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밥상철학

박상주 지음

마음세상 2012년 11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대문 위에 외롭게 달려있는 문패를 본 적이 있는가? 비가 내려도 안으로 들지 못하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서있는 문패를 본 적이 있는가? 모든 가족이 편히 잠든 사이에도 홀로 대문을 지키며 두 눈이 충혈 되어가는 문패를 본 적이 있는가?
오늘날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 바로 이 문패의 모습과 흡사하다. 가족을 위해 밤낮 헌신하는 아버지의 묵묵한 모습, 그 쓸쓸한 뒷모습에 감추어져있는 진솔한 이야기들,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시간을 내지 못해 가슴 속에만 묻어 온 그 따스한 이야기들, 이 모든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아버지의 밥상철학』이다.
원래 이 ‘밥상철학’ 이야기들은 우리의 전통농경사회에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할 때, 아버지가 밥상머리에서 자녀들에게 들려주던 선인들의 일화나 미담 어록 등을 말한다. 자녀들은 이 삶의 지혜가 듬뿍 담긴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심전(心田)에 바르고 선한 삶의 씨앗을 뿌려 이 씨앗을 올곧게 길러내어 마침내 이웃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열매로 성장하였던 것이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아버지와 자녀간의 따스한 대화의 시간이 실종된 요즘, 이 『아버지의 밥상철학』에 담겨있는 183개의 삶의 조언들은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의 뜰에 바르고 튼실한 삶의 뿌리를 내리는 데 촉촉한 봄비와 따스한 햇볕의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목차

해가 막 질 무렵, 향교 안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사연인즉 평소 향교에서 기르고 있던 개가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입니다.
한 선비가 향교 관리인을 보고 고함을 질렸습니다.
“내가 일전에 그 수캐가 요즘 바람이 났다고 은행나무 아래 단단히 매어두라고 몇 번이나 당부하지 않았소?”
“죄송합니다. 저 나름대로는 제법 굵다란 밧줄로 단단히 매어놓았는데, 향교 주변의 그 소프라노 암캐의 유혹소리가 워낙 심해 그 굵은 밧줄도 소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유생들을 동원시켜서라도 밤이 되기 전에 찾아오시오.”
모든 유생들이 찾아 나섰지만 서로 눈이 맞아 멀리 잠적해버린 그 수캐와 소프라노 암캐의 행방은 도저히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다시 향교로 돌아온 유생들은 서로 책임추궁을 하면서 옥신각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읍내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돌아온 서승이 이 모습을 보고 큰소리로 호통을 쳤습니다.
“선비가 자기 마음속에 있는 큰 뜻이 마음 밖으로 나가버린 것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어찌 잘난 수캐 한 마리 집밖에 나간 걸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느냐? 모두들 명륜당으로 가서 자숙 하시오.”

철학가족 여러분,
우리는 닭 한 마리 개 한 마리가 집밖에 나가면 그것을 찾느라 야단법석을 떱니다. 그러나 정작 마음속에 있어야 할 자신의 큰 뜻이 마음 밖으로 나가버렸는데도 이를 찾기 위한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찾기는커녕 마음 밖으로 나간 사실조차 모르고 지냅니다.
공부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잃어버린 그 원래의 순수한 본마음과 뜻을 되찾는 일입니다. 혹시 여러분의 본마음도 지금 집 밖을 나가 방황하고 있지는 않는지 한 번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밥상철학』 열한 번째 이야기 <구방심(求放心)>편에서-

출판사 서평

여기 『아버지의 밥상철학』에 실려 있는 183개의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이미 MBC 라디오 방송 최장수 인기프로인 <별이 빛나는 밤에> 제 3부 ‘박상주의 철학 산책’ 코너로 방영되어 수많은 청취자들의 호응을 받았던 것들이다. 특히 오늘 날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삶의 바른 길을 제시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이 직접 눈으로 읽어보면 그 이야기의 구수한 화법과 그 속에 내재되어있는 촌철살인(寸鐵殺人)같은 삶의 조언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떡일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