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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메이토와 포테이토

강병철 성장소설
강병철 지음 | 스튜디오 돌 그림
작은숲

2014년 12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09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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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9654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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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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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세대의 학창 시절과 자전적 성장의 기록!
시대의 모순과 성장의 아픔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 성장소설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1985년 '민중교육' 해직교사 출신의 소설가이자 현직 국어교사인 강병철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청소년소설로,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골 학교 교장 선생님인 성강철의 아버지는 아들의 학업을 위해 서울로 위장 전입을 시도하지만, 깐깐한 동 서기 때문에 실패하고 어렵게 서울 입성에 성공한다. 소설은 서울로 전학을 온 시골 출신 사춘기 소년 성강철이 겪는 일들을 파노라마식으로 그려낸다. 위장 전입, 체벌과 학생 인권 문제, 패싸움, 데모, 사춘기의 방황과 갈등 등을 다루면서 소년의 눈에 비친 1960~70년대의 풍경과 사건을 담았다. 1960~70년대에 청소년이었던 부모들과 그 자녀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I 낯선 서울 생활

무서운 동서기
종로 골목 올빼미로
엽기적 매타작 그리고 정글북
어제 왜 안 왔어 시캬
정신봉, 사랑의 선물
그리고 기세의 등장
행복과 성적 순
스케치부끄 안 가져온 놈 나와

II 친구여 안녕히
난쟁이 아저씨의 맞장
선생님의 나쁜 손
씨름의 승자
끌려가는 공공칠님
선옥이 누나
유명한 사람의 글이라는 게
수학 천재가 죽다니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친구야 어떡해

III 통과 의례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싸움의 법칙
버스 차장 성순이 누나
보고 싶은 여자의 몸
뽑아만 주신다면 몸을 바쳐
그리고 통과 의례
인과응보, 다리에서 떨어지기
수술

IV 상상하고 싸우라
형아 같은 친구
천사표 성순이 누나
천배네 비탈길
메리, 이리 온
천배는 콩쥐
삼선 반대 데모를

추천사 - 충청도 글지 강병철을 생각하며(김성동)
작품해설 -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박명순)
작가의 말

위장 전입, 엽기적 매타작, 성희롱, 반항, 패싸움, 데모 등
시대의 모순과 아픔을 해학과 풍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성장 소설

“배추 줄기처럼 시퍼렇게 갓 맑은 한 어린 넋이 안개처럼 뿌우옇기만한 저잣거리에서 팔만사천 가지 꼴로 살아가는 하늘 밑에 벌레들과 부딪치며 어떻게 삶과 인생에 눈떠 가는가 하는 활동사진을 보여 주는 소설 - 김성동 작가

엄마, 아빠의 학창 시절도 그랬어?
1985년 <민중교육> 해직교사 출신으로 소설가이자 현직 국어교사인 강병철 작가가 오랜만에 청소년 성장 소설을 내놓았다. 소설은 작가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1960~70년대 서울 변두리 중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시골 학교 교장 선생님인 성강철의 아버지는 경기중-경기고-서울대학교로 통하는 ‘KS고속도로’가 아들의 등용문이기를 갈망하여 서울로 위장 전입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깐깐한 동 서기 때문에 실패하고 어렵사리 서울 입성에 성공한다. 소설은 서울로 전학 온 성강철이 겪는 여러 가지 사건을 파노라마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골 출신 사춘기 소년의 눈에 비친, ‘정글의 교실’에서의 물리적 충돌, 수학 천재 기세와 특별한 우정과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 야바위판에서 불한당으로부터 돈을 뜯기는 것을 피하려다 죽을 뻔한 사연, 체벌이 관성화된 학교 교육, 성희롱을 하는 교사에 대한 저항, 가정 형편 때문에 평화시장으로 떠난 친구와의 우정, 학생회장 선거와 선배들의 강압적 지배에 대한 경험, 여자 목욕탕을 엿보다가 낙상하는 장면, 삼선 반대 데모 사건의 경험 등 60~70년대의 풍경과 사건을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특히 60~70년대, 나아가 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기성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어서 청소년을 자녀로 둔 아빠들이 읽고 아이들과 그 시대와 청소년의 성장을 소재로 대화를 나눠도 좋을 만한 소설이다. 더구나 위장 전입을 비롯하여 체벌이나 학생 인권 문제는 지금도 화두가 되고 있고, 홍역처럼 겪는 사춘기의 방황과 갈등 등 성장통 역시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으므로…….

