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자화상

김현찬 시와 그림

김현찬 지음 | 김현찬 그림

현자 2021년 07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1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화폭 가득 써 내려간 시

김현찬 시인은 그림을 그리는 여정에서 시를 만나고 있나보다. 아니, 시심의 눈으로 풍경이나 대상물을 세세하게 터치하며 화폭 가득 시를 써 내려간 것 같다. 시집이면서 그림집인 《수줍은 자화상》은 시인의 삶을 다채로운 색깔로 조명한 시들로 엮여있다.
유형과 무형의 조화, 자연과 자신의 합일, 빛의 색감에 따른 오감, 투시적이고 점진적인 접근법, 화합의 틀 - ‘바람이 시간을 몰고 온다’, ‘하늘의 푸른 깊이를 마신다’, ‘푸른빛은 오색 환희를 찾아’, ‘안개 같은 혼’, ‘작은 목소리 하나가 이 길의 시작’, ‘온 동리 마음 합쳐 구수한 인정’ - 등등 감성이 물씬 느끼게 되는 시 구절을 만날 때마다 시인의 시세계를 다시 음미하게 된다.

부서지는 햇살에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가려진 곳에 숨겨진 비밀/ 기도하는 마음은 눈부시다// 보이는 곳은 자유롭고 화려하다/ 감출 것 없어 텅빈 마당은 허허롭다/ 어둠과 환란이 도사리는 외진 곳/ 눈 감으면 보이지 않아 또 자유롭다/ 끈끈한 그림자만 친구가 된다// 빛을 찾아 분주한 날갯짓의 불나방/ 때로 나비인 양 꽃향기에 취하고파도/ 피멍이 들고 스러질 때까지 멈출 수 없는 공간/ 어둠이 소리 없이 다가오면/ 알 수 없는 곳에 도사리고 눈을 감는다// 날개를 늘어뜨린 불나방/ 어둠을 피하려 몸부림 쳐도/ 한 줄기 빛의 유혹에 빠져가면/ 고단한 하루 밀림 속에 허우적거릴 거야(「빛과 어둠」 전문)

「빛과 어둠」의 시는 현실을 스케치하듯 고스란히 그려내고 잇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일생을 마치는 생명들의 모습은 애잔하기만 하다. 또한 그들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목차

5＿ 엮은 이 마음/ 수줍은 자화상
10＿ 서시/ 고개를 넘으면
12＿ 서문/ 수줍은 자화상, 그 그리움을 향한 시화(詩畵) -김경수(시인, 문학평론가)

#1 가슴앓이
16＿ 꽃잎 모으는 바람소리
19＿ 수선화
20＿ 침묵의 시간
22＿ 가슴앓이
24＿ 배웅
27＿ 추억이 그리운 것은
28＿ 지난가을의 전설
30＿ 그대의 미소
32＿ 내 너를 만날 수 있다면
34＿ 그대가 아름다운 줄 알라
37＿ 만추의 그 길을 따라
38＿ 나박김치
39＿ 종이컵
41＿ 물
42＿ 겨울 이야기

#2 수줍은 자화상
47＿ 시를 짓는 일
48＿ 의자
50＿ 거울 속 타인
52＿ 수줍은 자화상
55＿ 보이는 것
56＿ 오로라 -분신 1
57＿ 소나무 -분신 2
58＿ 세월
61＿ 엄마와 딸
62＿ 닮은 꼴 세상
64＿ 열매
66＿ 깨진 그릇
67＿ 그냥
68＿ 눈 내리는 날
70＿ 고요한 아침
71＿ 아름다운 에덴동산

#3 시간의 그물
74＿ 빛과 어둠
76＿ 겨울, 그리고 봄 여름 가을의 산
78＿ 여름 등산
82＿ 백두산 천지에서
86＿ 아차산
88＿ 조계산, 송광사와 선암사
90＿ 천태산
92＿ 새 생명의 7월
94＿ 어울림의 계절
97＿ 미사리경기장
100＿ 김장하는 날
102＿ 그땐 그랬지
104＿ 시간의 그물
107＿ 남아있는 시간
108＿ 땅 끝

