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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

정수복 지음
알마

2014년 05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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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7MB)
ECN 0102-2018-000-00263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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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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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에 천착해온 철학자 박이문의 삶과 앎!
걷는 사회학자 정수복이 만난 둥지 철학자 박이문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 ‘행복한 허무주의자’ 박이문은 장래가 촉망되는 문학평론가이자 대학교수였던 서른한 살의 나이에 안정된 자리를 뿌리치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파리로 떠났다. 이 책은 그 지적 방랑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총체적 앎을 추구한 원로 철학자와 젊은 시절 그의 책을 읽고 성장한 다음 세대의 사회학자가 오랜 기간 만나 나눈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심도 깊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세계인, 철학자, 시인, 종교인, 작가, 지식인으로서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박이문의 면모를 촘촘히 정리하여, 1부 ‘풍요로운 창조’에서는 그의 철학을, 2부 ‘하나만의 선택’에서는 그의 삶을 펼쳐낸다. 이를 통해 지적 투명성, 감성적 열정, 도덕적 진실성에 대한 박이문의 천착이 시와 수필, 철학논문 등의 다작을 거쳐 ‘둥지의 철학’으로 모이는 철학자의 일생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책을 열며 사회학자, 철학자를 만나다

1부 풍요로운 창조 - 지적 탐구와 자기만의 글쓰기
세계인 박이문 보편의 추구
세계화된 철학자 박이문 | 프랑스 문학평론가 알베레스의 격려 | 컬럼비아대학교 철학자 단토와의 교류 | 도쿄대학교 총장 하스미의 인정 | 하버드대학교 철학자 셰플러의 호응 |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 삼중언어의 세계 | 한국에서 세계적 학자가 나오려면
철학자 박이문 궁극의 인식
철학적 질문의 시작 | 전체에 대한 궁극적 인식 | 자기만의 철학 만들기 | 문학과 예술철학 | 이성의 옹호 | 둥지의 철학 | 존재-의미 메트릭스 | 통합의 인문학 | 현대문명 비판과 생태사상 | 동서양철학의 종합 | 서양문명의 위기와 아시아적 세계관
시인 박이문 인식과 표현
철학자가 시를 쓰는 이유 | 고통을 통한 시 쓰기 | 일곱 권의 시집 | 끝이 없는 시 쓰기 | 시에 대한 철학적 성찰 | 시와 언어 | 눈의 이미지 | 주변인 박이문 | 이방인 박이문 | 박이문과 폴 발레리 | 이성과 감성 사이
종교인 박이문 의미의 탐구
의미 추구 | 허무주의자의 자살론 | 공허감과 무의미 | 무신론자 박이문 | 위선적 종교인 비판 | 도교 친화적 태도 | 불교에 대한 친밀감 | 자기만의 세계관 | 신성을 향하여
작가 박이문 끝없는 글쓰기
이성 밖의 여백 | 문학평론가 박이문 | 번역가 박이문 | 자서전 작가 박이문 | 수필가 박이문 | 고독 속의 글쓰기 | 길의 수필가
지식인 박이문 공공公共의 발언
철학자가 칼럼을 쓰는 이유 | 박이문의 사회의식과 역사의식 | 박이문의 전쟁 체험 | 박이문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의식 | 박이문의 유토피아 | 폭력에 대한 혐오, 이성에 대한 신뢰 |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서 | 박이문 사상의 지적 기원
박이문 저작의 구조 분석 미로에서 길 찾기
박이문의 저작을 분류하는 여덟 가지 방법 | 박이문 저작의 분류 | 박이문의 책 읽기와 책 쓰기

2부 하나만의 선택 - 여러 갈래 길 , 박이문의 길
삶과 철학 | 인습과 창조 | 일제강점기 체험 세대 | 지워지지 않는 한국전쟁의 기억 | 충청도 시골마을에서 보낸 유년기 | 호기심의 기원 | 형님들 이야기 | 부모님 이야기 | 문학청년 시절 | 프랑스문학의 세계로 | 파리 유학 시절 | 프랑스를 떠나 미국으로 | 미국에서의 교수 생활 | 뒤늦은 결혼 생활 |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책을 닫으며 죽음을 응시하는 둥지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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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문의 삶과 학문 세계는 나를 넘어서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릴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삶의 의미에 목말라하는 젊은이들은 8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한 노학자의 삶에서 감동을 느끼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11쪽

