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헤븐

김태형 지음

글과글사이 2017년 03월 1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저자의 처녀시집. 설화시의 전통을 취한 '명사십리' 외 70여 편의 시를 묶었다.

목차

완전군장
노란 잠수함
낙타의 짐
히말라야시다에게 쓰다
엉겅퀴에 기대다
구름안교회
구름밖교회
파사
늙은 수캐
올빼미
거미를 두려워함
파리
두 마리 쥐
소금의 몸
커트 코베인 듣는 밤
짐 모리슨 듣는 밤
락 매니아 케이스 바
락 페스티발 퍽 유
그런지 보이
펑키 걸
메탈 지프
모터사이클 온리
얼음집
석양까지 개들을 데리고
청라길
세헤라자드
명사십리
장산곶
개마고원
삼수갑산
세월이 오다
목련꽃 그늘 아래 울다
목련꽃 지는 이 날
횟집
타클라마칸
천산북로
천산남로
보도블록에 관하여
화물 트럭
잠들지 못한 것들이여 안녕
지친 남자
추억에 부침
부족
미친 사랑의 노래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진흙의 숨
집어등
고래잡이
작은키나무숲
화염나무숲
두물머리나무숲
큰키나무숲
뒷나무숲
늘푸른나무숲
그 밤이 나를 운구하리라
소멸에 바침
물방울의 집
옛애인
얼음의 내부를 깨뜨리다
백일홍 장작을 태우다
구름의 말
누가 이 별 앞을 먼저 지나갔다
벚나무집
자살을 위하여
낙타의 길
저물녘 한 몸을 덜어 주다
저물녘 몸 버리다
저물녘 이 몸을 무너뜨리다
염부
황금의 사랑

산문 | 비밀

출판사 서평

모래바람이 불었다. 내 몸은 낮게 석양이 저무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낯선 고장에서의 하루는 흔적도 없이 저물었다. 대시인은 그날 오래도록 집을 떠나 없었고 그에게 대답을 얻고자 기다리며 줄지어 선 여행객들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누구도 함부로 이곳에 도착한 자는 없었다. 자갈밭을 내려가면 작은 강이 하나 있었다. 거기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시인을 만나러 온 자들이 밭을 갈고 물을 길며 살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멀리서 날이 어두워 알 수 없었지만 곁에 따라다니는 들짐승들은 온순해 보였고 오두막은 다 삭은 듯 기울어 있었다. 어느새 잠을 깬 흙담 밑 여행객들은 어리둥절한 채 눈을 비비며 오두막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몇 날이 흘러가고 대시인은 오래 돌아오지 않았지만 또 다른 여행객들은 가끔씩 찾아와 이곳에 머물고 다시 몇 날이 흘러갔다.

어느 날 흐린 불빛 앞에서, 김태형

작가정보

저자(글) 김태형

"염소자리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자신의 별이 목동자리에 있는 알파별 아르크투르스라고 믿는다. 스스로 자기를 이끌고 가는 것은 운명에 가깝다. 밤하늘을 보며 길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올려다보는 별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별이다. 그 별이 떠오르는 방향으로 지금 그는 느짓이 가는 중이다. 그렇게 자기를 찾아가는 이들과 함께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 길 위에서 시를 쓰고 다시 그 시를 허물어 산문을 쓴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1992년 《현대시세계》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로큰롤 헤븐』 (민음사)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 (문학동네) 『코끼리 주파수』 (창비) 『고백이라는 장르』 (장롱), 시선집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 (지식을만드는지식), 산문집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 (마음의숲) 『아름다움에 병든 자』 (마음산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