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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장편소설
김정현 지음
황금물고기

2019년 01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1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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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27MB)
ISBN 9788994154756
쪽수 4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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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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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작가 김정현, 여자의 꿈과 남자의 사랑을 말하다!

장남 혹은 아들에게 집안의 희망을 걸었던 세월이 오래였다. 당연히 여성은 희생과 그림자의 생을 살아야했다. 그렇지만 그림자의 반대인 빛과 화려함은 여성이 더 예민하고 설렌다. 이제 여성이 그 설렘의 꿈을 꾸는 세상이다. 남자는 진정 꿈을 꾼 적이 있는가. 그들의 어깨에 얹혔던 희망은 부모와 가족의 기대를 걸머진 끝없는 욕망이었기 십상이다. 그 일그러진 행태가 권위, 허세, 폭력, 집착, 위선이었다면?

분노한 명수의 폭력을 광역수사대 형사의 접근으로 알게 된 수명이 좌절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데, 작가는 꿈조차 꾸지 못한 채 출산한 자식을 버리고 신산한 길을 걸어온 여성의 삶을 통해 지난 세대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부조리와 비극을 민낯으로 고발한다. 그리고 수명과 명수의 사랑으로 또 다른 욕망이 아닌 빛나는 꿈과 희망을 말하며 발칙하고, 낯선 출산의 방식으로 사랑의 결실을 제안한다.
작가의 말 | 4

1 . 둥지 | 9
2 . 진주귀걸이 소녀 | 21
3 . 위작 | 33
4 . 분노 | 44
5 . 그리트와 에밀리 | 58
6 . 컬렉터 | 74
7 . 로펌 조사원 | 87
8 . 서로를 향한 아픔 | 104
9 . 시칠리아의 인연 | 133
10 . 여행 | 165
11. 클림트, 《키스》| 183
12 . 폭력의 기미 | 202
13 . 수사 종결 | 219
14 . 신산한 생의 여인 | 238
15 . 역습 | 263
16 . 엄마의 눈물 | 282
17 . 사랑의 탄생 | 306

p28
“저번 여름방학 때 서울서 미대 다닌다는 명숙이 사촌언니 왔던 거 알제? 그때 그 언니 집에서 화집을 봤는데 [진주귀걸이 소녀]라 카는 그림이 있더라. 네델란드의 베르메르라 카는 화가가 그린 건데 와, 얼마나 빛이 나던지……. 그래가 나는 이제 그 소녀가 되기로 했다.”
명수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뭐 그런 게 있다 치고, 니는 우예 그 소녀가 될 긴데?”
“내, 서울에 있는 미대 들어갈란다.”

p51
…… 아직 포장이 뜯기지 않은 높이 1미터가 넘는 그림 두 점이 모셔져 있다. 하나씩 꺼내 벽에 기대 세워놓고 커터 칼로 포장지 전면을 X 자로 그어 찢어내자 과연 인터넷으로 확인한 박 화가의 화풍이 뚜렷했다.
“개새끼들…….”
명수는 잇새로 신음처럼 내뱉으며 칼날을 세워 하나씩 갈가리 찢어발겼다.

p156
“버리는 건 흔한 일이었잖아요. 입양도 국내보다는 대부분 해외로 보냈고요. 세계 일등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버리는 건 죽이는 것과 다르지 않죠. 미국에서는 음식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지는 않아도 자식을 버리는 일은 별로 없죠.”

p192
벌써 한 시간도 넘었을 텐데 수명은 여전히 붙박인 듯 미동조차 없이 [키스]를 향한 채였다. 명수는 슬며시 수명의 눈빛을 살폈다. 고요한 것 같지만 여차하면 금방 눈물이라도 쏟을 것처럼 비장해보이기도 했다. 이미 [진주귀걸이 소녀]가 아니라 [키스]가 좋다고 말한 적도 있으니 그 원화를 보는 감동이 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비장함은 낯설었다. 수명에게 저처럼 간절한 사랑이 있기라도 한 것일까 생각해 봤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있다면 오직 저 황금같이 빛나고 화려한 꿈이나 될까…….

p259
“…… 사실 자식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랑이 시작되면 부모는 그만 놓아주고 지켜봐주는 게 더 고마운데 우리 사회에서는 대부분 그렇지 않잖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품안에 두고 당신의 뜻을 세우려 하잖아.”
“난 세상에 그런 부모가 있을 줄 상상도 못 했어.”
“종류가 달라서 그렇지 모든 자식은 부모의 바람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한 거 아닐까.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울타리고, 그 울타리에서 성장하는 거니까 그 사람에게는 아마 세상의 절반은 될 거야. 더욱이 우리의 사회 문화에서 효는 부정할 수 없는 가치인데 그게 자식의 마음에 앞서 부모의 요구가 된다면 무게만큼 주체성이랄까, 정체성을 잃게 되겠지. 특히 별 것도 아닌 우월의식에 젖은 부모가 어릴 적부터 주입한다면 말할 것도 없고.”