모든 것이 시장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전체주의 시대에 학문의 독자성을 지키고 예술의 고유한 가치를 옹호하는 박이문의 삶과 사상을 재구성하여 스러져가는 학문과 예술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세속적 물질주의에 맞서 정신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한 편의 평전을 쓰려 했다. 그의 삶과 사상의 흩어진 편린들이 아니라 전체적인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독자들에게 그려 보이려 했다. _15쪽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중요한 것들을 많이 잃어버렸다. 그러나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정신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 면면히 계승되고 전승되어야 할 고귀한 가치다. 굴곡이 많은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는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았던 전 세대의 인물들을 넉넉히 만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진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삶을 기록하여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세대는 전 세대로부터 정신적으로 중요한 무언가를 물려받아 그것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 다음 세대로 넘겨줄 책임이 있다. 존경할 만한 삶, 닮고 싶은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 세대의 이야기가 많이 있어야 젊은이들 또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힘을 얻는다. _18∼19쪽

1부 풍요로운 창조―지적 탐구와 자기만의 글쓰기
세계인 박이문 보편의 추구
박이문과 같은 세대에 속하는 조가경, 승계호, 김재권, 이광세 등 한국 출신 철학자들이 영어로 쓴 저서를 통해 미국 철학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그들이 한국어로 사유하고 한글로 쓰는 능력을 상실한 것과 달리 박이문은 영어와 프랑스어로 쓰면서도 한글로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그는 일찍이 1950년대 후반부터 한글로 문학평론과 시를 쓰기 시작한 이후 프랑스어와 영어로 논문을 쓰면서도 줄곧 한국어로 사유하고 글을 쓰는 능력을 유지했다. _41쪽

박이문은 한국어 저서를 통해 한국 ‘자생철학’을 대표하는 우리 시대의 세계적인 철학자가 되었다. 그의 철학은 박이문 개인의 철학이지만 그와 동시에 “한국철학의 자생성과 독창성을 위한 디딤돌이자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 학계의 지적 과제는 서구 학문의 추종에서 벗어나 우리 나름의 학문을 만들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그 보편성을 인정받는 데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미 1960년대부터 문학과 철학, 서양철학과 아시아사상을 넘나들며 자기만의 학문을 추구해온 세계인 박이문의 삶과 학문세계를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_42쪽

철학자 박이문 궁극의 인식
세계의 절대적 확실성에 도달하려는 꿈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일지라도 철학자는 끊임없이 사회, 인류, 우주의 궁극적 존재가치를 탐구한다. 박이문은 이카로스와 시시포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의 철학적 탐구를 계속한다. … 박이 문은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철학적 사유를 계속했다. 확실한 답을 찾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_50∼51쪽

“지난 10여 년 동안 나의 주요한 철학적 관심 중 하나는 니체에 서 시작하여 푸코와 데리다를 거치면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같이 흔들리고 있는 이성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옹호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이성을 판단의 절대적 잣대라고 믿지 않고 무조건 의지할 수 있는 빛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성은 역시 사유의 잣대이며, 이성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빛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_64∼65쪽

박이문의 둥지의 철학은 그가 평생 동안 동서양을 섭렵하고 또 문학과 사상과 예술을 넘나들며 모으고 가꿔온 다양한 언어의 재료들로 엮은 편안하고 아름다운 둥지다. 이승종이 말하듯이 “둥지의 철학은 박이문 철학의 모든 것이 응축된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혼란과 격동 의 시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온 노老철학자가 자신의 평생을 다 바쳐 빚어낸 위대한 사유의 심포니”다. 그의 평생의 사고와 글쓰기 작업은 영혼이 거처할 ‘둥지’를 짓는 일이었으며 지금도 그 둥지를 계속 더 아름답고 편안하고 견고하게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_66쪽

시인 박이문 인식과 표현
“내가 중학교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 수업 시간에도 선생님 강의를 안 듣고 시를 썼어요. 중학생 때 처음 쓴 시의 제목이 “낙엽”이었습니다. 내 안에서 자라고 있던 절망과의 투

행복한 허무주의자의 풍요로운 창조와 끝나지 않은 물음
‘자기만의 삶이 갖는 의미’를 찾아온 노老철학자의 지적 전기

일찍이 세계화된 석학으로 100권에 달하는 책을 써낸 철학자 박이문,
그가 아직 못 다 전한 자신의 사상과 삶에 대한 고백을 사회학자 정수복이 듣고 풀다

