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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복수

지리는 세계 각국에 어떤 운명을 부여하는가?
미지북스

2019년 02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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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8.48MB)
ISBN 9788994142937
쪽수 5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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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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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 힘과 조화를 이룬 인간이 환경적 힘에 맞서 싸운 인간을 이기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기관과 학계, 언론을 오가며 국제 정세를 분석해온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이 말하는 오늘날 세계와 지난날의 역사를 담은 『지리의 복수』. 일찍부터 지리의 중요성을 간파한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되살려 도구로 삼은 이 책에서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유라시아의 모든 곳이 하나로 연결되어 점점 좁아질 것이고, 세력들은 공식처럼 유라시아 심장지대로 쇄도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유라시아 바깥 세력인 미국이 세워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지리는 수십 년 안에 업적을 이루는 영웅이나 인류 집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이루는 맨 아래쪽에 자리한 채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서서히 작용하는 역사의 장기 지속 요소였다. 세계화는 지리나 국경의 중요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저자는 지리는 잊힐 수는 있어도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세계 주요 국가들의 역사를 지리의 관점에서 새롭게 요약해서 보여준다.

그리스를 포함한 유라시아 심장지대를 제어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 요충지인 ‘중부 유럽’, 심장지대를 품었던 나라의 후신으로 여전히 그 지역에 대한 높은 근접성을 갖고 있는 러시아, 육지로는 유라시아의 심장지대로 향하고 있고 바다로는 대만과 남중국해, 인도양으로 물길을 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20세기의 중국, 중동의 이란 고원을 온전히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육지와 해양 어느 쪽으로도 경로가 자유로운 이란 등의 지리를 살펴보며 세계 각국에 어떤 운명을 부여하는지 함께 알아본다.

하지만 저자는 역사의 주체는 결국 인간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지리결정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걸출한 자유주의자(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들을 소환하여 그들 사상의 공통분모를 확인한다. 그렇다면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미국이 일찌감치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팽창을 마치고 대양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렸다면, 유라시아가 유기적으로 통합될 때 미국이 단독으로 균형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미국이 이 위협을 상쇄하려면 무엇보다 아메리카에서 통합세력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멕시코와 중남미 등의 주변국을 포섭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은 아메리카의 통합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이야기하면서 미국이 유라시아에서는 균형화 세력, 아메리카에서는 통합 세력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지리의 복수를 피하거나, 피하지 못하더라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의 미래에 관한 힌트를 준다. 엄청난 군사력과 증오가 밀집한 한반도의 군사분계선 역시 지리의 힘을 무시하고 인간적 힘으로 형성된 장벽이기에 결국 20세기의 베를린 장벽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분단이 얼마나 지속되든 통일은 결국 예기치 않게, 때로는 폭력적이고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기에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머리말: 국경지대

1부 선각자들
1장 보스니아에서 바그다드로
2장 지리의 복수
3장 헤로도토스와 그의 계승자들
4장 유라시아 지도
5장 나치의 지정학적 왜곡
6장 주변지대(림랜드) 이론
7장 해양세력의 유혹
8장 공간의 위기

2부 21세기 초엽의 지도
9장 유럽 분할의 지리
10장 러시아와 독립된 심장지대
11장 중국 패권의 지리
12장 인도의 지리적 딜레마
13장 이란의 축
14장 구 오스만제국

3부 미국의 운명
15장 브로델, 멕시코 그리고 미국의 대전략

후주
감사의 말
찾아보기

떡갈나무와 마가목류가 우거진 높이 3,000미터의 중앙 산괴가 우뚝 서 있는, 저주받은 반구형 구릉들의 맨 아랫단이 이라크 북부 사막에서 출렁이듯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나를 안내하던 쿠르드인 운전기사가 파이 껍질 같은 거대한 평원을 흘끗 뒤돌아보고\는 못마땅하다는 듯 입맛을 쩝 다시며 “아라베스탄”이라고 퉁명스레 말했다. 그러고는 구릉들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더니 “쿠르디스탄” 하고 중얼거렸다. 그 말과 함께 찌푸려졌던 그의 얼굴도 환해졌다. 때는 사담 후세인[1937~2006년]의 강압 지배가 절정에 달했던 1986년이었다. (…) 정치 지도상으로는 여전히 이라크 영토 내에 있는 것이었지만, 산맥은 그곳이 극단적 조치로써만 정복 가능한 사담 후세인 지배의 한계선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13~14쪽)

