜련

성혜련은 그녀의 세계에 살지만 종종 인간이 사
는 세상에 대해 그리워한다. 그녀의 세계 속에
서 그녀가 꿈꾸는 그런 세상은 인간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여행 작가인 동시에 시인이다.
그녀는 그녀의 경험을 일반 대중들과 나누는
거에 대해 전혀 망설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