체벌? 학생 인권? 지금과 달라진 게 없다
이 소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장 전입과 체벌(엽기적 매타작)이다. 이 소설이 60~8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아빠들의 전유물일 수만은 없는 이유는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위장 전입과 체벌은 행해지고 있으며, 본질적으로는 그 시절보다 더 나아졌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성강철의 위장 전입은 시골 학교의 교장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합작품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60~70년대에 행해졌던 성강철의 위장 전입 장면이 고위 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등장하는 ‘자녀의 교육 문제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위장 전입을 감행’하는 장면과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시대와 지금이 다른 것은 위장 전입의 이유가 자녀의 교육 문제 말고도 ‘부동산 투기’라는 이유가 늘어났다는 것과 최소한의 양심 고백이나 반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체벌 장면은 최근 ‘오장풍 사건’(2010년 7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의 오모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던 초등학교 6학년생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등 폭력 수준의 체벌을 가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샌드백 치기 타법(매 맞을 아이를 뒤에서 친구들이 결박한 다음 치는 것)’이나 ‘곡괭이 찍기’, ‘고양이 발목 치기’, ‘곤장 때리기’ 등은 아주 고전적인 매타작에 속한다. “책상 위에 엎어 놓고 네 명이 팔 다리 한 짝씩 잡게 한 다음 바지를 내리게 하고 빤스 위로 판자때기를 올려붙이”는 ‘매우 쳐라 타법’이나 “벗들끼리 증오심을 심어” 주는 ‘마주보고 때리기’는 모멸감을 주는 비인간적인 체벌에 해당한다.
이런 체벌은 60~70년대에는 일반적이었고, 특히 학교나 군대 등에서는 이러한 체벌이나 얼차려 등이 당연시되기도 했다. 2010년에 서울시 교육청과 경기도 교육청에서 ‘체벌 금지’를 선언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려고 하자 보수단체를 비롯한 교육계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유는 학생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 인권도 중요하며, 체벌이 없어지면 아이들의 버릇이 없어지고, 나아가 교사가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의 근거로 ‘고등학생의 경우 과반수 정도가 오히려 체벌을 원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가 동원되기도 했다.
체벌에 관한 찬반 논쟁에도 불구하고 체벌과 학생 인권의 문제는 시대를 초월하여 여전히 중요한 화두임을 이 소설은 말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이 이 문제에 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성적 체벌과 성희롱을 하는 선생님을 차갑지 않게 그리고 있는 데서 작가의 인간적 면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작가는 감자님(영어 선생님)을 예술적 감성을 가진 인물로 그리고 있는데, 이는 체벌과 학생 인권으로 대표되는 교실의 모순이 개인 차원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교육 현실에 있음을 풍자와 해학의 차원에서 조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교육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미흡하지만 시대적 모순을 문학적으로 승화함으로써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 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고, 일정한 문제 상황과 갈등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부의 우려가 편견일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독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의도된 상징 ‘인물 외모의 수치화’
이 소설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인물의 외모를 수치화’한 것이다. 형식적 주인공인 성강철을 비롯하여, 수학 천재로 강철이와 우정을 쌓지만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는 기세(146센티, 45킬로), 친구 돈을 뜯는 게 특기인 인태(167센티, 62킬로, 합기도 1급), 가정 형편 때문에 평화시장으로 떠나는 천배(137센티, 33킬로)를 비롯하여 영어 선생님인 감자님(168센티, 78킬로)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이나 많이 등장하는 인물 옆에는 친절하게도 키와 몸무게를 표시했다.
이런 방식은 독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독자가 느낄 법한 이런 불편함의 내면에는 “솔직함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의 정서”가 있다는 것이 작품 해설을 맡은 박명순(공주대학교 겸임교수)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작가는 이런 의도적 장치를 통해 독자에게 불편함을 선사하고, 그 불편함은 시의 상징처럼 의도되고 암호화된 장치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런 수치화를 “힘에 대한 선망과 함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를 비판, 저항하는 의지를 담아내고” 싶어 하는 작가의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숫자는 외피이며, 몸이 상품가치인 공인들에게 이 숫자는 존재감일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서의 수치화는 “다양한 상상의 가능성이 사라지는 대신 고정된 이미지로 복제”되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수치화함으로써 닫히는 정체성, 그리고 그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성강철의 무의식적인 몸부림”을 대신 전해 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없는 이상한 소설, 그러나 시대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다
초대형 블록 버스터 영화에는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 엑스트라이고, 주인공은 한 명에 불과하다. 카메라를 비롯한 모든 시스템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조연이나 엑스트라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영화가 끝나도록 얼굴 한 번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엑스트라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한 이런 영화에는 흥행을 결정하는 일반적 서사 구조가 있다. 주인공이 겪는 갈등이 영화의 앞부분에 이미 복선으로 깔려 있고, 중반부에서 갈등이 표면화되고 증폭되며, 종국에는 갈등이 어떤 형태로든지 해결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런 법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어쩌면 극장에서 상영하는 할리우드 외화나 100억 원 이상 들어간 초대형 특작 국내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립영화에서나 느낄 만한 그런 조금은 독특한 기법들이 소설 속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주인공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장치 역시 소설 속에 내재된 시적 언어인 셈이다. 작가는 비등한 역할을 담당하는 등장인물들을 여럿 배치함으로써 시대를 움직이는 것은 한두 명의 영웅이나 주인공이 아니라 결국 엑스트라, 또는 다중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강철이도, 기세도, 천배도, 성순이 누나나 석자 누나, 그리고 엽기적 매타작을 일삼는 선생님들조차도 모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며, 나아가 시대의 주인공이라는 뜻이다.