#4 자연의 노래
112＿ 자연의 노래
116＿ 앉은부채
118＿ 간밤에 봄비 지나고
120＿ 언덕 너머
122＿ 목련과 벚꽃의 속삭임
125＿ 이름 없는 꽃
126＿ 비에 젖은 꽃잎처럼
129＿ 배롱나무 아래서
130＿ 느티나무의 노래
132＿ 가을 바라기
135＿ 가을의 환희
136＿ 달이 물에 걸어오듯
137＿ 안개
138＿ 계단
141＿ 그림자를 따르며
142＿ 함박눈 내리는 날

144＿ 평설/ 수줍은 통증, 그 애틋한 그리움의 길 찾기 -김경수(시인, 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김현찬 시의 주제는 ‘삶’과 ‘자연’ 그리고 신앙이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시키는 시의 소재는 그리움과 자화상이다. 이를 구원의 신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리움이 그의 문학 정신이라면 삶과 자연의 섭생은 그의 견해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우리와 내밀하게 관계된 어떤 드높은 진리처럼 ‘가려진 곳에 숨겨진 비밀/ 기도하는 마음은 눈부시다.’ -<1연, 2~3행>를 자꾸만 머릿속에서 되뇌게 한다. ‘어둠과 환란이 도사리는 외진 곳/ 눈감으면 보이지 않아 또 자유롭다/ 끈끈한 그림자만 친구가 된다.’-<2연, 3~5행> 세상에 대한 회의, 자신의 욕심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표현이다. 위의 시 4연 ‘날개를 늘어뜨린 불나방/ 어둠을 피하려 몸부림 쳐도/ 한 줄기 빛의 유혹에 빠져 가면/ 고단한 하루 밀림 속에 허우적거릴 거야.’처럼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의 유혹에 빠져드는 불신앙에 대한 비아냥거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불나방’이 미래에 시적 화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에게서 풍기는 응집된 시심은 자연의 조화에서 피어나는 꽃과 풀을 접하면서 인간에 의해 황폐화되어가는 자연의 순리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정신은 독실한 신앙심에서 발효되는 수줍은 미소일 것이다.
김현찬 시인은 언제나 일상에서도 조용하다. 그가 이번에 첫 시집을 내는 감회도 무척이나 감정이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설 중에서 / 김경수(시인·문학평론가)

작가정보

저자(글) 김현찬

저자 : 김현찬
원적은 황해도, 서울 아현동에서 출생.
어려서 하고 싶은 것 많아 꿈만 꾸다가 글 바람 타, 늦게서 자연 속 꽃그림 날리며 산다.
배우고 싶은 마음에 문학, 청소년 교육, 교육학, 음악, 그림의 모든 것 심취해 손 흔들면 닿을 듯 부모님 그리다 가신 꽃피는 고향, 하나님 주신 세계를 노래하며 살고 싶다.

ㆍ 〈시 2001〉 봄호 신인 등단
ㆍ 〈현대 수필〉 여름호 신인상
ㆍ 김소월 문학상, 시 수필 수상
ㆍ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ㆍ 〈착각의 시학〉 회원, 〈문파문학회〉 회원
ㆍ 〈서초 수필, 현대 수필 문학회〉 회원, 이사
ㆍ 〈현대 시인 협회, 기독 시인 협회〉 회원
ㆍ 〈한국 식물 화가 협회〉, 〈그림그리기 좋은날〉, 〈민화 연구회〉 회원
ㆍ 월간 〈새문안〉 새문안 교회 월간지 편집
ㆍ 시집 《거울》 《수줍은 자화상》
ㆍ 공저_ 시집 《작은 창문 속으로》 《우산 속에도 비는 내린다》
《바람엽서》 수필집 《수필로》 《그림속 아포리즘 수필》 《마음애》
《푸른》 《그리움으로 남은 노래는 혼자 오지 않는다》 등 다수

그림/만화 김현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