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사 가세요

홍성훈 지음

아동문학세상 2008년 10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06년 12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동작가 홍성훈의 창작동화집. 표제작「아버지를 사가세요」를 비롯해 13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목차

아버지를 사가세요
하얀 운동화
몸통과 깃털
통일소 1001마리
할아버지의 실수
이상한 감자
귀머거리 아들
참사랑
할미꽃
하루살이와 매미와 꿀벌
효자 공부
의로운 죽음
아버지는 누구지?

책 속으로

“어허! 세상이 말세로군, 망조가 들었어.”
“늙고 병든 노인을 누가 사 가?”
어느 날 아침, 신문을 펼쳐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며 혀를 찼어요.
그 신문에는 이런 광고가 큰 글씨로 실렸거든요.

「저희 아버지를 팝니다. 연세도 많고 몸도 불편하여, 쌀 한 가마 값만 받을 테니 아버지를 사가세요.」

며칠이 지난 아침나절이었어요.
“딩동딩동.”
어느 부잣집의 커다란 대문에 달린 초인종이 울렸어요.
“거, 누구요?”
“…….”
대답이 없었어요.
“누가 오셨나?”
넓은 정원에서 꽃밭에 물을 주던 할아버지가 대문을 열었어요. 비록 차림새가 초라하지만, 퍽 순진하게 보이는 젊은 부부가 손에 신문을 들고 서 있었어요.
“어떻게들 오셨소?”
할아버지가 물었어요.
“저… 아버지를 파시겠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젊은 남자는 공손하게 신문을 펼쳐 보였어요.
“허, 그래요? 잘 찾아오셨소.”
할아버지는 웃음 띤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어요.
“자,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오.”
할아버지는 대궐 같은 집 안으로 젊은 부부를 안내했어요. 젊은 부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두리번거리며 할아버지를 따라 들어갔어요.
“이리들 앉으시오.”
할아버지는 젊은 부부를 푹신한 소파에 앉히고 말했어요.
“신문에 난 사람은 내가 아주 잘 아는 늙은이인데, 그 늙은이는 몸이 몹시 아파요. 그리고 살림도 매우 어렵소. 그런 늙은이를 왜 사려고 하시오?”
잠시 망설이던 젊은 남자가 말했어요.
“저희는 부모가 안 계십니다. 저희 부부는 어릴 때 고아원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저희는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오누이같이 자랐습니다. 성년이 되면서 한 마음 한 뜻으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는 늘 부모 없는 설움이 가슴에 남아 있었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한 번만이라도 불러보는 것이 저희 평생소원이었습니다.”
말을 하던 남자가 말끝을 흐리며 목이 메어 머리를 숙였어요.
“아니 여보!”
남편의 말을 다소곳이 듣던 아내가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아주었어요. 손을 잡은 두 사람의 눈에는 맑은 이슬이 맺혔어요.

=본문 ‘아버지를 사 가세요’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읽는 이를 위한 도움말

감동을 주는 ‘사랑’과 ‘효’이야기
-홍성훈 단편동화 13편을 먼저 읽고-

1

이 책을 쓴 홍성훈 선생님은 1998년 계간<아동문학연구> 신인문학상 동화부분에 창작동화 ‘피아노 선생님’이 당선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 동화작가입니다.
이후 2권의 창작동화집을 비롯하여 어린이들이 읽을 여러 가지 책을 내셨습니다. 홍성훈 선생님은 동화작가이면서 전국아버지동화구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신 동화구연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또 전국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시낭송가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홍성훈 선생님은 뛰어난 동화구연과 시낭송의 화술을 가지고 자라는 어린이들과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웃음과 기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전국을 누비면서 시를 낭송하고 동화를 구연하는 문학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2