장르의 넘나듦, 시와 소설의 조화
작가는 시인이면서 소설가다. 그 또한 스스로 문체주의자라고 고백한 바 있고, 도종환 시인이 그의 “서정적 문체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을 단숨에 읽고 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에는 시적 언어와 노래가 등장한다. 그것은 어쩌면 독자에게 낯섦을 선사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 낯섦과 불편함은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계산된 장치이다.
이 소설은 서른한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을 띠고 있다. 장면과 장면이 독립적이거나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이런 구조, 즉 특별한 갈등과 긴장이 없는 이 소설의 구조에서 “장면과 장면은 때로는 독립적으로 때로는 겹치면서 단절과 이음을 점철시키는 연결 방법 중의 하나가 노래”이다. 그 노래 중에는 실제 유행하던 노래도 있고 작가가 지어낸 노래도 있다. 그러나 노래를 읽는 재미는 소설에 새로운 의미, 대화와 소통 과정을 부여해 주고 있다. 특히 시대를 상징하는 풍자와 해학으로서, 내용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행간의 사연들을 노랫말로 만나게 되는 점은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시공간을 종횡하는 대화의 가능성이 문장의 틈새에서 노래 가사로 반영되는 것이다.

모든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지만, 또 모든 소설은 ‘있었던’ 이야기이다. 그래서 가장 솔직하고 진실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위장 전입과 체벌,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판치던 60~70년대를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담담하게 보여 줌을 통해 오늘날의 교육의 문제를 비롯한 시대적 모순을 말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60~70년대라는 과거의 사진 속에 현재의 문제를 교묘하게 숨겨 놓은 것이다. 이를 근거로 이 소설을 ‘시적 상징이 녹아 있는 소설’이라고 평한다면 무리일까.
이 소설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머리에 흰 서리 내리는 나이에 접어든 교사이자 소설가인 작가가 자신의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엑스트라들의 이루지 못한 꿈의 기록”이다. 아마도 그 꿈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 같은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아빠와 사춘기 소년이 함께 읽는 성장 소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장면들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아빠들에게는 그들이 살아왔던 성장의 과정과 아픔을 되살아나게 해 줄 것이다. 그런 성장통과 함께 옹이처럼 가슴 밑바닥에 새겨져 있는 상징은 체벌과 군사문화 일변도의 학창 시절과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 그리고 온몸으로 읽어 왔던 시대의 모순과 비리이다. 그 두 가지 이미지가 때로는 교차하고, 때로는 증폭되면서 시대의 전환기마다 아빠들을 거리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이 소설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우리의 아빠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이 소설이 오늘날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유는,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60~70년대의 시대적 모순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70년대라는 액자 속에서 오늘의 모순과 성장의 아픔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그 시대의 주인공이었고 지금 시대의 주인공이지만, 자신이 주인공인지도 모르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아빠들에게 더욱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친구와의 우정, 친구의 죽음, 반항, 이성에 대한 호기심 등 이 소설에서 다루는 에피소드는 시대의 옷만 바꾸어 입었을 뿐 그 양상이나 본질은 예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 소설을 소재로 아빠와 자녀가 말문을 트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소설책은 직장 여성과 주부들의 전유물이라는 기존의 편견을 깰 뿐만 아니라 진정 자녀 교육의 문제나 시대의 의제에 대해 자기 발언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아빠와 사춘기 소년이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아니 사춘기 소년들이 먼저 읽고 아빠에게 권해 보길 바란다. 그래서 이 소설을 ‘아빠들을 위한 소설’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아니 아빠들이 꼭 읽어 봐야 하는 소설이라고 강변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소설에는 지나간 시대의 모순과 성장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아픔이든 성장의 아픔이든, 무엇인가 특별히 해결된 것도 없고 나아진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조금씩 아프고 조금씩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어느새 작은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것도 시대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게 내가 성장하듯이 내가 살아가는 시대도 함께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은 여러 문제를 보여 주지만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않는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절에 젖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의 주인공인 아빠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삶의 위안과 평안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작가가 진정 바라는 바일 것이다.

