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사랑
2011년 06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01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88MB)
- ISBN 9791185449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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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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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은 주변 사람들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지만, 그 이전에 그들은 각각 19세와 20세이면서도 때로 지능이 8∼12세 정도의 ‘모론’, 즉 멍텅구리나 얼간이 같을 때가 있고, 아이큐가 20∼50 이하여서 4∼5세 정도의 지능밖에 안 되는 ‘임버설’, 곧 바보 천치일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땐 바보 중에서도 지능지수가 가장 낮은, 아이큐가 20∼25 이하여서 2세 정도의 지능밖에 안 되는 ‘이디어트’, 즉 백치일 때도 있어서 작품의 요소요소에서 배꼽 빠지게 웃기는 장면들이 많기는 하나, 그 폭소의 이면엔 천치 백치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수많은 봉변과 수모와 멸시, 그리고 남매의 근친상간 때문에 겪어야 하는 무서운 비극이 도사리고 있어 눈물을 찔끔거리게도 한다.
작품의 중심사상은, 성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오빠가 되었건 여동생이 되었건 간에 아무하고나 짐승처럼 본능적으로 성교를 해도 괜찮다는 것, 오직 그것밖에 모르는 천치와 백치들의 성의 무지에 대한 연민적인 인간학이다.
오매, 똥구녕을 다쳤응께 망정이제 아, 사타구를 다쳤으먼 워쩔 뻔혔어? 그먼 시집도 못 가, 이년아
오빠하고 나하고 연애를 걸어부렀응께 하늘이 배락을 탁 쌔릴 것인디 이 일을 으짠디야
이 호랭이 물어갈 년아, 누구하고 지랄을 혔어, 잉? 아, 어뜬 놈하고 붙어가꼬 애기를 뱄냔 말여?
대그빡에 뿔이 난 애기는 나 이망빡에 멀크락 나고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디
뿌사리 붕알 떨어지먼 꾸워묵을라고 다루미에 불 담아가꼬 지달리고 있당께요
오매오매, 아모리 생각혀도 나가 쥑일 년이여, 다 큰 남매를 한방에서 같이 자게 혔으니 말여
워매, 저 연놈이 참말로 씹을 하고 있네, 이 개 같은 놈아
오매, 참말로 엄니가 우리 애기를 솥단지 속에다 집어넣고 삶아분 거 아녀, 잉?
친남매가 아니라는 소문도 있으닝께 고걸 한번 물어나 보고 몰매를 가하든지 추방하든지 혀야 할 거 아녀?
이 호랭이 물어갈 년아, 누구하고 지랄을 혔어, 잉? 아, 어뜬 놈하고 붙어가꼬 애기를 뱄냔 말여?
복희가 양말을 신은 맨발로 뜰로 내려서며 반가워 죽겠다는 듯이 유 부인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어디서 배웠는지 그 손등에다 쪽 소리가 나게 입까지 맞추었다.
그러나 유 부인은 복희의 불룩한 임신한 배부터 살피고는 기가 막혀 대번에 악부터 썼다.
「워매, 이 작것 좀 보소! 이년이 참말로 애기를 뱄네, 참말로 애기를 뱄어!」
대번에 복희의 생머리부터 칵 낚아채며,
「이 오살할 년아, 누구하고 지랄을 혔어, 잉? 아, 어뜬 놈하고 붙어가꼬 애기를 뱄냔 말여? 싸게 말 안 혀? 아, 싸게싸게 말하랑께!」
하고 동네가 창피하다는 듯이 딸의 머리채를 잡고 방 쪽으로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워매, 나 죽네! 아이고, 나 머끄뎅이, 아야야야!」
복희가 기둥을 잡고 버티며 머리채를 빼내려고 버둥거렸다.
「아, 싸게 방으로 들어가잔 말여, 싸게, 이년아! 동네가 우새시러분께 방으로 들어가서 따져보장께!」
「아퍼서 못 가겄단 말여! 머끄뎅이 좀 놔! 이 손모가지 놓랑께!」
「잔소리 말고 싸게 들어가, 이년아! 머끄뎅이 좀 빠져도 디지지는 않을 팅께!」
「아이고, 나 머끄뎅이 다 빠지네! 동네 사람들, 나 좀 살려주소! 우리 엄니가 죄 없는 나 머끄뎅이 다 뽑아부요, 뽑아부러! 사람 살리소! 복희 살리소!」
그러자 옆에서 보고 있던 만복이가,
「워따매, 오짐이 싸고 ?어서 죽겄네잉. 나는 오짐이나 싸러 가야겄다.」
하고 겁이 나는지 슬그머니 변소 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그런 만복이를 꿈에도 의심할 줄을 모르고 유 부인은,
「아, 이 쌔가 만발이나 빠질 년아, 싸게 방으로 들어가잔 말여, 싸게! 워매, 빙신이 육갑을 한다더니 바보 천치 같은 년이 백여시맹키로 발써부터 머시매하고 그 짓거리하는 재미는 알아가꼬…… 디져라, 이년아, 디져! 탁 꺼꾸러져 시방 당장 디지불란 말여! 아녀, 디져도 방에 기들어가서 디져! 그래야 동네 우새를 덜 살 팅께! 아, 싸게 들어가장께, 싸게, 이 여시 같은 년아!」
하고 무서운 아귀힘으로 복희의 머리채를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복희가 아무리 기둥을 잡고 버티어도 잡힌 머리채 때문에 소용이 없었다. 왜 여자는 머리채만 잡히면 맥을 못 추는지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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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부인은 복희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자 천장이 들썩거릴 정도로 계속 악을 썼다. 머리채를 감아쥔 채 방바닥에다 복희를 사정없이 패대기치면서 그랬다.
