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신숙주 (총2부작). 1부

박경남 지음

그린북아시아 2018년 12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소설 신숙주는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전기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지식인 신숙주. 그의 뛰어난 재능과 업적은 변절자라는 낙인과 절개가 없다는 평가에 가려져왔다. 그의 절친한 벗이었던 성삼문은 단종 복위 거사를 도모하면서 '신숙주는 나의 평생 벗이기는 하나 죄가 무거우니 죽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집현전에서 함께 토론하고 우정을 쌓아왔던 벗에서 한순간 적이 되어버린 신숙주와 성삼문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벗이었던 신숙주와 성삼문의 다른 선택을 통해 당대 지식인들의 고뇌와 소명을 보여준다. 단종 복위 거사의 긴박했던 현장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와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과연 신숙주가 유교의 이상을 저버린 변절자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집현전의 벗들과 다른 선택을 했지만, 명분이냐 충절이냐 하는 결단의 요구에 그는 생(生)과 명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변절자로 낙인이 찍히고 절개가 없다는 세속의 평가보다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조선 왕조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강한 왕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목차

소설 신숙주 1부
- 하루. 세상만사 정신을 뒤흔들어
- 이틀. 늘 고단하기만 하니
- 사흘. 그저 꿈길[睡鄕]로 돌아가
- 나흘. 쉴 만한 곳은 어디에

책 속으로

“그렇다면 역모란 말입니까?”
“역모라······. 역모라 한다면 역모지요. 그것이 내가 한 승지 영감을 찾은 이유지요. 영감께 어려운 부탁을 해야겠다는 말입니다.”
“역모라면 이렇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러나 내가 영감을 찾은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오. 우리는 이미 한 배를 탔소. 누가 뭐라고 하건 우리에겐 우리의 정당성이 있고, 또 함께 지켜내야 하오. 나는 오랜 지기를 배신할지언정 영감과는 그럴 수 없소. 그러나 내 손으로 한때 함께 했던 벗들을, 아니 성삼문을 처단할 수 없단 말이요. 그것이 지금의 나의 문제란 말이오. 그리고 나는 끝까지 성삼문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이오. 그가 설령 자신의 길을 끝까지 고집한다 하더라도 내 마지막 예의로 생각해주시오.”
숙주의 얼굴에 회한이 묻어 있어 도대체 그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한명회가 아니었다면 알 수 없을 어려운 표정이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일단 별운검 문제는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러나 일이 벌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을 역모로 몰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작가정보

저자(글) 박경남

박경남은 우리나라 역사와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재해석하는 즐거움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 왕의 독서법> <척독, 마음을 담은 종이 한 장> <사임당이 난설헌에게> <소설 징비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