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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혁명가들

안승일 지음
연암서가

2015년 01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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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N 0102-2018-900-00262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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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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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의 꿈과 좌절『비운의 혁명가들』. 저자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이들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의 혁명운동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들의 꿈과 좌절, 사랑과 증오, 믿음과 배신, 그리고 고뇌와 결단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서문| 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의 꿈과 좌절

레온 트로츠키/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설원의 젊은 ‘사자’
역사의 급류를 헤치고 | 우크라이나 초원의 어린 ‘사자’ | 새로운 세계를 찾아서-오데사 학창시절 | 니콜라예프에서 만난 운명의 여인 알렉산드라 | 첫 번째 투옥과 옥중 결혼, 그리고 시베리아 유형 | 극적인 탈출 | ‘역사의 문’을 두드리다, 두 번째 여인 나탈리아 | 망명 혁명조직의 계파 간 갈등 | 1905년 1월 ‘피의 일요일’과 12월 무장봉기 | 두 번째 시베리아 유형과 재탈출 | 지루한 망명 생활 | 1917년 ‘2월 혁명’과 제정 러시아의 붕괴 | 레닌과 트로츠키의 귀국, ‘볼셰비키 10월 혁명’ | 가을밤의 열기 속에서 | 혁명정부의 대내외 위기와 트로츠키의 맹활약 | 레닌의 사망과 트로츠키의 고립 | 스탈린의 승리와 트로츠키의 영구추방 | 망명지에서의 왕성한 저술활동 | 망명지 멕시코에서의 마지막 나날들 | 멕시코 밤하늘에서 진 러시아의 ‘붉은 별’

로자 룩셈부르크/‘유토피아’ 세계로 날아가다 추락한 외로운 암‘독수리’
살아있는 ‘혁명의 불꽃’ | 꿈 많은 지체장애 소녀 | ‘진정한 삶’을 찾아서 | 운명의 남자 레오 요기헤스 | 실망만 안은 플레하노프 방문 | 경제학 박사로서의 의욕적인 사회 첫 출발 | ‘독수리’의 비상 | ‘사회개혁이냐 혁명이냐’ | 로자와 레오의 갈등 | 첫 번째 투옥과 바르샤바행 | 투옥, 그리고 병보석 석방 후 탈출 | 레닌을 만나다 | 사랑에 빠진 로자 | 극적인 탈출 후 돌아온 레오 | 로자의 마지막 시련 | 고독을 이겨낸 『자본 축적론』 저술 | 재수감 생활 | ‘독수리’의 처참한 추락

김산/이역 중원中原에서 ‘아리랑’의 한恨을 묻은 고결한 순교자
『아리랑』으로 부활한 잊힌 혁명가 | 암울한 시대의 잿빛 추억 | 일본에서 아나키즘을 접하다 | 큰 꿈을 안고 대륙으로 | 상하이에서 만난 세 인물 | 의열단을 만나다 | 베이징에서 만난 ‘붉은 승려’ | 중국 ‘대혁명’ 속으로 | 광저우 코뮌(Commune)과 ‘3일 천하’ | 패배 속에서 경험한 따뜻한 동포애 | 동지들과의 극적인 재회 | 베이징에서의 사랑과 저술활동 | 참담한 귀향 | 당적을 박탈당하다 |또다시 체포되다 | 베이징에서의 결혼과 재기의 몸부림 | 옌안에서 ‘순교’하다