“내가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 강병호(1950년생, 만화가, 180센티, 80킬로)
“잔잔한 감동! 책을 읽는 내내 열세 살 그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아름다웠던 시절입니다.” - 김준기(1972년생, 회사원, 172센티, 72킬로)
“여자 목욕탕을 훔쳐보다가 다리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중학생인 큰아들 녀석이 내게 물었습니다. ‘아빠도 그랬어?’” - 박범준(1968년생, 자영업, 164센티, 60킬로)

[추천의 글]

<토메이토와 포테이토>를 꼲아매겨볼 재주가 이 중생에게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배추 줄기처럼 시퍼렇게 갓 맑은 한 어린 넋이 안개처럼 뿌우옇기만한 저잣거리에서 팔만사천 가지 꼴로 살아가는 하늘 밑에 벌레들과 부딪치며 어떻게 삶과 인생에 눈 떠가는가 하는 활동사진을 보여 주는 소설이라는 것은 알겠다. - 김성동(<만다라>의 작가)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유일하게 기세만이 환상적 인물에 가까울 뿐, 특별히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장삼이사 소시민적 인물이다. 선생님들 역시 관성적 체벌과 성희롱을 보여 주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도 차갑지만은 않다. (중략) 독자들 또한 이들 대화에 엑스트라가 아닌 대등한 참여자가 되어 가는 것이 이 소설이 지닌 마력에서 단연 돋보이는 점이다. - 박명순(공주대학교 겸임교수)

누구나 자신 앞에 주어진 시대가 있다. 강병철은 시대와의 관계를 끄집어내고 개인적 삶의 조각을 이리저리 맞추어 화음을 낼 줄 안다. 스무 살 언저리 즈음 문청 강병철과 처음 만났으니 강산이 족히 세 번도 더 바뀌었으리라. 어린 나이임에도 잘 익은 글 줄기가 툭툭 터져 나오던 그를 백면서생의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이미 흉중성죽(胸中成竹)의 도를 터득하여 사군자를 칠 때 외양을 따라잡지 않고 가슴 밑바닥에 있는 대나무를 찾아내 그릴 줄 아는 그였다. 이 책에는 선악정사와 부귀빈천의 묘리가 제대로 담겨 있을 법하다. - 김성중(충남고 교사)

[작가의 말]

1
장마철 급류에서다. 물살에 쏠린 나뭇가지 양쪽으로 수백 마리의 벌레들이 울긋불긋 붙어 있었다. 딱정벌레나 진딧물 자벌레 같은 노랗고 까만 생물들일 뿐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순간.
딱.
돌부리에 부딪치면서 나뭇가지가 양쪽으로 하나씩 갈라졌다. 강변으로 쏠린 가장이의 벌레들은 꾸물꾸물 수풀로 기어올라 생명을 이어 갔고 강물로 쏠린 가지는 꾸불텅 자맥질 포스로 모두 물속에 빠져 세상을 마감했다. 돌부리를 사이에 두고 생사가 교차되는 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사는 게 그랬다. 갯마을의 유년기와 특별시 골목길의 사춘기까지 모두 운명이었다.

2
중학교 동창회에 다녀왔다.
39년 만에 만난 올빼미 출신 옛 동지들이다. 지하철 가까운 식당을 열면 매캐한 숯불 연기 사이로 하얀 이빨들이 옥수수처럼 쏟아졌던가. 단절된 필름도 있었고 더러는 예전의 까까머리가 아슴아슴 겹쳐지기도 했다.
세월이 흘렀고 벗들은 반백의 버스 기사가 되고, 사장이 되고, 돋보기 한의사나 대기업 명퇴 사원 그리고 일찌감치 하늘나라에서 자리 잡은 벗들도 있었다. 그 수두룩 군상 중의 글 쓰는 사내 하나, 조개처럼 입 다문 것은 소심증 탓이다.