세계 석학들이 말하는 박이문
“인문학자, 특히 프랑스문학과 철학 분야의 학자로서 박이문 교수의 지적 일관성, 시적 감수성 그리고 비판적 통찰력에 존경심을 표한다.“ - (전)도쿄대학교 총장, 불문학자 하스미 시게히코
“박이문은 1960년대 프랑스 유학 시절 자신만만했던 프랑스 젊은이들 앞에서 느꼈던 부러움을 표현한 바 있는데 이제 거꾸로 프랑스 독자가 박이문의 용기와 지적인 힘 앞에 놀라게 된다.” - 파리8대학 교수, 불문학자 클로드 무샤르
“문명의 위기에 대한 현명하면서도 예민한 관찰자인 박이문의 도전적이고 광범위한 사유에는 숙고할 점이 풍요롭게 들어 있고, 우리는 더욱 안전하고 더 행복한 미래에 대한 그의 처방으로부터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다.” - 하버드대학교 교수, 철학자 이스라엘 셰플러

행복한 허무주의자, 박이문
박이문은 둥지의 철학자다. 시인이며 수필가이기도 하다. 그는 일찍이 삶과 우주의 궁극적 의미를 찾아나선 지적 방랑자였다.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가르치던 그는 안정된 자리를 뿌리치고 파리로 건너가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에서 인정을 받은 즈음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옮겨 간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렌슬레어공대와 보스턴 시먼스칼리지에서 강의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포항공대와 연세대에서 강의했다. 방랑의 세월 동안 그는 100권에 육박하는 철학 책, 시집, 수필집, 자서전, 칼럼집 들을 한국어과 프랑스어, 영어로 썼다. 그가 쓴 《노장 사상》 《예술철학》 《철학 전후》 《둥지의 철학》 들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도들에게 널리 읽혔으며, 《문명의 위기와 문화의 전환》 《과학의 도전 철학의 응전》 등은 현대 과학기술문명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심화시켰다. 《하나만의 선택》 《사물의 언어》 들과 같은 자전적 저서는 많은 이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고, 《눈에 덮인 찰스강변》으로 시작하는 시집들과 《길》로 대표되는 수상록들은 철학 책에서 다 표현하지 못한 그의 감성과 지성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는 철학자로 살았지만 늘 작가가 되길 원했다. 젊은 시절부터 본명 박인희朴仁熙를 대신하여 박이문朴異汶이라는 필명을 쓰면서 이문異文, 즉 남과 다른 자기만의 향기와 색채를 가진 글을 쓰려 했다. 박이문은 앞으로도 글쓰기를 통해 자기만의 둥지 짓기를 계속할 것이다.

혼탁한 한국사 속에서 투명한 사유를 멈추지 않은 인문학자
우리 시대의 어른의 초상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빈곤과 억압에 시달렸고 해방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 1930년대에 출생한 이들은 인생의 일관된 의미를 찾기보다는 생존과 최소한의 생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파편처럼 부서진 삶을 살아야 했다. 그 속에서 삶의 근본 의미를 집요하게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허무주의자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그러는 한편, 일제하에서 자연스럽게 다중언어 사용자가 된 것은 아픈 역사가 남긴 일종의 수혜라고도 할 수 있다. 이어령, 김우창, 김열규 등 강점기 세대가 해방 후 세대보다도 인문학적 바탕이 넓고 튼튼했던 것도 이런 바탕에서 비롯된다. 오늘 우리는 이와 같은 한국 지성사의 맥락 속에서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자, ‘둥지의 철학자 박이문’을 다시 만난다.
이 책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는 인생과 세상에 대한 총체적 앎을 추구한 원로 철학자와 젊은 시절에 그의 책을 읽고 성장한 다음 세대의 사회학자가 오랜 기간 교유交遊한 결과물이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정수복은 박이문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하고 100권에 달하는 그의 저작을 모두 섭렵했다. 특히 노철학자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 삶에 대한 이해와 인정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비판·비평하는 사회학자의 시선이 돋보인다. 그 결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박이문의 면모를 세계인, 철학자, 시인, 종교인, 작가, 지식인으로 정리하고, 다차원 간의 관계를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어낼 수 있었다. 지적 투명성, 감성적 열정, 도덕적 진실성에 대한 천착이 시와 수필, 철학논문 등의 다작을 거쳐 ‘둥지의 철학’으로 모이는 철학자의 일생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이 책은 박이문의 방대한 창조 작업을 최초로 정리한 지적 전기로서 학문사에서 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치열한 삶을 살아낸 우리 시대 어른의 한 초상으로 기록될 것이다.