박헌영/남북 모두에서 버림받은 분단시대의 기아棄兒
이데올로기의 열풍 속에서 | ‘빗돌거리’의 반항아 | ‘상하이 고려공산당 청년동맹’ 책임비서가 되다 | 상하이 ‘삼총사’의 국내 잠입과 투옥 | ‘1·2차 조선공산당 검거사건’과 박헌영의 ‘광기’ | 박헌영의 재투옥과 김단야의 최후 | 출옥 후 ‘경성 콤그룹’ 지도자로 영입되다 | 박헌영의 동거녀 정 여인과 아들 원경스님의 기구한 사연 | 유명무실해진 ‘건준’ 결성과 ‘조선 인민공화국’ 선포 | 조선공산당 재건과 박헌영의 ‘8월 테제’ | 김일성의 등장과 북조선 노동당 | ‘찬탁’·‘반탁’을 둘러싼 좌우 대립 | ‘9월 총파업’과 ‘10월 민중항쟁’ | 남로당의 창립 | ‘자의반 타의반’ 월북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부수상 취임 | 북에서 누린 마지막 행복(?) | 피로 물든 남녘 산하-제주 4·3항쟁 및 여수·순천반란사건 | 잰걸음 김일성, 초조해진 박헌영 | 남로당 붕괴되다 | 한국전쟁의 비극과 분단의 고착화 | 박헌영과 그 측근들의 비참한 최후

이현상/죽음, 그 자체도 신화가 되어버린 전설적인 빨치산 ‘영웅’
지리산은 말이 없다 | ‘바깥 가마실골’ 후덕한 면장 집 막내아들 | 운명의 ‘6·10만세’ 사건 | 4년 중형을 선고받다 | 이재유의 ‘재건동맹’에 참여, 재투옥 | 출옥 후 한때 덕유산 은둔 | 해방공간에 서의 사회 활동 재개 | 남로당 간부부장이 되다 | 모스크바 유학 좌절과 그 전말 | 운명의 산, 지리산으로 | ‘반란사건’ 지휘자들의 전사와 전열의 재정비 | 애처로운 ‘문화공작대’의 활동 | 살아남아 시인이 된 김영의 슬픈 삶 | 북상 중 고향에서 만난 어머니 | 산중 애인 하수복과 이현상의 인간애 | 조선인민유격대 독립

레닌은 트로츠키를 좀 더 관찰하기 위해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트로츠키는 크룹스카야의 도움으로 동지들이 기거하고 있는 하숙집에 여장을 풀었다. 그는 그곳에서 마르토프와 친해졌다. 마르토프도 트로츠키처럼 유대인으로 논쟁을 좋아하였으며, 훗날 ‘페테르부르크 노동자계급해방투쟁연맹’ 공동 발기인으로 활약하였다. 『이스크라』 편집진들은 트로츠키의 탁월한 글 솜씨와 연설 솜씨를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대중연설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의 거침없는 ‘포효’와 수사학적 언변은 가는 곳마다 인기를 끌었다. 이제 트로츠키의 이름은 망명객들은 물론 사회주의 관변의 화제가 되었다. 레닌은 마침내 트로츠키를 『이스크라』 편집진에 참여시키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트로츠키가 아직 젊고, 그의 문장 스타일이 매우 화려한 점 등이 마음에 걸렸으나 그의 종합적인 능력에 비하면 전혀 장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레닌은 역시 사람을 볼 줄 아는 큰 그릇이었다. 6명의 위원 중 마르토프(L. Martov)를 비롯해서 다른 위원들은 이의가 없었으나 오직 게오르기 발렌티노비치 플레하노프만 반대하였다. 속 좁은 사람으로 이미 알려진 플레하노프 입장에서는 트로츠키가 들어옴으로써 그의 입지가 좁아지리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편집진 인선은 전원일치제였기 때문에, 레닌은 결국 절충안으로 트로츠키를 투표권 없는 편집위원 자격으로 끌어들였다. 플레하노프는 1856년생으로 러시아에 마르크스 사상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으로서 연배로나 이론 면에서 대부격이었다. 트로츠키와 플레하노프는 두 사람 모두 상상력이 풍부하고 기지가 번득이는 논객이었으나 트로츠키가 ‘뜨는 해’라면 플레하노프는 ‘지는 해’와 같았다. -33쪽

