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딸(하)

이기윤 지음

위드스토리 2015년 06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6월 0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군인의 삶과 군인가족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그린 이기윤의 장편소설 『군인의 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설다운 소설의 향기와 색다른 소설의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군대를 배경으로 한 여타 소설과 다른 점은 군인사회를 특수 조직으로 보지 않고 일반 직업의 하나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자기 직업에 대한 긍지라든가 불만들을, 특수한 언어가 아닌 평범한 목소리로 대담하게 표현하고 있어 읽는 이를 자연스럽게 군인사회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흡인력을 보인다.
성격이 그런 만큼 이 소설은 군사 정권 하에서는 발표되기 힘든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1973년 시점에서 소설 속의 대화에 ‘이깐 눔의 군대 사관학교 나온 놈들에게나 좋은 군대지.’와 같은 표현이 거침없이 나오고, 사단장급 장성이 엘리트 사병을 임의로 가정교사 화하는 군대 부조리가 은근히 폭로되는가 하면, 병장과 소령의 대화에서는 그 시대 중급 장교들의 희망이 다음과 같이 그려지기도 한다.
“소령님은 군대가 좋으세요?”
“뭬 좋갰니. 발 들여 놨으니까 할 수 없이 하는 거지.”
“군인의 꿈은 뭐죠? 장군이 목표인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 별을 목표 삼는 사람도 있을 게다. 하지만 그건 소수일 게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똑똑한 상관 하나 잘 골라 모시다가, 그 양반 사회에 나가 한자리 하면 따라 나가는 거란다. 잘 보이기만 하면 그 밑에 한자리 줄 거 아니냐.”

이는 군사정부 집권 하에서 심심찮게 이루어졌던 일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와 같은 사실을 그 시대에는 소설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대목만을 모으면 이 소설이 자칫 군 사회를 격하시키고 체제를 비판하는 따위 글로 오인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실제에 있어 이 소설은 소멸되어가는 군인정신의 부활과 굳은 신념을 강조하며 강한 정신력의 군대를 민족 생존의 힘으로 예찬하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작중 인물인 한경림 장군의 육사 초청강연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 땅에 인류가 존재하기 시작한 먼 옛날부터 군대는 존재해 왔습니다. 이 땅에 인류가 존재하는 최후의 순간까지 군대는 존재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민족 생존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역사가 말해주듯, 생존의 힘이 강했던 민족은 번영했고, 그 반대였던 민족은 수난을 겪었습니다. 수난­그렇습니다. 하기좋은 말로 수난이라 하지만 그것은 치욕이요,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략)… 생존의 힘이 약한 민족은 역사조차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한 장군은 “생존의 힘은 나를 위한 것과 나 욋적인 것을 위한 것 두 가지로 나뉘어 진다.”면서, “나를 위한 힘은 결국 개인주의이며, 개인주의란 강해질수록 소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개인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하고, “그러나 나 욋적인 것을 위한 생존의 힘은 희생정신의 뿌리가 있는 힘이며, 역사로 승화되는 숙명의 힘.”이라면서 “이것이 곧 군인정신.”임을 소리 높여 외친다. 이어서 그는 “제군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번성한 국가는, 제군들의 노후와 가족의 후생을 보장해줄 것이며, 민족 생존의 힘으로서 젊음을 국방에 바친 이름을 역사에 기록하여 길이길이 후세에 전할 것.”이라고 목에 힘을 주면서 일찌감치 군인의 길을 택한 생도들에게 찬사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또 군인의 자세를 “전쟁 속에서는 충의로워야 하고, 평화 속에서는 명예로워야 한다.”면서, 전쟁도 평화도 아닌 준 전쟁상태(휴전) 하에서는 자칫 권태를 느끼기 쉬운 한국 군대 군인들의 약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소설은 월남에서 철수한 백마부대 신주둔지 공사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목차

민족문학상 시상식 화보
지난(상권) 줄거리

재회
밀회
약속
팔월(8月)
두 결합
파경
초혼

출판사 서평

날카로운 감각, 부드러운 필치, 대담한 생략으로 엮어진 소설을 읽다보면 이 내용은 실화일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지는 월남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 강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기술적 묘사도 경험하지 않으면 담아낼 수 없는 특수한 영역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작가는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이라고 말한다. 기본 구도는 사실에 바탕 하지만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상황 전개는 어디까지나 소설, 즉 픽션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작가가 작품 속에서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크게 강조한 나머지 소설의 창작 배경을 설명하는 일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 탓인지도 모른다.

배경이 실화이든 픽션이든 간에, 독특한 향기를 지닌 이기윤의 『군인의 딸』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전후 우리 문학사에서 군인의 ？과 군인가족의 애환을 본격적으로 소설화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군인들이 고개를 숙인 오늘의 시대 상황에서 용기와 신념을 다시 한 번 가다듬게 한다는 점에서, 특히 군인이라면 일독할 가치가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기윤

반취(半醉) 이기윤(李起潤)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小說家). 다인(茶人). 여행가(旅行家). 1949년 9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순화동 1번지에서 출생했다. ●…1981년 장편소설 『8월』(을지사)을, 84년에는 첫 시집 『사랑스런 내일을 위하여』(지문사)를 각각 발표했다. ●…88년 중편『살아있는 무(巫)』로 문학과 의식에서 소설신인상을 받았고, 97년 장편소설『군인의 딸』로 제3회 민족문학상을, 또 2001년에는 장편소설『영혼의 춤』으로 제27회 한국소설문학상을 받았다. ●…반취(半醉)라는 아호는 지나침도 모자람도 함께 경계하라는 초의선사의 다도정신 중정(中正/中庸)에 바탕을 둔 것이다. 82년 다도(茶道)에 입문한 뒤 차생활운동에 헌신하여 86년 한국차인연합회(회장 송지영)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87년『저널리스트의 눈에 비친 다도열풍(茶道熱風)』(보림사), 89년 『다도』(대원사, 빛깔있는 책들), 98년 『소설·한국의 차문화』, 2012년 『차의 진실』등을 펴내는 한편 1982년 월간 다원(茶苑) 편집장을, 86년 월간 다담(茶談) 초대 발행인을 지냈다. ●…89년∼94년 의료법인 길병원(가천의대 부속길병원) 홍보실장, 가천문화재단 초대 상임이사를 지내면서 가천문화재단 내에 다도교실(茶道敎室)을 만들어 10년 여 운영하기도 했다. ●…드라마가 있는 KBS 캠페인, 다큐멘터리, 일일연속극을 집필하는 등 방송작가로도 6년 여 활동하였으며 ●…1996년~2003년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동시에 한국문인협회 감사,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여행과 골프에도 활발한 저술활동을 벌여 포스코 신문에 지구촌 대기행을 1년 반 연재하였으며, 월간 모던골프와 월간 골프에 8년간 「반취 필드산책」을 연재했고 최근에는 물류신문에 「유머로 정복하는 골프」「상식으로 정복하는 골프」를 4년간 연재하고, 두 권의 책으로 출간했으며. 2011년 12월 골프칼럼니스트들이 칼럼니스트에게 주는 영예의 상인 『2011 올해의 칼럼니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 이후에는 마포구 공덕동 105-152에서 「반취동산」이라는 사랑방 스타일의 일반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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