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로 만든 무지개: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

고동희 , 박선영 지음

명인문화사 2012년 05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07년 07월 0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을 따라가는 『치즈로 만든 무지개』. 2002년 호암상 사회봉사부문을 수상한 디디에 세스테벤스 신부, 즉 지정환 신부의 한국에서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도 따라간다.

이 책은 1959년 12월 8일,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온 지정환 신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임실에서 '임실치즈'를 탄생시키고 발전시킨 이야기,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야기, 뜻하지 않은 병으로 장애를 갖게 된 이야기, 그리고 장애인의 교육과 사회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목차

제1장 벨기에의 신부(神父) 디디에 세스테벤스
○ 우편배달부를 꿈꾸던 소년
○ ‘한국’이라는 나라
○ 신부 수업
○ 다시 만난 한국: 두 한국인과의 만남
○ 한국어는 어려워!

제2장 이방인 신부 낯선 한국 땅을 밟다
○ 새로운 이름, 지정환
○ 땅 만드는 신부: 부안에서의 간척 사업
○ 쓸개 빠진 신부

제3장 운명의 땅, 두 번째 부임지 임실
○ 절망의 끝, 희망의 시작: 부안에서의 실패
○ 돈 빌려 주는 신부: 한국형 그라민은행, 신용협동조합
○ 종교가 무슨 상관이야? 임실 청년들과의 만남

제4장 산양을 키워 볼까? 임실 치즈의 시작
○ 천형(天刑)에서 축복으로
○ 산양협동조합의 시작
○ 치즈가 뭐야?
○ 치즈 공장의 설립
○ 실패의 연속: 가짜 치즈 기술자

제5장 치즈 기술자, 지정환 신부
○ 치즈 생산의 비결을 찾아서: 공산당원의 비법 노트
○ 신부님이 우리를 버렸어! 조합원들의 동요
○ 고진감래(苦盡甘來): 정환 치즈의 탄생

제6장 치즈 세일즈맨, 지정환 신부
○ 임실 치즈, 조선호텔에 입성하다
○ 신부님! 기도나 하세요: 농림부 차관의 외면
○ 젖소가 필요해!

제7장 임실치즈협동조합과 모차렐라치즈의 탄생
○ 신용협동조합과 임실 치즈의 만남: 임실치즈협동조합
○ 다윗과 골리앗: S사와의 거래
○ 모차렐라치즈요? 치즈의 영역을 넓히다
○ 롯데유업의 임실 진출: 대기업과의 공존

제8장 신용협동조합과 민주화운동: 추방 대상자의 아이러니
○ 신용협동조합 전도사
○ 격동의 시대, 한국인들의 신부
○ 가장 반체제적인 외국인: 치즈와 신용협동조합, 추방 대상자를 구하다

제9장 다발성신경경화증의 발병과 임실치즈의 홀로 서기
○ 건강과 맞바꾼 임실치즈
○ 임실치즈의 홀로 서기
○ 우유 찾아 삼만 리! 축협에서 낙농진흥회까지

제10장 지정환 신부가 떠난 임실: 임실치즈의 새로운 도전
○ 지정환임실치즈피자의 탄생: 분열의 시작
○ 누구의 신부님입니까? 나는 하느님의 사제일 뿐…….
○ 변화의 시대, 임실치즈의 또 다른 미래

제11장 장애인 신부, 장애인사목 지도신부
○ 휠체어를 타고 돌아온 신부
○ 치즈 신부, 무지개를 띄우다: 무지개가족의 시작
○ 무지개는 스스로 뜬다: 장애의 극복
○ 무지개는 다른 무지개를 낳는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제12장 한국인의 화답: 호암상의 수상, 그리고
○ 호암상의 수상: 공로 없이 받은 상
○ 후회하지 않습니다: 화답해야 할 사랑과 유익(有益)

출판사 서평

2002년 호암상 사회봉사 시상식에서 우리는 다리가 불편하지만 위품 당당한 한 외국인 신부를 만날 수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이 낯설지 않은 그는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지정환 신부이다.
193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디디에 세스테벤스는,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59년 자신이 결정한 사목지인 한국에 왔다. 전주교구에 발령되어 김이환 주교로부터 선사받게 된 한국식 이름인 ‘지정환’은 이후 40여 년 동안을, 그의 한국인으로서의 삶과 함께 하였다.
주임신부로서 처음 부임한 부안에서 지정환 신부는 토지 없는 주민들 스스로 자기를 위한 땅을 만들어보기를 독려하여 재임 기간 동안 무려 30만평의 땅을 간척하였다.
또한 두 번째로 부임한 임실에서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하는 청년들의 꿈에, ‘산양’과 ‘치즈’라는 방법을 제시하여 날개를 달아주었다.
지정환 신부는 치즈라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농민들을 위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치즈를 만들기 위해 약탕기로 산양유를 졸이고, 비눗갑에 담아 숙성을 시키기도 하는 여러 노력을 하였지만 약 3년동안 실패만 거듭하였다. 이러한 실패에 그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고 자비로 유럽으로 가 약 3개월 동안 치즈공장들을 둘러보며 노하우를 배웠다. 특히 유럽의 치즈 공장을 견학하던 중, 뜻밖의 조력자를 만나 치즈제작의 비법이 담긴 레서피를 건네받는 일화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을 새삼 떠오르게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치즈 만드는 방법을 획득한 지정환 신부는 임실로 돌아와 농민들과 함께 치즈 공장을 설립하였고, 1980년 농민들에게 치즈의 모든 것을 주고 떠날 때까지 그들과 함께 ‘임실치즈’의 발전을 함께 했다.
‘임실치즈’는 한국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양 음식인 치즈가 우리나라 농촌의 지명과 함께 붙어서 하나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불리는 점에서 그만큼 임실이 오랫동안 치즈를 만들어 왔고 또 그 품질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바탕에 놓여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지정환 신부는 지학순 주교의 구속과 인혁당 사건과 관련하여 군부독재의 불의를 폭로하고 그에 맞섰다. 정권에 대한 건전한 비판마저도 허용되지 않던 암울 한 시대에, 추방 대상자라는 낙인과 갖은 위험에도 주저하지 않는 용단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5.18로 알려진 잔혹한 폭거가 휩쓸고 지나간 광주 시민에게 우유를 전하려 애쓰던 모습은, 그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현대사를 함께 의연하게 가로질러 왔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1980년 지정환 신부는 다발성신경경화증을 앓게 되면서부터 보행이 불편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휠체어에 의존해야하는 장애를 안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장애로부터, 장애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아픔과 불편, 필요를 몸소 체감케 되었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 그리고는 장애인사목 지도신부로 활동하는 전환을 맞이하여 무지개 가족을 만들었다.
“세상에는 버릴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내 높이로 올려놓고, 그 다음엔 더 밑에 있는 사람을 다시 그 높이로 올려놓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달라지겠지요.” 라고 지정환 신부는 사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포클레인에 빗대어 말하곤 한다. 이는 사람과 사람의 신뢰와 도움이 서로를 고양하고 구원에 이르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성경적 사랑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이제 2002년 호암상을 수여하는 등 그의 공로를 치하하려 하지만, 정작 지정환 신부 자신은 일생이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함께 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실천적 사랑은 중증 장애인의 재활과 사회화를 돕는 ‘무지개가족’ ‘무지개장학재단’을 통해서 여전히 향기롭게 꽃 피운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동희

저자(글)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