「이 호랭이 물어갈 년아, 어뜬 놈의 새끼여, 잉? 어뜬 놈의 씬지 나가 알아야 할 거 아니냔 말여! 그렁께 싸게 말혀! 어뜬 놈이여, 잉? 어뜬 놈의 새끼여?」
「아이고매, 나 죽네! 나 대그빡 빠지네!」
「아, 싸게 말하란 말여, 싸게! 어뜬 놈의 새끼여? 칵 ?아 쥑여불기 전에 싸게 말 안 혀!」
「말한당께! 긍께 머끄뎅이부텀 놔!」
「그래, 누구여? 누구냥께?」
「말할 것잉께 나 머끄뎅이부텀 놓란 말여! 아퍼서 죽겄응께!」
「금메, 말부터 혀, 이년아! 그래야 놓제!」
「저…… 저 말여…….」
복희는 머리끄덩이가 너무 아파서, 아니 머리끄덩이가 아픈 것이 아니고 두피가 통째 벗겨지듯 머리통이 어찌나 아픈지 얼른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만복이와의 약속을 결코 잊지 않았다.
「그래, 어뜬 놈이여? 아, 누구냥께?」
「저…… 저…… 거시기 쩌그 밭에서 일하는디…….」
「혀서? 밭에서 일하는디?」
「어뜬 머시매가 와가꼬…….」
「뭣이여? 어뜬 머시매가 와가꼬? 혀서? 혀서?」
「무대뽀로 나 옷을 할딱 벳기고는…… 치매고 빤쓰고 전부 다 말여. 그래가꼬는…….」
복희는 말 나오는 대로 거짓말을 해버렸다. 미리 거짓말을 연구해 두었더라면 말이 더 술술 잘 나왔을 터인데 그녀는 약아빠지게 그런 것을 미리 생각해 둘 줄을 몰랐다.
「뭣이 워쪄? 혀서 이년아? 그래가꼬는?」
「나 오짐 나오는 구녕에다가 요상헌 것을 막 푹 쑤셔박았단 말여! 너무 아퍼서 나는 죽는 줄만 알았당께! 참말이여!」
「워매, 뭐, 뭐, 뭣이여? 그, 긍께 요샛말로 성폭행을 당했단 말여? 성폭행을? 그랬어?」
「성, 성폭행이 뭣이간디? 고런 말은 첨 듣는디.」
「아이고, 오매오매, 요것이 뭔 소리랑가! 이 바보 천치 같은 년을 어뜬 놈이 성폭행을 하다니! 시상에 요것이 무신 날벼락이여! 고것이 참말이여? 잉? 아, 참말로 성폭행을 당했냔 말여?」
「성폭행이고 뭣이고 야튼 밭에서 어뜬 머시매가 와가꼬 나 오짐 나오는 구녕에다가 무신 요상한 짓거리를 혀놓고는 좆이 빠지게 째부렀당께! 참말이여! 그 뒤로 나 보지에서 피가 나오는 빙이, 아니, 아녀, 월갱이라는 빙이 곤쳐지고 애기를 배부렀단 말여!」
「보지라니? 이년아, 보지
● 작가의 말
이 소설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남매가 바보들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언어가 고운 말을 쓰거나 절제된 말을 구사할 줄을 몰라 말투가 덴겁할 정도로 너무 원색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그들이 바보 천치 백치라서 고운 말을 쓰거나 비원색적인 말로 수사할 줄을 모르는 걸 어쩌란 말인가.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 자물씰 정도로 너무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표현과 경악할 수많은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문예지 ≪자유문학≫에 <산사태>란 제목으로 폭발적인 인기리에 2년간 장편을 연재할 때에도 그런 지엽적인 문제나 직설적인 묘사 때문에 관계 당국으로부터 어떤 제약을 받거나 독자들의 뼈고도리 같은 항의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전자북 사이트 (주)에니큐에서 ≪바보들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수개월간 베스트셀러 1위를 했을 때에도 그랬다. 그들은 현명하게도 큰 그림을, 곧 나무보다는 전체적인 숲을 보았던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일단 끝까지 다 읽고 나서야 아하, 문학작품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란 말을 독자들로부터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들을 수가 있었는데, 그것을 솔까말이라는 신조어를 빌려 감히 여기에 시골틱하게 밝히는 거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털을 모두 뽑아버린 공작새의 알몸처럼 감추어야 할 곳이 많은 소설 같지만, 남매의 근친상간이 ‘순수한 사랑인가? 아니면 성에 대한 무지의 결과인가?’라는 변곡점 위에 파탈(擺脫)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깃발을 꽂아 놓고 아직도 진지한 성교육을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우리 한국 사회의 한 이면과 단면을, 그래서 더 여러 형태의 성범죄가 창궐한다는 것을 대담하게도 패러독스로 은유한다.
작가정보
소설가 고사리는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에 단편 <이른 비 늦은 비><바보들의 나라>를 발표 등단 후, TV문학관 베스트셀러극장 특별수사본부 등 방송극을 집필하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문학특별창작기금 1천만 원 선정 소설집 ≪살아있는 전설≫을 비롯 ≪삼국지(5권)≫ ≪가짜의 가짜≫ ≪곡예부인≫ 등 장편 여러 편이 있고, 최근작으로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 ≪내일의 여자 대통령≫ ≪바보들의 사랑≫ ≪악마의 소설(3권)≫ ≪토끼는 원숭이의 엉덩이를 싫어한다≫ 등이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월간문학≫ 신인작품상과 한국전쟁문학상 한국기독교문화예술대상 문학 부문 수상 등 몇 가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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