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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한글판 영문판)

온스토리

2013년 09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13년 0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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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35MB)
ISBN 978899893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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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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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는 자유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주는 「온스토리 세계문학」 컬렉션의 다섯 번째 책으로, 영문판 원서를 함께 제공해 번역본과 비교하며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보다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각주를 달았고,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 연보를 수록했다. 이 작품은 터키의 지배에서 벗어난 20세기 초반의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순수한 자유를 찾아 광산으로 떠난 두 남자의 모험담을 그려냈다.

이성적인 그리스 지식인인 ‘나’는 우연히 만난 조르바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갈탄 광산 감독으로 고용해 함께 크레타 섬으로 향한다. 금욕적인 삶을 살던 ‘나’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지내면서 순간의 행복에 눈을 뜨고, 참다운 구원은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마음껏 발산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처럼 신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구원한 조르바의 모습은 당대 유럽인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고, 조르바는 현대 자유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옮긴이의 글
니코스 카잔차키스 연보

나는 그들의 비명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고통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이며, 인생이라는 흥미진진한 비극의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스스로 영웅입네 하고 나설 사람은 천박한 사람이나 얼간이뿐이라는 듯이. (10~11쪽)

“아, 자넨 앉아서 하는 게 고작 묻는 일뿐인가! 그냥 뭣에 홀린 게지, 그게 다야. 방앗간 여편네 이야기 알지? 그 여편네 엉덩이를 보고 글을 깨우치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여편네의 엉덩이가 바로 인간의 이성이란 말일세.”
지금까지 이성에 대한 수많은 정의를 읽어봤지만 이처럼 명쾌한 설명은 없었다. 그의 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제 나는 이 새로운 길동무를 아주 열렬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얼굴은 벌레 먹은 나무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19쪽)

갑자기 그의 몸이 자연의 법칙을 정복하고 그대로 날아오를 듯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육신에 깃든 영혼이 그의 늙은 몸뚱이를 데리고 어둠을 향해 유성처럼 날아오르려 안달하는 것 같았다. 공중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땅에 풀썩 떨어진 몸을 영혼은 재차 뒤흔들어 깨우며 다시 한 번 힘차게 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불쌍한 육신은 이내 숨을 헐떡이며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104쪽)

바로 그 순간, 한 여인이 탐스런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검은 치마를 무릎까지 들어 올린 채 달려갔다. 비에 젖어 착 달라붙은 옷 때문에 그녀의 적당히 둥그스름한 몸매는 탄탄하고 고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나는 흠칫 놀랐다. 저런 맹수를 보았나! 나는 생각했다. 그 여자는 내게 나긋나긋하고도 위험한, 남자를 잡아먹고도 남을 여자로 보였다. 여인은 순간 고개를 돌려 숨을 멎게 하는 눈빛으로 카페 안을 흘끔 바라보았다. (141쪽)

나는 달빛을 받은 조르바를 바라보며 그가 얼마나 명랑하고 단순하게 주위 세계를 받아들이는지, 그의 영혼과 몸이 얼마나 온전한 조화를 이루는지 감탄했다. 세상 만물 - 여자들, 빵, 물, 고기, 잠 - 이 그의 살과 기꺼이 하나가 되어 조르바라는 존재를 이룬다. 우주와 한 인간 간의 그토록 친밀한 조화를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일이 없었다. (193쪽)

“내 말이 우스운가 보군, 보스, 하지만 웃을 것까진 없네. 인간이 자유를 되찾는 길은 그것뿐이거든! 내 말 명심하게. 배가 터질 때까지 처넣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금욕도 소용없지. 악마보다 한 수 위가 되지 않고서 어떻게 악마를 이기겠는가?” (281쪽)

그날 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영혼에도 살이 있음을 깨달았다. 육체의 살보다 불붙기 쉬우며 더 투명하고 더 자유로울지는 모르나 어쨌든 살은 살이었다. 더 나아가 살 또한 영혼이다. 조금은 부풀어 오르고, 세월의 무게에 지쳐 짓눌렸을지는 몰라도. (342쪽)

