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2012년 10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12년 08월 3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3.00MB)
- ECN 0102-2018-800-00252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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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어머니 | 아버지 | 셋째 아우
죽은 물고기만 이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
이건 빱이야! 자녀 사랑 | 어쩔 수 없었어
제2부 숲
도둑 | 숲 | 자전거 타기 | 자리
설거지 | 고씨 | 위층 사람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 이 형
네모라미 | 너 자신을 발명하라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 | 나폴레옹
‘타블로와 네티즌들’을 위하여 | 엄마가 뿔났다
아, 우리의 맨얼굴을 어찌해야 할까?
제3부 겁쟁이, 날다!
최고의 인간, 아이 다시마 세이조의『모르는 마을』을 읽고
봉사에 대하여 권정생의『강아지똥』을 읽고
겁쟁이, 날다! 미하일 엔데의『멋쟁이 용과 맷쟁이 나비』를 읽고
월인천강(月印千江) 미하엘 엔데의『보름달의 전설』을 읽고
나는 먹거리이다, 나는 먹거리이다! 권정생의『강아지똥』을 읽고
사랑이 있으면 아무리 작아도 무한히 크다 잰 브렛의『털장갑』을 읽고
1인 1표가 모여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를 읽고
다르면서 같은, 같으면서 다른 베르너 홀츠바르트의『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읽고
왕따 없는 세상을 향하여 야시마 타로의『까마귀 소년』을 읽고
제4부 선녀와 나무꾼
해와 달이 된 오누이 | 선녀와 나무꾼 | 우렁이 각시
견우와 직녀 | 불가사리 | 혹부리 영감 | 도깨비감투
쥐 둔갑 타령 | 나무 도령 밤손이 | 빨간 모자 | 접동새 누이
부채귀신 잡은 이야기 | 심청 | 바리공주
제5부 ‘현재의 나’를 위하여
우화 1 태풍이 불던 날 | 십자가의 예수 | 거짓말과 상상력
용서 | 악마의 덫 | 자연과 어머니 | 노인
길 잃은 양 한 마리 | 성자와 범인 사이 | 10대에게 사랑을 허하라
술 | 지금은 공부할 때 | ‘현재의 나’를 위하여
첫 시집 『나무』로 다가왔던 고석근 시인. 이제 두 번째 시집 『숲』을 통해 다시 한 번 세상과 소통을 하려 한다. 쾌락으로 쌓인 마음 속 오물을 버리고 맑고 깨끗한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집이다. 고석근 시인의 경건하고 올바른 깨달음이 담긴 시집 『숲』에 깊이 빠져보자.
■ 작가의 말
내 마음이 흘러 흘러 도달한 곳은 글쓰기와 강의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의 깊이’에 도달하려 하고, 강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이제 道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는 끝없이 쾌락을 추구하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내 마음도 끝없이 쾌락의 길을 걸은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온갖 오물이 켜켜이 쌓여 있어 제대로 흐르지 못했다. 그래서 감각적 쾌락의 촉수들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이제 마음의 오물들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오물들만 잘 걷어내면 내 마음은 흘러갈 곳으로 흘러갈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흘러 흘러 도달할 곳은 어디일까. 나는 ‘영혼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한평생 쾌락을 끈질기게 추구했던 에피쿠로스는 신장병 특유의 살을 찢는 듯한 고통 속에 죽어가면서도 “영혼의 만족을 통해 이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 안에 영혼이 있다는 걸 선명히 깨달은 내가 참으로 다행스럽다.
그토록 힘겨웠던 지난날들, 내 영혼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정은 ‘감각에서 영혼까지’인데, 나는 감각을 제대로 깨우지 못했다. 감각이 제대로 깨어나지 못했기에 영혼은 내 마음 아주 깊은 곳에 묻혀 있었다.
눈물로 젖어 있는 내가 지나온 길들, 그러나 이제 내 앞길은 청량한 숲이 있는 길임을 안다.
하지만 숲에도 온갖 무서운 짐승들과 구렁텅이가 있다는 걸 안다.
그것들과 잘 화해하며 숲길을 가련다.
그러다 어느 나무 아래 쉴 때쯤, 어느 성자가 그랬듯 별빛과 눈빛이 마주쳐 혼연일체가 되고 싶다.
씨앗처럼 단단한 자아 과잉의 나, 펑 터지고 싶다.
만발한 삼라만상의 꽃 더미 속에서 나도 자그마한 꽃 한 송이가 되고 싶다.
■ 작품 소개&본문 중에서
숲을 거닐며 마음 푸는 연습을 한다. 갓 돋아나는 꽃망울들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나무줄기들을 쓰다듬어 본다.
나도 숲의 일원이 된다. 내가 마음을 풀 때 숲은 나를 받아준다. 긴장하던 풀, 나무들도 한가롭게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나를 지켜보던 작은 짐승들도 비로소 제 길을 간다. 나는 다만 내 길을 가면 된다. 마음을 바람처럼 가볍게, 바람이 가듯이.
그러면 내 발에 밟힌 풀들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무심코 스친 내 팔에 다친 꽃들도 참는다. 미안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무심하게 내 길을 갈 것, 숲은 나를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은 다 올바른 길을 가고 싶어 한다. 조그만 죄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게 사람이다. 하지만 그 죄의식이 오히려
제 길을 가지 못하게 한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 밉지 않으므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갈 것. 죄를 물로 씻고
가벼운 몸으로 걸어갈 것. 죄의식을 나뭇잎처럼 훌훌 털고 나부낄 것. 마냥 웃을 것.숲을 빠져나온다. 뚜벅뚜벅 걷는
나무 한 그루가 되어. 사람 세상에 돌아가면 다시 사람이 되어 힘들어하리라. 하지만 내 안에 숲이 있어, 나는 본래 나무 한 그루였으니.
나를 보듬어주고 잘 가꾸어 가면 나는 나무처럼 살 수 있으리라.
나무처럼 활짝 웃으며 사람 속으로 섞여든다.
- 본문 <숲> 중에서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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