한반도의 남북을 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에서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폭력이다. 2006년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 남한 병사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팔에 잔뜩 힘을 준 태권도 준비 자세로 북한 병사들의 얼굴을 노려보며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남한과 북한 모두 키도 제일 크고 가장 위압적인 병사들을 선별하여 DMZ 철책을 지키는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철조망과 지뢰밭 양쪽에서 분출되는 이런 형식적 증오감도 결국에는 예측 가능한 내일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세기의 분단국들이었던 독일, 베트남, 예멘의 경우에서 보듯, 분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통일의 힘은 결국 예기치 않게, 또 때로는 폭력적이고 매우 빠른 속도로 개가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21~22쪽)

지리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먼저 감각의 상실이 가장 심했던 최근 역사의 특정 시기에 주의를 기울여 그렇게 된 연유를 밝히고, 그것이 우리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물론 감각의 상실은 서서히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때를 꼽으라면 나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직후라고 답하겠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지리와 기복지도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지고, 인접한 발칸 지역과 중동도 그 지도로 예견 가능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인위적 경계였을망정 베를린장벽이 사라지자 우리는 진짜 지리적 장벽이 우리를 여전히 가르고 있고 우리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력마저 상실했기 때문이다. (31쪽)

볼셰비키도 전 세계 모든 노동자들의 단합을 외친 이데올로기를 표방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방만한 육지세력이라는 “오래된 문제”, 다시 말해 주변 지역이 공격당할 수 있는 위험 앞에서는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방에 인접국을 둔 편평한 대륙 국가라는 지긋지긋한 사실은 지배자가 누가 됐든 러시아가 언제나 직면해야 되는 현실이고, 그래서 볼셰비키도 그들을 앞서간 차르들과 마찬가지로 그 결점을 메우기 위해 제국주의자가 되어 몰도바인, 체첸인, 조지아인, 아제리인, 투르크멘인, 우즈베크족, 카자흐인, 타지크인, 키르기스인, 부랴트-몽골족, 타타르족, 그 밖의 모든 민족을 러시아에 복속시킨 것이다. (258~259쪽)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21세기 국제 권력 판도 분석
트럼프 시대, 미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헨리 키신저 추천도서

모든 역사는 지리 위에서 완성되었다.
21세기 역사는 그 역사의 반복일 뿐이다.

미국 정부기관과 학계, 언론을 오가며 국제 정세를 분석해온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
그가 말하는 오늘날 세계와 지난날 역사

-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왜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에 ‘장벽’을 세우려는 것일까?
- 멕시코는 왜 마약 카르텔을 소탕하고 정치를 정상화할 수 없는 것일까?
- 우크라이나는 왜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분열하고 말았을까?
- 터키는 왜 이슬람 국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일까?
- 중동의 국가들은 왜 IS를 쉽게 진압하지 못하는 것일까?
- 중국과 인도는 왜 영토 분쟁을 벌이는 것일까?
-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실패한 것일까?
-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은 왜 실패한 것일까?
- 다른 대륙과 달리 아프리카는 왜 경제성장과 무역의 발전이 느린 것일까?
- 한국은 분단국가로 남을까, 아니면 통일에 이르게 될까?
- 미국은 패권국으로 남을까, 아니면 쇠퇴할까?
- 미국이 쇠퇴한다면, 그 대신에 부상할 열강은 어떤 나라들일까?