우리는 잔을 부딪치고 포도주를 음미했다. 고급 크레타 포도주는 토끼의 피처럼 진한 붉은빛을 띠었다. 포도주를 마시면 마치 대지의 피와 일체가 되어 괴물로 변해버리는 기분이었다. 핏줄에는 힘이 울근불근 솟았으며 심장에서는 선함이 넘쳐흘렀다. 양처럼 순한 사람도 사자로 변하게 하는 포도주였다. 삶의 옹색함을 잊어버리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과 야수가 하느님과 하나가 되며 우주와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411쪽)

그가 공중으로 뛰어오르자 그의 팔과 발에 날개가 솟아난 것 같았다.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곧게 뛰어오르는 그는 마치 반란을 지휘하는 대천사 같았다. 그의 춤은 반항과 고집으로 가득했다. 마치 하늘을 향해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저를 어찌하시겠습니까, 주여? 저를 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십니다. 좋아요, 죽이십시오. 상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을 다 풀었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습니다. 춤도 마음껏 췄으니…… 이제 당신은 필요치 않습니다!’ (413쪽)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다섯 번째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
순수한 자유를 찾아 광산으로 떠난 두 남자의 유쾌한 모험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도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명작만을 엄선하여 펴내는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다섯 번째 책으로는 인간 스스로의 구원과 자유를 꿈꾸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인 ≪그리스인 조르바≫를 선보인다. 특유의 참신하고 유머러스한 비유를 잘 살려 우리말로 옮겼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각주를 달았다. 권말에는 지은이 카잔차키스의 연보를 실었고, 영문판 원서도 함께 수록하여 번역본과 비교해가며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1946년 아테네에서 출간된 ≪그리스인 조르바≫는 문학ㆍ철학ㆍ정치 분야에서 폭넓게 활약한 작가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다. 터키의 지배에서 벗어난 20세기 초반의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옛 게릴라 전사 조르바와 금욕적인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나’의 갈탄 광산 사업 이야기를 다뤘다. 독자들은 조르바가 풀어내는 이야기보따리와 다양한 인물의 행동을 통해 소박하고도 위대한 자유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신랄하고도 재치 있는 문장으로 승화한 이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전 유럽에서 번역ㆍ출간되었고, 그리스 문학과 카잔차키스를 연구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조르바에 비하면 다른 근대 소설 주인공들은 소화불량에 걸린 유령에 불과하다. - ≪타임≫
책장을 가득 메운 생생한 발상과 명쾌한 묘사는 시에 맞먹는 정밀도와 함축성, 생기를 자랑한다. - ≪뉴요커≫
인간 본성의 보다 밝은 면을 향한 흥미로운 탐험! ≪남풍≫ ≪캉디드≫ ≪오디세이아≫ 못지않은 고전. - ≪뉴욕 타임스≫