이 동화집에는 ‘아버지를 사가세요’를 비롯한 13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우리가 동화를 읽을 때 하나의 이야기로만 생각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작가의 의도를 바르게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이야기가 재미도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재미 못지않게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에서 감동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홍성훈 작가의 동화에서는 첫째로 효(孝)에 대한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를 사가세요’ ‘효자 공부’ ‘참사랑’ 등이 효를 주제로 한 동화입니다.
‘아버지를 사가세요’는 동화 제목만 읽어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 자기 아버지를 팔려고 하다니!
이 동화에서는 고아로 자라서 가정을 이룬 한 부부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데, 아버지를 판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달려가 쌀 1가마 값을 주고 아버지(노인)를 삽니다.
부부가 돈을 주고 산 노인을 집으로 모셔 가려고 하자 뜻밖에 그 노인은 혼자 사는 부자였습니다. 노인은 가난한 부부의 참된 효성에 감동하고 오히려 아들 며느리가 된 젊은 부부를 노인 집으로 불러 들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참사랑’은 앞의 동화 내용과는 정반대되는 이야기입니다.
늙고 병든 아버지를 여행을 시켜 드린다고 속여 먼 외딴 섬에 버리려고 할 때, 그 사실을 안 아버지가 아들과 며느리에게 버리지 말고 집에 데려가 달라고 사정합니다. 그때 섬을 지키는 경찰관이 망원경으로 이 광경을 보고 달려와 아버지를 버리려한 젊은이를 체포하려고 하는 순간, 늙은 아버지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경찰관 앞에서 아들을 보호하는 말을 게 아니겠어요? ‘나를 여기에 제발 내버려 줘.’ 하고 말입니다.
자식은 병든 아버지를 버리려 하는데 아버지는 버려지면서도 아들을 감싸는 자식 사랑의 마음을 이 동화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3

홍성훈 선생님의 동화는 주제가 매우 다양하면서 선명합니다.
‘하얀 운동화’는 가난한 제자에 대한 스승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훈이는 홀어머니 밑에서 바르게 자라는 가난한 집 아이입니다. 훈이는 어느 날 부잣집 아이 종호의 하얀 새 운동화를 몰래 한 번 신어보다가 도둑으로 몰립니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은 훈이를 교무실로 불러 꾸중 대신 위로의 말로 훈이 마음을 달래 주고, 겨울 방학식날에는 선생님이 훈이에게 조그만 선물을 건네줍니다. 훈이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 할머니 앞에서 선물 상자를 열자, 거기에는 훈이가 그처럼 신고 싶었던 하얀 운동화가 들어 있습니다.
제자를 생각하는 스승의 참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귀머거리 아들’ 이야기는 자신의 아들을 희생시키면서 남을 살려내는 감동적인 동화입니다.
오늘날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손해를 끼치더라도 나만 이익을 차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남을 배려하기보다 내가 실속을 차리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동화라고 할 수 있지요.
홍성훈 선생님의 많은 동화 속에는 ‘사랑’이란 진실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동화집 한 권을 읽고 나면 남을 미워하던 마음이 햇볕에 봄눈 녹듯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참된 효와 행복이 무엇인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성훈

洪村 홍성훈

경기도 이천 출생
아동문학가, 동화구연가, 시낭송가
아동문학연구 신인문학상 수상(동화)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홍보국장
종로문인협회 부회장
풀꽃 아동문학회 부회장
현정회 「단군나라」 편집장
한민족 정신문화 선양회 회장
동아일보사 부장 역임
KT 언론팀 자문위원 역임
한국신문협회상 수상
뉴스매거진 보도국장, 총괄국장

<저서>
창작동화집: 「피아노 선생님」, 「자라의 여행」
함께 지은 책: 「풀꽃 한다발」, 「청개구리와 달팽이의 여행」, 「모딜리아니 아저씨의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비둘기 똥총」 등
엮은 책: 「장보고」, 「캐네디」, 「이황」,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 「톰아저씨의 오두막집」, 「허클베리핀의 모험」, 「호랑이형님과 선비동생」, 「나무인형 피노키오」, 「피터팬과 후크선장」, 「곱사등이 장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