모든 역사의 무대, 지리.
영원한 것은 지도상에 나타난 인간의 입지뿐이다. 야심찬 지도자는 죽어 없어지고, 찬란한 문명은 닳아 쇠락하기 마련이지만, 산맥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인구가 희박하던 시기부터 인류는 그들의 입지에 적응하며 공동체를 이루었고, 이런 의미에서 지리는 모든 문명과 역사의 주요 기원이기도 하다. 세계 각지의 인류는 지리와 강고하게 결합하여 고유한 정체성을 일구었고 이것이 오늘날 민족들인 것이다. 한편으로 지리는 수십 년 안에 업적을 이루는 ‘영웅’이나 ‘인류 집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이루는 맨 아래쪽에 자리한 채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서서히 작용하는 역사의 ‘장기 지속’ 요소이기도 하다.
지도자들은 역사적 경험과 사상을 동원해 통치 철학을 고민하겠지만, 엄밀히는 ‘지리’가 그보다 먼저 그들의 나라를 규정하는 첫 번째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포악한 독재자나 제국의 황제도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자연 장벽’을 만나는 법이고, 모든 인류에게는 기본적으로 비슷한 잠재력이 있지만 때로 그들을 각기 다른 역사적 경로로 이끄는 명백한 지리적 현실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리라는 무대 위의 주체, 인간
하지만 지리가 역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주체는 결국 인간이다. 일을 꾸며나가는 것은 인간이고 그 배경에 지리가 있을 뿐인 것이다. 로버트 카플란은 지리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은 이 저작에서, 지리결정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걸출한 자유주의자(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들을 소환하여 그들 사상의 공통분모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냉전 시대에 활약한 이사야 벌린은 ‘인간의 동기’를 강조하며 지리, 환경, 인종적 특성과 같은 거대한 비인간적 힘이 우리의 삶과 세계 정치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믿음은 그 자체로 부도덕하다고 말했는데, 하지만 이는 ‘인간의 동기’가 비인간적 힘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이지 비인간적 힘 자체를 경시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다른 한편에는 ‘인간의 의지’를 경시하고 ‘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핼퍼드 J. 매킨더 같은 이도 있다. ‘지정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매킨더는 ‘결정론자’의 대부라는 공격을 받았으나, 카플란에 의하면, 그는 “지리적 요소는 인간적 요소로 극복될 수 있다”는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힘’에 신뢰를 보낸 인물이었다. 그러므로 카플란이 향해가는 목적지는 꽤 뚜렷하다. “결국에는 환경적 힘과 조화를 이룬 인간이 환경적 힘에 맞서 싸운 인간을 이기게 될 것이다.”

