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형기 지음

시인생각 2014년 09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07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한국대표 명시선」제100권『낙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하는 ‘낙화’로 유명한 이형기 시인의 대표시 50편이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엮은 것이다. 17세란 나이로 등단한 이 조숙한 시인은 이번 시선집에서 결벽증처럼 정갈한 시어와 수미한 정서로 일관되게 시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세상이 어지럽고 산만할 때 그의 시는 조용한 음성으로 우리를 찾아와 쉬라고 들려준다.

목차

1
돌베개의 시
낙화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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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을 변주곡
돌길
첨예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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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달
밤바다
이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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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겨울의 비
산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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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낙조
일기예보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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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깨끗한 위안과 향기를 남기는 이형기의 대표시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하는 ‘낙화’로 유명한 이형기 시인의 대표시 50편이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묶여 나왔다. 17세란 나이로 등단한 이 조숙한 시인은 이번 시선집에서 결벽증처럼 정갈한 시어와 수미한 정서로 일관되게 시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세상이 어지럽고 산만할 때 그의 시는 조용한 음성으로 우리를 찾아와 쉬라고 들려준다. 그리고 깨끗한 위안과 향기를 남긴다. ‘.살고 싶어라 사람 그리운 정에 못이겨 차라리 사람 없는 곳에 살아서....’ 처럼 깨끗한 적멸을 꿈꾸는 그의 시어가 적멸하다.

뻐꾸기

진달래는 소월이 다 꺾어가 버렸나
엊그제까지 붉게 타던 그것들이
자취 감춘 남산 소월 시비 근처에
땅거미 진다
그 희부연 어스름 속에서
누군가 멀리 저쪽으로 가고 있는 한 사람
보니 머리가 없다
고개를 푹 숙이고 사라져가는 봄의 뒷모습
뿌려줄 진달래도 이젠 없는 그 길목에서
뻐꾸기가 울고 있다 뻐꾹뻐꾹
아어폰으로 귀를 막은 서울 사람들은
아무도 듣지 못하게 소리 높이
뻑뻐꾹 울고 있다

비 오는 날

오늘
이 나라에 가을이 오나보다.

노을도 갈앉은
저녁 하늘에
눈먼 우화는 끝났다더라.

한 색 보라로 칠을 하고
길 아닌 천 리를
더듬어 가면……

푸른 꿈도 한나절 비를 맞으며
꽃잎 지거라.
꽃잎 지거라.

산 너머 산 너머서 네가 오듯
오늘
이 나라에 가을이 오나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형기

저자 이형기는 1933년에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진주농림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불교과를 졸업하였다. 1949년 ≪문예≫에 시 「비오는 날」, 이듬해에 「코스모스」 「강가에서」 등이 추천되어 최연소 등단 기록을 세웠다. ‘연합신문’ ‘동양통신’ ‘서울신문’ 기자, ‘대한일보’ 정치부장·문화부장, ‘국제신문’ 논설위원·편집국장과 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부산산업대학교ㆍ동국대학교 교수 등을 지냈다. 대한민국문학상ㆍ예술원상ㆍ서울시문화상ㆍ한국문학가협회상ㆍ문교부 문예상ㆍ시인협회상ㆍ한국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고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였다. 시집 『적막강산』 『돌베개의 시』 『꿈꾸는 한발』 『절벽』 『존재하지 않는 나무』등이 있고 수필집 『서서 흐르는 강물』 『바람으로 만든 조약돌』 평론집 『감성의 논리』 『한국문학의 반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