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그림자
2019년 01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0월 0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26MB)
- ISBN 9788995904664
- 쪽수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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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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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구름 그림자
부정의 시간이 오래 유지되지 않았음에도 긍정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이 만들어졌다. 결론은 결코 긍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긍정했다. 긍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연한 귀결이어서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남아 있었다. 아쉬워할 일이 없음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는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길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사랑했던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105페이지에서)
창문 너머로 구름이 지나가고 있다. 구름이 피었다 사라지고,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던 달이 구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달이 구름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구름이 달을 끌어당기고 있다. 구름이 달을 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달이 구름에 안겨 있는 같기도 하다. 다시 구름 위에 달이 얼굴을 내밀고 잠자는 하원과 나영 얼굴 위에 내려앉아 환히 웃고 있다. 방안은 더욱 조용해진다. 그들을 더욱 깊이 잠재우기 위해 달이 구름 속으로 몸을 감추어 가고 있다. (225페이지에서)
손을 떼지 않으면서 움지이지도 않았다. 얼굴을 닦아 줄 손의 역할이 끝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손의 역할이 더 있는지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얼굴 위의 손이 더는 할 일이 없다. 가끔 거부했던 행동을, 눈을 흘기며 흉보듯 했던 기억은 지워 없애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촉감은 까칠하나 마음의 따스함을 전달하고 싶은 간절함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290페이지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정
경남 하동 출신이다. 진주사범학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공부 했다. 글 쓸 줄은 알아도 참말 같은 거짓말 이야기를 쓰는 데 익숙하지는 않다. 책으로 내지 않은 수필이나 자기주장을 펴 보이는 글을 자주 썼고,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없는 번역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작가의 말
내용을 만들어 가면서 사랑의 의미를 고전적 관념으로 유지하고 싶었고,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역설적인 이야기로 잣대를 거꾸로 세워 놓고 과거를 반추하는 것이 지금 세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박한 마음을 전하려 했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뒤끝이 시원하지 않다. 답답한 사람이 있어야 덜 답답하게 살아가는 방도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세상이 이러한 권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져보면서 경우의 수를 하나 만들어 보았지만, 주사위가 제대로 굴러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은 과거가 그리울 때가 있다. 이 글을 쓰게 해 준 사람도 그 부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그른 것이든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기도 하고, 되돌아가려고 몸부림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현실 속에서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느 한계를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하거나 억눌러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인간 내면 깊숙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그럴 희망이 없어 체념하고 포기하려 하면서도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지금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목청을 놓이고 싶은 것도 사실일 것 같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남긴 흔적을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문화라는 이름으로 정해 놓고 다음 세대들이 구경하면서 마음속 깊이 느끼거나 놀라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마음씨가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가치로 높여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소박함도 함께 담았다고 수줍은 마음으로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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