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이광수 장편소설

이광수 지음

재승출판 2013년 09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07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광수 장편소설『무정』. 1917년 1월 1일부터 <매일신보>에 연재되며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기념비적 작품으로, 청춘남녀의 삼각관계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남녀의 심리와 신구세대의 대립, 근대와 전통의 공존, 선과 악의 기준을 보여준다.

목차

발간사
무정
작품해설
작가연보

책 속으로

그네는 과연 아무 힘이 없다. 자연의 폭력에 대해서야 누구라서 능히 저항하리오마는 그네는 너무도 힘이 없다. 일생에 뼈가 휘도록 애써서 쌓아놓은 생활의 근거를 하룻밤 비에 다 씻겨내려 보내고 말리만큼 그네는 힘이 없다. 그네의 생활의 근거는 마치 모래로 쌓아놓은 것과 같다. 이제 비가 그치고 물이 나가면 그네는 흩어진 모래를 그러모아서 새 생활의 근거를 쌓는다. 마치 개미가 그 가늘고 연약한 발로 땅을 파서 둥지를 만드는 것과 같다. 하룻밤 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발발 떠는 그네들이 어찌 보면 가련하기도 하지마는, 또 어찌 보면 너무 약하고 어리석어 보인다. --- p 539

출판사 서평

1917년 1월 1일부터 <매일신보>에 연재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 무정!!
당시의 가치관을 뒤엎으며 억눌린 우리의 이상을 실현한다.

《무정》은 표면적으로는 이성을 바라보는 청춘남녀의 심리를 묘사한 연애소설로 생각될 수 있으나 신문명에 대처하는 각기 다른 모습에서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아가 불완전한 우리 민족을 위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과도기의 청년들이 세대의 본질과 자기 삶의 방향을 분명하게 규정해가는 과정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나'와 다른 현재를 살고 있는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형식과 영채, 선영의 관계가 '개인'에만 머물러 있다가 '사회'로 커져 가는 모습은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현대인의 모습과 대비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에서 결정적인 두 장면은 이형식이 자살하려는 영채의 뒤를 쫓아 평양으로 가는 장면과 홍수가 난 삼랑진에서 음악회를 여는 결말 부분이다. 두 장면은 각각 주체성과 민족적 자아의 발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설사적 광경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두 국면은 공동체에서 분리된 주체의 자유와 자각한 주체의 공동체 복귀라는 대립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어 중요한 논란거리를 제공해왔다.

여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동경 유학생 김병욱으로 홍수가 난 삼랑진에서 주체적인 자각과 동시에 자선음악회를 주선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행동에 옮긴다. 형식과 영채, 선영의 사고가 아직 사고에 그치는 것에 비해 병욱은 낡은 도덕과 고루한 인습을 비판하면서도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새 시대의 대안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는 전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구세대의 통합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광수

저자 춘원 이광수 (1892~1950)는 1892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출생하여 1902년 콜레라로 부모를 모두 여의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방랑생활을 하게 된다. 1903년 동학에 입도하여 박찬명 대령의 집에 기거하면서 서기 일을 맡는다. 1905년 동학 일진회의 선발 유학생으로 동경을 갔다가 동학당의 분열로 학비가 중단되어 일시 귀국한다. 1907년 국비 유학생으로 다시 동경으로 건너가 1910년에 메이지학원을 졸업한다. 귀국한 이후 오산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애정이 없는 백혜순과 결혼한다. 1915년 김성수의 도움으로 와세다대학 예과를 거쳐 이듬해 문학부 철학과에 입학한다. 1917년 1월 1일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을 <매일신보>에 연재하고, 최초의 단편소설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를 <청춘>에 발표한다. 1918년 첫 번째 부인 백혜순과 이혼한 뒤 동경 유학 때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여의사 허영숙과 북경으로 도피한다. 1919년 도쿄 유학생들의 2.8 독립선언서를 배포할 책임을 맡고 상해로 탈출하여 도산 안창호의 민족운동에 크게 감명을 받고 독립신문의 편집국장과 주필을 맡는다. 1921년 귀국 도중 일제 밀정에 체포되어 신의주를 거쳐 서울로 압송되지만 곧바로 풀려나고 허영숙과 정식으로 결혼한다. 1922년 <개벽>에 <민족개조론>을 발표한 뒤 독자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다. 1923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1926년에는 편집국장이 되고, 1933년 조선일보 부사장이 된다.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안창호 등과 함께 수감되지만, 반년 만에 병보석으로 석방된다. 그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친일행위를 하며, 1939년 조선문인협회 회장이 되고, 일제가 창씨개명을 단행할 때 제일 먼저 자신을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라고 개명한다. 1945년 8.15 해방 후 친일파로 지목되어 반민족행위특별법으로 구속되었으나 병보석으로 풀려난다. 1950년 6.25 전쟁 때 납북되어 자강도 만포시에서 사망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