모든 고통과 허무에도 삶을 긍정하는 것
그것이 인문人文이다
“인菅?隙위기”는 이미 지겨운 수사가 된 지 오래다. 돈 되는 정도에 따라 대접받는 세상에서 돈 안 되는 인문학을 끝내 지켜내야 할 강한 근거를 대지 못한 채, 인문학을 알아야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는 값없는 칭송 정도가 인문학 부활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정수복은 이처럼 “모든 것이 시장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전체주의 시대”에 박이문의 삶을 통해 “스러져가는 학문과 예술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세속적 물질주의에 맞서 정신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기를 바라며(15쪽)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를 썼다.
삶의 무의미를 극심하게 느낀 사람일수록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추구하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소년 시절부터 공허와 고통을 깊이 느꼈던 박이문은 평생을 걸고 삶의 의미에 대한 ‘투명한 앎’을 갈구했다.

“옳고 보람 있는 삶을 살려면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고 싶었어요.”(300쪽)

길고 깊은 물음 끝에서 그가 만난 것은 인간 존재가 허무를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지만, 이 지점에서 철학자 박이문은 비로소 삶 전체를, 공허와 고통까지 끌어안고 긍정하게 되었다. “인생의 모든 광신을 야유하고 또 인생 자체를 무의미하게 보며, 모든 것을 믿지 않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인간의 자유를 아끼고 가련하고 약한 인간 상호 간의 자비심을 장려한 휴머니스트이며 모럴리스트”라는 아나톨 프랑스에 대한 박이문의 비평은 그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만년의 박이문은 행복한 회의주의자이며 휴머니즘을 지닌 모럴리스트의 모습을 하고 있다.(208쪽)
삶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을지라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이성을 긍정하며, 이성의 빈 곳을 창조적으로 메우는 감성으로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살기를 권한다.

“이성적 사유능력의 부재가 독립적, 즉 자율적인 비판적 사유의 부재를 의미한다면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혼란과 혼동, 그에 따른 진통의 근원적 원인은 한국인의 이성, 즉 독립적 사고 능력의 부재 내지는 결함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성과 감성은 대립되는 게 아니라 조화시켜야 할 그 무엇입니다. 나의 지적 관심사와 문제는 지성과 감성, 진리와 의미, 철학적 투명성과 시적 감동, 객체와 주체, 그리고 앎과 삶 간의 피할 수 없는 긴장과 갈등을 풀고 조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122쪽)

“나의 예술관이 생태주의와 결합하여 ‘예술-생태주의 세계관artico-ecological Weltanschaung’으로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예술-생태주의 세계관 안에서 인간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인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이지만 그와 동시에 하나의 예술작품인 세계를 창조하는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인간을 포함하고 있는 세계를 인간이 계속해서 창조 작업을 하고 있는 예술작품으로 보는 관점은 나의 독창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35쪽)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온 힘을 다해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예술작품이 되어야 합니다.”(328쪽)

그래서 인문학의 가치는 그것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트렌드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의 궁극적 가치’가 없음에도 ‘삶에서의 궁극적 가치’는 있다는 깨달음(126쪽)이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결단으로 이어지는 바로 그곳에 인문학의 가치가 있다.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아 살 수 있게 하는 힘, 허무주의자로서 삶을 긍정하게 하는 힘이 인문학의 가치다.
일생 영달을 좇지 않고 학문의 독자성을 지키며 예술의 고유한 가치를 옹호하는 삶을 살아온 철학자 박이문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무의미와 공허 속에서 자신이 찾은 삶의 의미를 말한다. 나직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다.

“앎이란 내가 평생 풀어야 할 숙제였다.
여든이 된 지금도 나는 삶의 의미를 묻는다.
생은 허무하나 인생은,
허무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결단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자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수복

저자 정수복은 걷는 사회학자다. 스스로를 사회학자이자 작가라고 생각하는 그는 파리의 골목길을 걸으며 《파리를 생각한다: 도시 걷기의 인문학》 《파리의 장소들: 기억과 풍경의 도시미학》을 썼고, 프로방스의 오솔길을 걸으며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을 썼으며, 수없이 많은 책 속의 길을 걸으며 《책인시공: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을 썼다. 더 좋은 삶과 더 나은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학자로서 그는 《의미세계와 사회운동》에서 시작해 《녹색 대안을 찾는 생태학적 상상력》을 지나고 《시민의식과 시민참여》를 거쳐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에 이르는 탐구의 여정을 걸었다. 그 중간에 느림과 나눔이라는 주제로 아내와 함께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1970년대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1980년대에는 파리에 유학했다. 1990년대에는 대학에서 가르치고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에 참여했으며 잠시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 2002년 서울을 떠나 파리에서 자발적 망명생활을 하던 그는 10년 만인 2011년 말 귀국하여 지금은 서울의 거리와 책 속을 걷고 있다. 정수복은 앞으로도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읽고 생각하고 쓰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걷는 사회학자이자 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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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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