3
수렁이었다.
시국이 그랬지만 사춘기라서 더 특별하기도 했다. 그 콩나물시루에 갇힌 채 가물게 오래 크려고 숨죽이던 시절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았다. 차장 누나들은 통행금지까지 만원버스에서 팥죽이 되었고 또래의 여공들은 공단의 닭장 틀에서 실타래를 뽑았다. 마찬가지였다. 지개 작대기 집어던지고 무작정 상경한 갯마을 성님들 역시 기름밥을 먹으면서 얇은 종이돈을 연신 밑 빠진 독 속에 채우려했다.
또 있다.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 얼굴에 덕지덕지 기미투성이도 그랬고 역전의 용사 예비군 아저씨들이 운동장에서 기합 받는 풍경도 우울했다. 경찰관들은 장발족 청년들의 머리를 닥치는 대로 가위질했고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의 허벅지 비늘을 짯짯이 살피며 치마 길이를 재기도 했다.
사춘기는 판잣집과 리어카 사이에서 햇살 쬐며 보냈다.
산 너머 초록색 아파트가 아득한 나라 풍경처럼 황홀하기도 했다.
‘많이 벌면 저런 꿈나라에서 살 수 있을까?’
설레는 가슴 땅속 깊이 파묻기도 했다. 남대문 시장은 비교적 편안했다. 물건들의 색깔만 황홀했지 가격대가 낮았고 부딪치는 군상들의 몰골이 부담이 없었다. 종로에서 서울역 쪽으로 걷는 도중에 이따금 사람 냄새를 맡기 위해 구경 가기도 했다. 어느 날 와우 아파트가 무너져 버렸고 남대문 시장도 화마에 쓸려 재가 되었던 것 같다.
그때까지 당연히 전태일을 몰랐고.

4
소설은 어차피 허구다. 1970년도 중학생 사진첩을 배경으로 했지만 등장인물의 진위 논란이나 검증은 의미가 없다. 벗들의 얘기를 섞었고 옆 테이블 술꾼들의 스냅을 재빨리 문장화시키기도 했다.
이따금 완성판에조차 메스를 대었던 것은 천상 분필장이 결벽성의 한계였으리라.
이제 초로의 문턱이다.
희망과는 달랐지만 이음새를 엮다 보면 세상은 때때로 살얼음판까지 두루뭉술 넘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고개를 들다가 수시로 놀란다. 소스라치던 꽃들의 잔치가 삽시간에 사라지고 그렇게 진부한 초록으로 덮여 있다니.

2011년 비 내리는 5월

강병철 허허롭게 쓰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병철

저자 강병철은 충남 서해안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던 중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학교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 후 학원 강사와 신문사, 출판사 등을 부평초처럼 떠돌다가 어렵사리 복직하여 충남 공주와 서산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공주공업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가끔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기도 합니다.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시집 『유년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와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성장 소설 『닭니』, 『꽃 피는 부지깽이』 그리고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쓰뭉선생의 좌충우돌기』 등을 출간했으며, 16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대한민국 희망수업 1교시 ? 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장을 지냈습니다. 시인 정영상은 그를 ‘진흙인 사람’이라고 했고, 시인 최은숙은 ‘조연을 위한 섬세한 더듬이’, 시인 김열은 ‘참숯 같은 사람’라고 했습니다. 이런 지인들의 평가가 말해 주듯 그는, 이따금 사랑하는 제자들과 호되게 싸우고 상처받은 가슴으로 먼저 악수를 요청하는 만만한, 천상 선생님입니다. 그는 또한 기발한 상상력보다는 더듬이 촉수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신새벽 대학 도서관에서 파지를 찢다가 여명을 맞이하는 문체주의자이기도 합니다. 시인 도종환이 “서정적 문체에 잠겨 풍요로운 이야기를 단숨에 읽고 나서 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그는, 생김새와 달리 마음이 여리고 서정적 문체를 가진 속살이 흰 사내입니다.

그림/만화 스튜디오 돌

그린이 스튜디오 돌은 강병호, 지현도, 김범수 3인이 모여서 일하는 창작 집단. 『하수와 고수』, 『올빼미서당1, 2』, 『자장면과 바나나』, 『안단테안단테』, 『공감』 등의 만화책을 냈고, 『선생님 울지 마세요』, 『닭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안녕, 소리바다』 등의 책에 삽화를 그렸습니다. 최근에는 저학년 동화인 『다현이 코딱쥐』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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