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여행
2014년 07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7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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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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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의심
슈테판 츠바이크의 생애와 작품
그는 전율하고 경악하면서 불현듯 인식의 참뜻을 깨달았다. 그들 두 사람은 과거를 찾아 헤매던 그림자가 아니었던가. 이제 현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과거를 향해 막연한 질문을 던지던 두 개의 그림자가 아니었던가. 살아 있고 싶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그림자들, 그녀도 그도 이제 더는 예전의 그들이 아니었지만, 끊임없이 과거를 쫓는 헛된 노력을 계속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애쓰며 서로 달아나고, 서로 붙잡으려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그들은 발밑에 길게 드리워져 있던 그 검은 유령과 존재일 뿐이었다.
-「이별여행」 85쪽
종이 한 장만 부스럭거려도 그 소리가 들릴 것처럼 사방이 적막했다. 그 절대적인 고요 속에 우리 집과 옆집 정원 사이 산울타리 쪽에서 갑자기 뭔가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지자, 나는 화들짝 놀랐다. 달빛을 받아 희게 빛나는 잔디와 확연히 구별되는 어떤 시커먼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이끌려 그쪽을 지켜보았다. 사람은 아니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그림자였다. 살아 있는 생명체의 그림자가 틀림없었다.
-「당연한 의심」 136쪽
작가정보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1942)는 뛰어난 소설가이자 전기 작가로 널리 알려진 독일 문학계의 거장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남다른 시적 감수성을 보였던 그는 김나지움 시절부터 호프만 슈탈, 릴케 등에게서 영향을 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이후 소설, 시, 희곡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종군기자로 활동했으며 이 시기에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의 영향으로 반전(反戰)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에세이 『세 거장』을 비롯하여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출간했고,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로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기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쳤다. 아울러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인간 내면을 깊이 탐색하고 인간관계에서 작용하는 심리적 측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 「낯선 여인의 편지」, 『아목』, 『연민』 등 그가 쓴 대부분 소설에서 뛰어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가 자신의 책을 금서로 지정하고 압박해오자 1934년 런던으로 피신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고, 이후 유럽을 떠나 브라질로 망명했다. 1941년 자전적 회고록이자 자신의 삶을 축으로 하여 유럽의 문화사를 기록한 작품 『어제의 세계』를 출간하고, 소설 「체스 이야기」를 완성했다. 정신적 고향인 유럽의 자멸로 우울증을 겪던 그는 1942년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부인과 함께 약물 과다복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배정희는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현대 독일문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Erfahrung der Moderne und Formen des realistischen Roman을 비롯하여 독일문학과 독일문화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역서로 『청기사』(열화당), 『차마 그 사랑을』(문학동네), 『장소, 공간, 경계』(에코리브르), 『게오르크 짐멜의 문화이론』 을 비롯하여 다수의 청소년문학 번역서가 있다. 현재 해양대학교에서 유럽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번역 남기철
역자 남기철은 건국대학교 독문과 및 동대학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장편소설 Ransch der Verwandlung을 우리말로 옮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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