세계화와 지리의 복수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거리’를 소멸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화의 첫 단계가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경제로 연결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세계화는 질적 차원에서 세계를 더 좁게, 더 빠르게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세계화는 확실히 ‘지리’나 ‘국경’의 중요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지리는 잊힐 수는 있어도 없어지지는 않는다. 카플란은 이를 역사적 사례로 확인시켜 준다.
아직 세계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양분된 냉전 시기, 1980년대에 서구 지식인들은 ‘중부 유럽’이라는 말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중부 유럽’은 실제 존재하는 지리적 현실이라기보다, 여러 민족이 공존하며 제국을 이루고 문화를 꽃피웠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제국 시절의 추억에 의존한 이상주의의 산물이었다. 말하자면 ‘개념’으로서의 지리였다. 그리고 이 개념에는 ‘동유럽’이라는 용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중부 유럽’의 나라들이 소련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었다. 그러다가 1989년,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고 ‘중부 유럽’ 국가들이 속속 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 서구의 품에 안기는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인위적 장벽인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것이지만 사람들은 이제 넘지 못할 벽은 없는 것같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서구의 이상주의는 폭발했다.
하지만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2년 뒤인 1991년 발칸 반도에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 ‘중부 유럽’ 국가들이 연루되어 수십만 명이 인종 청소를 당한, 끔찍한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서구인들은 순식간에 ‘발칸’을 ‘중부 유럽’에서 분리하여 다른 지역, 즉 새로운 근동 혹은 옛 근동의 일부로 규정하는 자신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은 틀린 게 아니었다.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서구인들은 깨닫지 못했지만, 발칸과 유럽 중심부 사이에는 오래도록 두 공간을 분할해온 카르파티아산맥이 존재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발칸’은 유럽보다는 오히려 옛 오스만제국이나 비잔티움제국에 더 가까웠다. 이것이 탈냉전 이후 서구가 목격한 첫 번째 ‘지리의 복수’였다.
이후 서구는 자신들이 2차 대전 당시 ‘뮌헨’의 실수를 반복하여 나치독일 이후 최악의 학살 사태를 방치했다는 반성 아래 인도주의적 개입에 나섰다. 1995년에 보스니아, 1999년에는 코소보에 군사 개입을 하여 성과를 거두었다. ‘인도주의적 개입’은 이후 소말리아, 아이티, 르완다로 이어졌고 모두 성공적이었다. 그러자 서구는 계속된 성공에 도취되어 이번에는 ‘지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인간의 도덕성은 구김 없이 실현될 수 있다는 판단에 경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은 미국이 실행한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여지없이 박살났다. 그와 함께 1990년대의 착시도 드러났다. 1990년대의 개입은 진보한 공군력에 힘입은 이차원 평면에 진입하는 문제였다면, 2000년대의 산악지대투성이의 아프가니스탄과 위험한 샛길이 즐비한 이라크에서는 전쟁이 이내 삼차원의 모습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미국과 서구는 이러한 ‘지리의 복수’에 의기소침해졌고 이후 군사 개입에 대한 열정은 빠른 속도로 식었다. ‘지리의 복수’의 진짜 위험은 바로 이것, 이상의 후퇴일 수 있음을 카플란은 거듭 확인한다.
‘지리의 복수’에 관한 보다 최근의 예로는 ‘아랍의 봄’ 당시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꼽을 수 있다. 튀니지를 기점으로 민주주의 열풍이 주변 국가들을 휩쓴 이 격변의 첫 단계에서 지리는 새로운 통신 기술의 힘에 밀려 패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혁명의 열기는 곧 분절되어 나라별로 특유의 내러티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 내러티브는 다분히 지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유럽과 러시아가 만들어지다
지리는 세계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20세기 초의 학자 핼퍼드 J. 매킨더는 일찌감치 지리적 관점에서 ‘유럽의 형성’을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유럽은 아시아로부터 절구질을 당하면서 형성되었다. 유럽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을 갖고 있고, 오로지 동쪽으로만 육지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로마 제국이 수립한 질서 속에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살아온 제국과 변방은 중앙아시아 스텝 유목민들의 서진에 짓눌려 다른 대륙보다 일찌감치 압착되는 형세가 되었고, 이는 오늘날 복잡한 민족 구성의 토대가 되었다. 중세의 암흑기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노르드인들(바이킹)과 사라센(이슬람교도), 무어인들에 의해 바다를 차단당한 가운데, 아시아의 투르크족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렇듯 유럽은 절구질 속에서 탄생했고, 절구의 공이는 바로 유라시아 심장지대의 육지세력이었다.
그런 와중에 16세기가 되면 스텝 민족을 피해 북부 삼림 지대에 숨어 있던 러시아가 바깥으로 나와 유럽의 동쪽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때는 서유럽이 대항해 시대를 연 시대이기도 했다. 이후 서유럽이 바다를 덮고 희망봉을 도는 동안 러시아는 육지로 맹렬하게 세력을 팽창하여 동쪽으로는 시베리아, 남쪽으로는 캅카스산맥에 이르렀다. 오늘날 우리가 익숙한, 유럽의 해양세력과 러시아 육지세력의 대결 구도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의 전개는 두 세력의 정체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해양세력은 머나먼 항구들로의 접근이 가능하여 코즈모폴리턴적 힘을 가지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데 필수 요건인 국경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반면, 러시아는 육지 너머 보이지 않는 적을 의식하며 상시적인 안보 불안에 시달렸고, 끝없는 팽창으로 이를 만회하는 역사를 써나갔던 것이다.

매킨더의 유라시아 중심 이론
19세기에 육지세력은 해양세력에 비해 세계적 차원의 영향력이 현저

작가정보

저자 로버트 D. 카플란(Robert D. Kaplan)은 외교 문제와 여행 관련 저작 14권을 저술한 미국의 저명한 작가 겸 저널리스트. 2011년 〈포린폴리시〉에 의해 ‘세계 100대 사상가’에 선정되었으며,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의 해외 특파원으로 25년 이상 활동한 제3세계 전문가이기도 하다. 2006~2008년에는 미국 해군사관학교의 특임 객원교수로 국가 안보를 강의했고, 2009년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 의해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되어 2011년까지 활동했다. 2008년 이래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신미국안보센터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한 그는 현재 전략정보전문 분석업체 스트랫포의 지정학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발칸의 유령들』,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무정부 시대는 오는가』, 『제국의 최전선』, 『승자학』, 『몬순』 등 다수가 있고, 이 중 많은 책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이순호는
전문 번역가. 홍익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제국의 최전선』, 『살라미스 해전: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 『살라딘』, 『위대한 바다: 지중해 2만 년의 문명사』, 『발칸의 역사』, 『완전한 승리, 바다의 지배자: 최초의 해상 제국과 민주주의의 탄생』, 『로마 제국과 유럽의 탄생』, 『비잔티움』, 『현대 중동의 탄생』, 『이슬
람 제국의 탄생』, 『다이너스티: 카이사르 가문의 영광과 몰락』 등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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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지리의 복수
    지리는 세계 각국에 어떤 운명을 부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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