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테라
2019년 03월 1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0.64MB)
- ISBN 9791189913199
- 쪽수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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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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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모른다. 그녀의 양부모로부터
한 가지 정보를 입수했다면 그건 바로
그녀가 태어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이곳으로 입양됐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는 대한민국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 그녀는 외향적인 성
격임에도 불구하고 꽤 긴 사춘기를 보
냈다. 보통 사춘기 시절에 본인의 정체
성을 찾아 나서는데 보미는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거다. 그녀의 양부모는 계속
덴마크의 정체성을 알게 모르게 강요했
던 게 사실이고 그녀는 그거에 대해 적
지 않은 부담을 느꼈던 거다. 뭔가 그
녀의 가슴 안쪽을 항상 후벼 파는 게
느껴졌는데 그걸 속 시원하게 확인할
방편이 없었다. 설사 그런 수단이 있었
더라도 그녀는 두려웠다. 그녀의 친부
모가 그녀를 거부한다면 그녀는 큰 상
처를 입을 게 틀림없었다.
1 덴마르크로 입양된 보미 11
2 제빵고등학교 졸업 20
3 대학에는 안 가고 동네 빵집
에서 알바 29
4 덴마크 아주머니와의 우연한 만남 38
5 눈물 나는 아쉬운 작별 47
6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딛다 56
7 첫 방송은 생각만큼 스릴 넘치는
게 아니었다 65
8 최매니저와 고급 팬트하우스 91
9 탈락과 탈락의 연속 103
10. 본선의 긴장감 도는 심사 116
11. 결승전과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만남 130
그녀가 방에서 나올 때면 수양
부모님은 무슨 심각할 얘기를 하다가도
그녀를 보고 씩 미소를 날렸다.
“저 이제 학교 가요.”
그리고 늘 그렇듯이 그런 그들의 대화
에 큰 간섭 없이 학교에 갔다. 그러나
이번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도 이제
알만큼 알 나이가 됐고 더 이상 그녀
의 알 권리에 대한 주장을 늦추고 싶
지 않았다.
“항상 무슨 말을 저 못 듣게
그렇게 아빠랑 하시는 거세요? 저도
이제 좀 알아야겠어요. 좀 있으면 어차
피 성인이 되잖아요.”
18
수양엄마는 뻔히 쳐다보는 수
양딸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볼 수가 없
었다.
“나도 아빠도 다 알고 있다. 네
가 찾으러 간다는 사실을.”
“도대체 뭘요? 어디로요?”
수양엄마는 다 알고 있으면서
꼬치꼬치 캐묻는 보미의 어조가 거슬렸
다.
“이제는 속이지 않아도 돼. 너
희 아빠와 나도 오래 전에 눈치 챘어.
네가 비록 법적으로는 덴마크인 이긴
하지만 뿌리는 그렇지 않다는 거 말이
다. 그러니까 이제 네 뜻대로 하렴. 우
19
리도 네 의견을 존중하마.”
보미는 결국 듣고 싶던 얘기를
들었지만 막상 듣고 나니 뻥 뚫리기보
다 다시 감추고 있던 두려움이 솟아올
랐다. 그녀는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냥
오늘이 빨리 가기만을 빌었다, 하느님
에게.
덴마크는 우리나라 입양인 수가 대략 만
명 가까이 된다. 그들은 그곳에 어렸을 때
입양되어 덴마크인으로서의 삶을 산 것이
다. 그러나 피는 물보다 진한 법. 덴마크
인으로 성장한 그들이 늘 하는 게 있다.
바로 그들의 한국인 생모를 찾아 나서는
것. 이 일은 그들의 평생 숙제이자 짐인
것이다. 그러나 짐도 짐 나름. 그들은 언
제나 그 짐을 내려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언제든 마음을 먹는다면. 이제는
작가는 그거를 바란다. 마음 편히 그 짐을
내려놓고 여생을 살기를. 그들의 생모가
그들을 반기든 반기지 않던 간에.
작가정보
저자(글) 최정철
작가 최정철은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건축공학을 공부하다가 문학이 좋
아 문학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는 너무 진지하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는 그런 대중소설을 지향한다. 그러
나 너무 가벼운 소재들은 지양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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