1912년 트로츠키는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하여 발칸 전쟁을 취재하였다. 발칸전쟁은 세르비아, 그리스, 불가리아 연합군이 발칸 반도에서 터키의 세력을 잠재우기 위한 전쟁이었다. 종군기자로서의 취재는 훗날 그가 러시아 혁명 당시 적위대를 진두지휘하여 혁혁한 공을 세우는 데 좋은 경험이 되었다. 트로츠키는 1913년 초 비엔나에 잠시 들른 스탈린과 그의 동료 집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 당시만 해도 스탈린은 트로츠키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트로츠키는 스탈린에 대해서 “가무잡잡하고 회색빛이 도는 얼굴에 곰보자국이 있는 깡마른 이 사내는 존재감은 없지만 평범하지 않은, 무뚝뚝하면서도 집중력이 강한, 그러면서도 싸늘하고 적의에 찬 표정을 지었다.”라고 회상하였다. 사실 스탈린은 트로츠키를 마주치기 얼마 전에 그에 대해서 “가짜 완력을 가진 시끄러운 챔피언”이라고 헐뜯은 바 있었다. 이처럼 트로츠키와 스탈린은 만나기 전부터 이미 운명적인 앙숙이었다. -44쪽

1917년 11월 말경 트로츠키는 독일과의 종전협상을 위해 폴란드 도시 브레스트-리토프스크로 향하였다.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17일간의 휴전기간이 정해졌다. 트로츠키의 계산으로는 이 기간 중에 독일에도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황제(빌헬름 2세)가 퇴위한 후 사회주의 정부와 협상을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트로츠키의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1918년 2월 독일은 소련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였다. 당황한 트로츠키는 연합국 측에 평화협상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연합국들은 사회주의 국가가 된 러시아가 독일에게 망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트로츠키는 독일과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혁명과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일단은 평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59쪽

레닌의 장례가 끝나자 스탈린은 트로츠키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여 갔다. 이에 맞선 트로츠키는 1924년 말 『10월 혁명의 교훈』이라는 저작물을 통해 1917년 10월 혁명 때 거사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스탈린의 기회주의적 태도와 거사 결정을 끝까지 반대했던 지노비예프와 카메네프의 판단착오를 맹렬히 비난하는 한편, 혁명이 성공한 후에도 이의 진정한 성공에 회의적이었던 그들의 우유부단함을

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의 꿈과 좌절

볼셰비키 10월 혁명의 주역인 레온 트로츠키는 정적 스탈린에게 쫓겨 그의 ‘연속혁명’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망명지 멕시코에서,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반동적 테러’에 의해 독일에서 무참히 살해되었다. 그런가 하면 이역 중국에서 혁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조선 혁명가 김산은 일제 첩자로 몰려 옌안延安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하였고, 일제의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지하투쟁을 하던 남로당 총책 박헌영은 미군정의 체포망을 피해 월북한 후 정적 김일성에게 국가 반역죄로 몰려 처형당하였으며, 박헌영과 뜻을 같이하며 조선인민유격대 ‘남부군’을 지휘하던 이현상도 지리산 자락에서 의문의 최후를 맞았다. 한편, 공산주의 혁명가로 활동하다가 전향한 후 사회 민주주의적 ‘제3의 길’을 모색한 조봉암은 이승만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던 끝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리고 자본주의 최강국인 미국의 코앞에서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후 볼리비아 정글에서 또 하나의 혁명을 꿈꾼 전설적인 게릴라 ‘영웅’ 체 게바라는 안데스 산맥에서 마지막 피를 뿌려야만 했다.
저자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이들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의 혁명운동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들의 꿈과 좌절, 사랑과 증오, 믿음과 배신, 그리고 고뇌와 결단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레온 트로츠키-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설원의 젊은 ‘사자’
로자 룩셈부르크-‘유토피아’ 세계로 날아가다 추락한 외로운 암‘독수리’
김산-이역 중원中原에서 ‘아리랑’의 한恨을 묻은 고결한 순교자
박헌영-남북 모두에서 버림받은 분단시대의 기아棄兒
이현상-죽음, 그 자체도 신화가 되어버린 전설적인 빨치산 ‘영웅’
조봉암-반공 이데올로기로 겉 포장된 독재정권의 희생자
체 게바라-혁명을 위한 혁명에 영육을 불사른 자학적인 휴머니스트