p269
생명을 가질 수 있는 몸이니 진작부터 소망은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꿈이 소중했고 태어날 생명에 대한 책임에 자신이 없었다. 꿈을 접어야 하고, 소중한 생명에게 한 순간의 슬픔이라도 줄 것이라면 자신의 꿈만 생각하리라 마음을 굳혔었다.

p306
수명이 사라졌다!
…… [중략]
기다리라 말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기다리며 살아왔다. 기다리면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것처럼 정말 돌아오기도 했다. 때로는 몇 달이 아니라 해를 넘기기도 했지만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태연했고, 그저 제 일을 했던 것뿐이었다. 또 기다리면 돌아올 것이다. 그저 제 일을 하다가 퇴근하는 것처럼 돌아와 고단한 몸을 눕힐 것이다, 영도다리가 무너지지 않는 한, 영도가 보이는 오피스텔의 도어 록 번호가 달라지지 않는 한.

p317
“아니야, 꿈이 있었기에 이뤄낼 수 있었던 거야. 꿈은 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 그저 나처럼 사는 거지.”

p318
…… 꿈은 품었지만 무시로 부닥치는 좌절은 포기를 종용했다. 너에게는 불가능한 꿈, 너와는 다른 세상, 그렇게 눈물만 흘리다가 끝내 포기하고 말 예정된 미래. 운명을 거스르는 것은 어리석음이고 복종하지 않는 것은 불경이니 버둥거릴수록 아픔만 커질 뿐. 너희의 꿈을 꾸어라, 너희의 세상으로 돌아가라, 너희 사람 아닌 사람을 감히 뛰어넘으려 하지 마라! 너와 나, 너희와 우리는 같지 아니 하니…….

p319
돌아갈 곳이 있어야 했고 눈물을 씻고 상처를 아물게 할 아늑함이 있어야 했다. 섣부른 위로의 말 따위는 없이 묵묵히 지켜주는 침묵이 필요했고 설움으로 발버둥 칠 때 따뜻한 차 한 잔 들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가면을 벗기고 가야 할 꿈의 길에 등불을 들어줄 사랑이 있어야 했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로 꿈을 시작하는 여자

가야산 산자락의 고등학생 수명은 방학으로 귀향한 이웃 미대생 언니의 화집에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를 보고 반짝이는 꿈을 품는다. 미대 진학을 결심한 수명은 3학년 가을 어느 날 동창 명수를 데리고 부산으로 향한다.

-친구의 반짝이는 꿈에 가슴 설렌 남자

난생 처음 부산으로 간 명수는 사랑의 기다림과 재회의 상징 영도다리 아래에서 수명의 꿈을 듣는다. 그 설렌 추억을 약속으로 가슴에 품은 명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 수명의 반짝이는 꿈을 뒷받침하리라 마음먹는다.

-클림트 [키스]의 황금빛 꿈을 품고 큐레이터의 길을 가는 여자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수명은 큐레이터로 길을 바꿔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한다. 한편 만만찮은 세상사에 거친 길을 걷던 명수는 군 입대로 발을 뺀다. 제대를 하고, 이제는 [진주귀걸이 소녀]보다 더 화려한 [키스]의 황금빛 꿈을 꾸며 애쓰는 수명의 모습에 명수는 셜록 홈스를 꿈꾸며 흥신소를 열어 운영한다. 친구인 듯 연인인 듯 어정쩡한 만남 속에 명수는 추억의 영도다리가 보이는 부산 한 곳에 오피스텔을 마련하다. 꿈의 길에서 상처를 입으면 흉터를 아물게 할 둥지처럼 오피스텔을 찾는 수명, 그런 모습에 가슴앓이를 하며 해바라기를 이어가는 명수.
어느 날, 화랑 대표와 부동산개발업자의 농간에 10억 대 미술작품 위작사건에 휘말려 농락당하는 수명. 뒤늦게 그 일을 알고 분노한 명수는 수명 몰래 개발업자에게 폭력을 휘둘러 고환을 터트리고, 화랑 대표가 감춰둔 10억 대 진품 그림을 찾아 난도질하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김정현

소백산 자락 영주에서 태어났다. 1994년 소설 《함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1996년 소설 《아버지》로 3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늦깎이로 역사 공부의 길에 들어서 20년 가까이 여러 나라와 유적지를 답사했다.
그 사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길을 산 친구의 이야기를 소설 《고향사진관》으로 펴냈고, 취재기 《높은 중국 낮은 중국》, 《황금보검》 《안중근, 아베를 쏘다》 등의 역사소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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