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아이. 1

한가을 지음

엔블록 2016년 07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생명공학과 유전공학, 인지과학과 뇌과학 등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125세,
늙지 않는 인간들,
원하는 이성과 얼마든지 실제의 느낌과 똑같은 가상현실 섹스를 할 수도 있는 사회,
생명유지장치에 의한 영생에 가까운 삶 등

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
불완전한 인간 신체의 한계가 모두 해결된 듯한
근미래에 버려진 한 남자의 혼란과
즐거우면서도 동시에 괴로운 정체성 찾기
한가을 작가의 근미래 미스터리 SF소설

개요:
외딴 바닷가 건물에 홀로 내버려져 있는 남자.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오른쪽 배꼽 옆 충수돌기쯤에서 빠져나온 바이브레이터처럼 생긴 에메랄드빛 물체를 발견한다. 그는 그것이 거추장스러워 나이프로 잘라 떼어내려 하지만 살처럼 고통이 가해지고, "LR6_2, 그것을 제거하면 너의 삶이 정지한다." 라는 미스터 나인(MR.9)의 메시지를 받는다. 미스터 나인을 통해 그는 자신이 ‘미스터 제로(MR.0)’임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미스터 나인은 이 남자(미스터 제로)에게 건물을 관리하는 대가로 주급만 보내줄 뿐,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미스터 제로는 바닷가 건물에 ‘팜파도르’라는 바를 열고 섬의 마칼로네라는 소녀를 직원으로 고용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거추장스런 배꼽 옆에서 자라나온 LR6_2에 대해선 한동안 잊고 산다. 하지만 마칼로네가 바의 손님에게 희롱당하는 사건이 터지며 미스터 제로가 마칼로네를 지키려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손님과 격투 중 LR6_2에 손상이 오면서 이상하게도 미스터 제로의 기억이 차츰 되돌아옴을 발견하고 그는 자신의 그 기억 속 고향을 찾아 떠나려 하지만, 이미 그는 바의 사건 후 살인자로 낙인 찍혀 인재관리국에 수배가 되어 있고 마칼로네는 극구 그가 바닷가를 떠나려 하는 걸 말리는데... 그는 이미 위그선을 타고 만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자신의 배꼽 옆 에메랄드빛 야광물체 LR6_2와 관련한 어마어마한 배후의 음모가 기다리고 있다...

목차

차례
Ⅰ.에메랄드빛 눈
Ⅱ.팜파도르
Ⅲ.여행의 시작

책 속으로

“그 당시 지구는 유성생식의 내추럴과 무성(단성)생식으로 세대를 이어가는 듀플리컨들로 양분되어 있었대요. 듀플리컨들이 모든 분야를 장악하자 내추럴들이 선전포고를 한 거죠. 지금은 유성생식주의자들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요.”
“뭔가 이상해. 그렇게 빨리 유성생식이 사라질 리 없어.”
난 혼자 중얼거렸다.
“세상은 예상보다 빠르게 변했대요. 그리고 지금 이 세상에는 다섯 종류의 인간들이 있다고 아버지는 말했죠. 맞나요?”
“난 잘 모르겠어. 기억에 조금 문제가 있거든. 지금이 2097년인 게 확실해?”
“2097년 맞잖아요.”
“다섯 종류의 인간들에 대해 듣고 싶어.”
“현재 최상류층은 패스키언들이래요. 이들 또한 듀플리컨들처럼 무성생식세대에 속한 이들이죠. 양부모의 유전자 합성을 통해 태어났기 했지만, 클론은 클론인 거죠. 그래서 영어의 Passkey를 따서 ‘여벌쇠’ 또는 ‘복사열쇠’ 인간이란 뜻에서 패스키언(Passkia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대요. 자신이나 배우자의 성체세포를 그대로 복제하는 단순 클로닝의 듀플리컨(Duplican)과 차별을 두기 위해서죠.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예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키를 독점한 사람들’의 의미로 변하기 시작했대요.”
“그 다음은?”
“자연인인 내추럴(Naturals)이죠. 이들은 극소수이며 끔찍한 유성생식을 통해 아이를 낳는대요. 전 그들이 어떻게 아이를 갖는지도 모르지만요.”
학교에서는 뭘 가르치지?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계속 경청하기로 했다.
“패스키언은 듀플리컨이나 내추럴과 혼인을 거의 하지 않는대요. 사회의 최상류층에 해당하는 패스키언들은 대부분 자신들끼리만 혼인한대요. 이들은 자신들의 종을 확고히 하기 위해 유성생식을 통해 아이를 갖는 경우도 있긴 하대요. 하지만 패스키언들은 대부분 유전자 분리 조합 클로닝(cloning)을 통한 무성생식으로 대를 이어간다고 했어요.”
“나머지는?”
“고착 안드로이드와 비고착 안드로이드가 있대요. 고착 안드로이드는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 환경설정을 타인이 해주어야 한 대요. 그렇지 않으면 변화된 시스템의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는대요. 그러나 비고착 안드로이드는 스스로 진화를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래요. 환경과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시스템을 스스로 재설정해간대요.”
“안드로이드는 어쩐지 친숙해.”
“그 밖의 인간들도 있대요. 원래는 인간이었으나 인공장기나 전자신경들로 천천히 교체해나가다 안드로이드에 가까워진 나노휴먼. 원래는 비고착 안드로이드였으나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게 된 나노휴먼 안드로이드. 이들의 경계는 모호하다고 했어요. 더 많은 형태의 인간들은 상상에 맡기겠어요.”

출판사 서평

바이브레이터처럼 생긴 배꼽 옆 충수돌기에서 빠져나온 의문의 에메랄드빛 야광물체의 미스터리를 찾아 전생애를 걸고 떠나는 한 남자의 긴 여행. 11년 만에야 발표하는 한가을 작가의 미스터리 대작 SF!
극도로 진화된 생명공학 인류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신랄한 유머와 인문학적 질문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진화인류의 근미래적 고민과 현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가을

|한가을
2006년 동화 <날아라 아리!>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낸 책에는
- SF장편《에메랄드 아이》(Emerald Eye 1,2권)(2016)
-《잠꾸니 루미 1, 2, 3》(2009 한국문학번역원 해외 진출지원도서)
-《보물선 메릴 호》(2010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정도서 선정)
-《못 말리는 헬리콥터 엄마, 여섯 아이들, 그리고 스카프》(2009)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in the Galaxy)(2011)
-《님보와 검은 용》(2012)
-아이와 노인을 위한 동화《틀니 부부》(2013)
-고학년 장편동화《별이 보낸 편지》(2013)
-《카야의 시간》(2014) 등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판타지와 동화, SF소설 등을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