-책속으로 추가-

트로츠키가 멕시코에 온 이래 스탈린의 트로츠키 가족과 그의 주변 인물에 대한 탄압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트로츠키가 추방된 후 모스크바에서는 1937년 1월 트로츠키 옹호자들에 대한 재판이 열려 무고한 사람들이 처단되었으며, 정치와 거의 무관한 그의 작은아들 세르게이도 5년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후 비밀리에 처형되었다. 트로츠키는 이 ‘사기재판’의 부당성과 스탈린의 죄악상을 낱낱이 폭로하였다. 이에 따라 1937년 초 미국, 영국, 프랑스 및 체코 등의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트로츠키 변호인단이 합동조사위원회를 발족시켜 멕시코에 있는 트로츠키를 방문하였다. 이때 조사위원회의 단장은 미국의 유명한 교육자이자 철학자인 존 듀이였다. 조사위원회(세칭 ‘듀이 조사위원회’)는 13차에 걸쳐 트로츠키와 면담을 실시한 결과 모스크바 재판이 ‘사기재판’임을 입증하였다. -77쪽

1890년 여름, 로자에게는 그녀의 운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일이 벌어졌다. 로자가 거주하는 뤼베크 집 맞은편 집에 훤칠한 키에 과묵하고 잘생긴 청년 한 사람이 세 들어왔다. 그의 본명은 레오 요기헤스
(Leo Jogiches)이지만 레온 그로소프스키라는 가명을 쓰고 있었다. 레오는 1867년 7월 17일 발트 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령 리투아니아의 대도시 빌나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의 막내아들(3남 1녀)로 태어났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 레오는 자기 형제들처럼 평범한 사업가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일찍부터 대학에 다니는 것을 시간 낭비로 생각하고 고등학교마저 중도에 포기한 채 러시아 젊은 인텔리겐치아들이 조직한 ‘인민의지당’에 가입하였다. 인민의지당은 차르의 속박으로부터 러시아 인민을 해방하는 것을 기치로 내건 반정부 지하조직이었다. 바로 이 조직에 의해서 1881년 3월 차르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되지 않았던가. -101쪽

레오는 노련하고 능숙하며 세심한 남자의 경험으로 지금까지 한 남자도 사랑해본 경험이 없는 로자를 손쉽게 요리하였다. 뜨거운 가슴의 로자는 그에게 망설임이 없이 모든 것을 다 주었다. 그녀에게 성의 비밀을 일깨워준 이 남자는 로자의 강한 자존심마저 여지없이 무너트렸다. 로자는 레오 곁에 누워 자신을 열광시키는 것들에 관해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연인이자 투쟁동지가 되었다. 그러나 레오도 로자의 명쾌한 언어 감각과 세련된 문장력, 뜨거운 눈길에 거의 무장해제 당하였지만, 어떤 순간에는 냉정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로자는 레오를 끌어당기는 데 안달이었다. 로자는 첫 남자인 레오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뜻을 같이하는 동지로서뿐만 아니라 평생의 반려자로 생각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나 레오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했다고 해서 그녀와 일생을 함께 할 일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은 일상의 생활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되었다. -103쪽

1898년 5월 로자는 베를린으로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그곳은 사회주의 활동과 국제 노동운동의 요람이라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었다. 그 당시 독일은 러시아와 폴란드의 망명자들에게는 매우 매력이 있는 나라였으며, 신흥 산업국가로서 강력한 노동자계급이 형성되어 있었다. 독일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당국의 사회주의자 단속법의 억압을 받으면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세계 최초로 의료보험, 폐질환 보험, 연금보험을 쟁취해냈다. 1890년 마침내 사회주의자 단속법이 폐지되고 1891년 독일 사회주의 민주당 강령이 채택되었는바, 유럽 각국의 사회주의 정당들은 이 강령을 원용하였다. -111쪽