젊은 그리스 지식인의 우여곡절 광산 운영기
이성적인 그리스 지식인인 ‘나’는 동포를 구하러 떠나는 친우에게서 책벌레라는 핀잔을 듣고 난 후, 크레타 섬으로 건너가 갈탄 광산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과 부대끼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우연히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나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나’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크레타에서 함께 갈탄 광산을 운영하기로 한다. 금욕적인 삶을 살던 ‘나’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지내면서 비로소 순간의 행복이라는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뜬다. 또한, 화려했던 과거에 사로잡힌 늙은 카바레 가수 오르탕스 부인, 맹수처럼 매력적인 과부 소멜리나, 고귀하나 영혼이 없는 그리스정교회 수도사 등과 얽히는 과정에서 참다운 구원은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마음껏 발산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점점 충만해지는 영혼과는 반대로 갈탄 광산 운영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조르바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철탑을 세우고 케이블을 연결해서 목재를 운반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하고, 명목상의 사장인 ‘나’는 그것을 허락한다. 대망의 4월 30일, 크레타 섬의 주민들 앞에서 갈탄 광산의 운명을 결정짓는 케이블 개통식이 펼쳐진다.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이 곧 행복이다!
책에만 빠져 살던 지식인과 열정적인 옛 코미타지(오스만 제국에 맞서 그리스의 독립을 위해 싸운 게릴라 전사)가 함께 운영하는 갈탄 광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순간의 행복을 유머러스하고 실감 나게 묘사한다.
카잔차키스는 오스만 제국(오늘날의 터키)의 지배를 받던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으므로 어렸을 때부터 ‘자유’, ‘투쟁’, ‘조국’ 등의 단어에 몹시 민감했다. 1913년, 크레타가 독립하여 그리스로 편입되자 카잔차키스의 투쟁은 정신적인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예전에는 그의 투쟁 대상이 실재하는 ‘오스만 제국’이었다면, 크레타 독립 이후부터는 형이상학적인 추상과 우상으로 확대되었다. 대학생 때부터 이미 금욕주의 너머에 있는 영혼과 육체의 조화에 눈을 뜬 카잔차키스는 여행과 사색을 통해 마침내 영원과 찰나가 같고 순간을 즐길 때 진정한 자유가 찾아온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러한 작가의 사상은 ‘알렉시스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다. 조르바의 삶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은 조국 마케도니아의 독립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투쟁한 코미타지로서의 삶이고, 후반은 애국심의 무상함을 깨닫고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으로서의 삶이다. 조르바는 청년 시절에 ‘조국’이라는 광기에 휩쓸려 온갖 잔인한 짓을 저지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이념에 질려 코미타지의 삶을 포기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과거도 미래도 잊고 현재만을 직시한다.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으며, 그래도 감정을 다 분출할 수 없으면 춤을 춘다. 자유며 인생을 논하는 것은 자칫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조르바의 이야기에는 설득력 있는 깊은 울림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인생을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진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진짜 행복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조르바의 가르침
역설적이지만, 자유를 노래한 이 작품은 그리스가 독일 나치군의 지배를 받던 1943년에 완성되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에 아테네에서 출간되었다. 유럽인들은 오랫동안 종교, 이념 혹은 경제적 이익에 따라 편을 갈라 전쟁을 벌인 탓에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 이때 조르바의 이야기가 발표되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유럽은 물론이고 베트남, 중국, 이스라엘 등지에까지 번역되었고 카잔차키스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도덕이나 금욕주의에 사로잡혀 진짜 행복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조르바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 ‘붓다’를 넘어서는 순간 ‘붓다’를 버린 것처럼, 우리도 조르바 이상으로 행복해지는 순간에야 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1883~1957)는 1883년 오스만튀르크의 지배를 받던 그리스의 섬, 크레타의 주도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크레타의 불안정한 상황 탓에 어릴 때 두 번이나 피난을 떠났다. 피난지인 낙소스에서 프랑스 가톨릭 학교에 다니며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 문학을 배웠다. 아테네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그 무렵 ≪병든 시대≫를 비롯한 문학 작품을 몇 편 발표했다. 파리의 법학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법학보다는 니체와 베르그송의 사상에 심취했다. 1917년 친구 기오르고스 조르바와 갈탄 광산을 운영한 경험은 훗날 ≪그리스인 조르바≫의 밑거름이 되었다. 평생 문학, 정치, 사회 등 다방면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끊임없이 여행을 다녔다. 수많은 문학 작품을 남겼는데, 일단 완성된 원고라도 몇 번 개작한 뒤 출판하곤 했다. 1938년에 대표작 중 하나인 ≪오디세이아≫를, 1946년에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발표했다. 1947년 유네스코에서 근무하다 이듬해 그만두고 ≪미할리스 대장≫과 ≪최후의 유혹≫의 집필에 전념했다. 1953년 림프샘 이상으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으나 문학 활동을 계속하며 ≪미할리스 대장≫을 출판했다. 그리스 정교회는 이 책의 내용 일부가 신성모독을 범했다고 비판했다. ≪최후의 유혹≫도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양쪽에게서 비판당하고 로마 가톨릭 금서로 지정되었다. 1957년 6월, 중국을 여행하던 중에 전염병 백신을 맞고 생긴 후유증이 악화되어 10월 26일에 숨을 거두었다.

역자 박상은은 프랑스의 생트 위르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파리 소르본느 대학교에서 DEA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영어와 프랑스어 도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사라져 가는 세계 부족문화 아메리카≫ ≪라루스 백과≫ ≪꿈을 꾸는 아이≫ ≪아프리카 이야기≫ ≪나무를 키워보세요≫ ≪티베트 소년 타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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