로자는 핀란드에서 망명생활을 한지 얼마 후 「대중파업과 당, 노동조합」이라는 글을 썼는데 그녀는 이 글에서 ‘러시아 혁명(1905년 제1차 민중혁명)’의 교훈을 독일에서 적용하려고 하였다. 이런 생활 속에서도 로자의 머릿속에서는 바르샤바의 레오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두 사람은 모처럼 하나가 되어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돌진하지 않았던가. 혁명이 비록 실패로 끝나고 죽을 고초를 겪었지만 바르샤바에서 모험적인 순간들이 그래도 행복하지 않았던가.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니 로자는 자기 자신만 빠져나와 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고통스러웠다. 혁명에 도취된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절망의 순간에서도 , 또한 죽음과 패배의 순간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자기 옆에 있음을 자각함으로써 두 사람은 행복하지 않았던가.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젊은 여자가 아니었다. -133쪽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온 로자도 이제 40줄에 접어들었다. 투쟁과 과로로 유발된 잦은 병치레로 그녀는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모르는 사이에 머리카락도 하나둘씩 백발이 되어갔다. 로자는 레오와 연인으로서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지만 혁명의 동지 관계는 지속되었다. 그들은 서로가 직접 만나는 대신에 여전히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1910년에는 90통의 편지를, 그리고 이듬해에는 60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편지는 옛날과 달리 애정 어린 표현 없이 대부분 사무적인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토록 많은 편지를 교환하였다는 것은 두 사람 사이는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어떤 숙명적인 연緣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비록 몸은 멀어졌지만 두 사람은 어느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동지사이가 아닌가? -141쪽

1919년 1월 14일 레오가 다시 체포되고 이어 다음날 밤에는 로자와 리프크네히트가 민병대에 의해서 체포되고 말았다. 이들 민병대원들은 두 사람을 현상금을 받을 수 있는 근위 기병대사령부로 끌고 갔다. 곧이어 팝스대위의 로자에 대한 심문이 이루어졌고, 노스케와의 전화 통화가 끝난 다음, 처치 명령이 떨어졌다. 이에 앞서 리프크네히트는 하수인 룽게에 의해서 소총 개머리판으로 수차례 난타당한 끝에 중사 하르퉁에 의해 확인 사살되었으며, 로자는 밤 11시 45분경 사령부 계단으로 끌려 내려오는 순간 같은 방법으로 룽게에 의해서 뒤통수를 무수히 얻어맞았다. 그리고 책임 장교 포겔 중위가 쓰러진 로자를 향해서 권총으로 확인 사살하였다. 1월 15일 자정 무렵이었다.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꾼 ‘반역의 여인 붉은 로자

작가정보

저자(글) 안승일

저자 안승일(安承壹)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후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 엘리트 파워 김옥균과 젊은 그들의 모험』(2012), 『열정의 천재들 광기의 천재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도서, 2014) 등이 있으며, 주요 연구 논문으로는 『소외의식의 극복-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중심으로』, 번역문은 고트프리트 A. 뷔르거의 『레노레(Lenore)』 등이 있다. 저자의 글쓰기 영역인 인물 탐구 대상은 현실의 안일한 삶을 거부하고 창조와 변혁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다 간 사람들이다.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자포자기와 무기력에 빠지고 마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 그 나라는 고여 있는 물처럼 썩고 말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나 집권층의 ‘위로부터의 개혁’이 인색할 때 ‘아래로부터의 혁명’과 변혁을 꿈꾸는 ‘혁명적 로맨티스트’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며, 그런 정치적 낭만주의자 또는 정치적 이상주의자들이 있기에 세상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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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혁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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